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태 대표식 서브컬처 세상, 시프트업 상장을 통해 '세계로'
'창세기전', '블레이드&소울', '데스티니 차일드', '승리의 여신 니케', 그리고 '스텔라 블레이드'까지.
모두 국내 게임 역사에 굵직한 한 획을 그었던 게임들이다.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들 게임들은 PC 패키지, PC 온라인 게임, 모바일 게임, 그리고 콘솔 게임 등 각 시대를 대표하는 플랫폼을 아우르며 국내 최고의 게임들로 맹활약을 해왔다.
그리고 이 게임들에겐 공통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국내 최고로 평가받는 일러스트레이터 중 하나인 김형태 대표가 직접 참여해 진두지휘한 게임이라는 점이다.
- 시대와 플랫폼을 아우르는 김형태 대표식 서브컬처 세상
김형태라는 이름 석자가 게임업계에 깊이 각인된 것은 소프트맥스의 '창세기전'부터다. 당시 소프트맥스는 국내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PC 패키지 개발사였고, 그중에서도 '창세기전'은 깊고 진한 스토리텔림과 함께 김형태 대표의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국내 게임시장을 휩쓸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게임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명작 시리즈로 평가된다.
시간이 지난 후 2000년대 중반, 김형태 대표의 디자인은 '블레이드&소울'에서 또 한 번 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2D에 머물던 그의 작화가 엔씨소프트의 훌륭한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개발 능력과 만나 훌륭하게 3D로 재현되었고, 출시 후 시장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당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IP(지식 재산) 외에도 '아이온'과 '블레이드&소울'까지 성공시키며 국내 최고의 게임사로 발돋움하는 기반을 얻게 된다.
하지만 김형태 대표의 활약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지난 2013년, 직접 자신이 선장이 되어 일으킨 시프트업에서 김형태 대표는 일러스트레이터는 물론 게임 디렉터로의 능력도 탁월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시프트업의 첫 작품이었던 카드 배틀 형태의 수집형 RPG '데스티니 차일드'는 김형태 대표식 서브컬처 게임이 어떠한 느낌인지 명확히 알려주는 게임이었다.
이전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높은 퀄리티의 미소녀 게임 캐릭터들이 매력적인 동작을 취하며 게이머들을 유혹했고, '데스티니 차일드'는 출시되자마자 국내의 수많은 모바일 MMORPG를 꺾고 양대 마켓 매출 1위를 거머쥐며 시프트업의 힘찬 항해를 예고했다.
이어 북미와 일본에서도 반향을 일으키면서 시프트업만의 개성적인 미소녀가 해외에서도 경쟁력이 있음을 알렸다.
- 2라운드,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데스티니 차일드'로 자신이 꿈꾸는 세상을 명확히 보여준 김형태 대표는 2차 쇼크를 준비했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서브컬처의 세계를 보여줄 '승리의 여신: 니케'와, 최신 콘솔 게임기를 통한 미래 지향적 게임 '스텔라 블레이드'의 투트랙 전략이었다.
먼저 '승리의 여신: 니케'는 기존의 서브컬처 게임들의 구현력을 능가하는 Live2D ver 3.3의 기술과 입체감을 더한 2.5D 폴딩 기술로 큰 화제를 모았다.
기존의 2D 게임에서 볼 수 없는 생동감 있는 전투 액션이 펼쳐졌고, 김형태 대표식 고퀄리티 일러스트에 이 캐릭터들이 접목되자 시장이 초토화됐다.
'승리의 여신: 니케'는 지난 2022년 11월 글로벌 론칭 당시 한국, 일본, 대만, 홍콩 매출 1위, 북미 3위를 기록한 이후로 현재까지 주요 업데이트마다 최고 매출 순위를 경신하는 중이다. 특히 일본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다섯 차례’ 탈환하는 등, 서브컬처의 본고장에서 자체 IP 저력을 통한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러한 글로벌 흥행을 통해 '승리의 여신: 니케'는 2023년 시프트업 매출 1686억원 중 1635억원을 책임질 정도로 빅히트를 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어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프트업이 국내 최초 소니의 세컨드 파티로 합류해 개발한 트리플 A급 콘솔 게임으로, 출시 이전부터 글로벌 예약처 차트 최상단에 놓이며 뜨거운 흥행세를 불러일으켰다.
출시 전부터 플레이 스테이션(PS) 이용자들이 선정한 ‘2024년 최고 기대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으며, 지난 3월 데모 버전을 출시해 뛰어난 그래픽과 모션, 액션성 등에서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출시 직전인 지난 25일에는 콘솔 게임의 주요 평가 지표인 메타 크리틱 평점 82점, 오픈 크리틱 평점 84점을 기록하는 등 해외 평단의 준수한 평가를 받으며 힘찬 항해를 예고한 '스텔라 블레이드'는 국내 게임사들의 불모지인 콘솔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100만 장을 기록하며 PS5 독점 타이틀로의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 7월 11일 IPO, 김형태 대표식 서브컬처는 세계로
이렇게 2차 쇼크를 성공적으로 마친 시프트업은 이들 게임의 성공에 힘입어 IPO 공모가가 6만 원으로 정해져 상장 첫날 시총 3조 4815억 원으로 출발하게 됐다. 이는 게임업계만 따지면 크래프톤·넷마블·엔씨소프트에 이은 4번째 규모의 시가총액 규모다.
다만 공모가가 지나치게 고평가된 게 아니냐는 불협화음이 없진 않았다. 현재 시총 3위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 1조 7798억 원, 영업이익 1373억 원을 기록한 반면, 시프트업은 지난해 매출이 1686억, 영업이익이 1111억 원으로 3위인 엔씨소프트와 비교해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를 뚫고 시프트업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18조 5550억 720만 원의 증거금이 몰렸다. 이는 올해 상반기 IPO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25조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시프트업의 상장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평가자들이 지금의 매출 보다 시프트업의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김형태 대표식 서브컬처가 여전히 글로벌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여전히 강력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력한 글로벌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매회 대형 업데이트마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주행에 성공한 '승리의 여신: 니케'가 향후 중국 서비스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호재다.
여기에 오는 2027년 글로벌 론칭 예정인 신규 프로젝트 '프로젝트 위치스'(Project Witches)도 주목할만 하다. 위치스는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으로, 크로스 플랫폼 탑재 방식을 채택했다고 알려져 있다.
'데스티니 차일드'와 '승리의 여신: 니케'에 이어 IPO를 통한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예측할 수 있다.
또 '스텔라 블레이드'의 소니 독점이 끝나면 PC 스팀 등 타 플랫폼으로 판매량이 급증될 여지가 있고, '스텔라 블레이드' 이후 또 한 번 시프트업이 세상을 주도하는 콘솔 액션 게임을 낼 수 있다는 점도 시프트업 고평가의 근거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대해 김형태 시프트업 대표는 "상장 이후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 등 기존 IP를 강화하고, 프로젝트 위치스 등 신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며 지속 성장하겠다"라고 말했으며, 증권가에서는 회사의 가치를 올해 3조천억 원에서 내년 4조5천억 원으로 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게임동아 조학동 기자 igelau@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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