[사설] ‘김건희 문자’ 논란, 이제 유야무야 넘길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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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이른바 '김건희 문자' 5건 전체를 티브이(TV)조선이 8일 공개했다.
문자 내용을 보면,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만번 사과를 하고 싶다"면서도 "비대위 차원에서 결정 내려주시면 따르겠다"고 비대위 결정을 전제로 요구했다.
김 여사는 주변에 "내가 문제의 당사자고, 한 후보와 가까웠던 만큼 당연히 의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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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냈다는 이른바 ‘김건희 문자’ 5건 전체를 티브이(TV)조선이 8일 공개했다. 내용도 충격적이지만 공개 시점과 경위도 의문투성이다. 이제 더는 “대통령실을 (당내) 선거에 끌어들이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이라”고 한 대통령실의 짐짓 모른 체하는 적반하장식 뭉개기로 넘어갈 수 없게 됐다.
문자 내용을 보면,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제가 사과를 해서 해결이 된다면 천번만번 사과를 하고 싶다”면서도 “비대위 차원에서 결정 내려주시면 따르겠다”고 비대위 결정을 전제로 요구했다. 잘못을 인정한다면, 대통령실과 논의해 직접 사과하고 책임지면 됐을 일이다. 왜 아무런 공적 자격도, 권한도 없는 대통령 배우자가 여당에 결정을 내리라 마라 하나. 사과의 후폭풍 가능성을 강조한 것도 결정 부담과 책임을 당에 떠밀어 결국 사과를 회피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인상을 준다.
김 여사는 주변에 “내가 문제의 당사자고, 한 후보와 가까웠던 만큼 당연히 의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불법 의혹을 받는 당사자가 공당 대표에게 자신의 문제를 집요하게 거론한 것 자체가 사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대통령과 제 특검 문제로 불편하셨던 것 같은데 제가 대신 사과드린다”는 말도 적절치 않다. 이는 보통 아랫사람 잘못을 윗사람이 사과할 때 쓰는 표현이다. 김 여사는 “제가 댓글팀을 활용해 한 위원장을 비방한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런 일은 없었다”고도 했다. 댓글팀 자체가 없었다는 건지, 댓글팀은 있는데 비방 행위를 한 건 아니라는 건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
한 후보는 자신이 답장을 안 한 이유로 김 여사 문자에 답을 주고받았다면 “야당이 국정농단이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드러나는 모습은 국민 누구라도 국정농단을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게 한다. 한 후보도 ‘국정농단’이 우려됐다면 왜 아무런 조처도 취하지 않았는가.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거나, 최소한 ‘이러지 마시라’고는 했어야 하지 않나. 이토록 무책임한 여당 대표가 있었던가.
여당 전당대회 중에 6개월 전 보낸 문자가 논란이 된 걸로 모자라 원문 전체가 공개된 것도 심각한 문제다. 김 여사 본인과 대통령실 측근 세력이 개입됐다면, 당내 경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부당한 당무 개입으로 수사를 받을 사안이다. 대통령실과 여당의 합당한 조처가 없다면, 국회 조사나 특검 수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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