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천구에 ‘말라리아 경보’… 군집환자 2명 발생

말라리아 매개 모기, 도심에선
주거지 인근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조경수에 은신

광주 북구 양산근린공원에서 북구보건소 감염병관리팀 직원들이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들의 감염병 예방을 위해 긴급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광주 북구 제공

서울시는 9일 오후 5시부로 양천구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양천구에서 발생한 말라리아 환자 2명이 군집사례로 밝혀지자 올해 처음으로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은 지난달 18일 전국에 말라리아 주의보를 발령했다. 말라리아 경보는 전국 말라리아 주의보 발령 이후 첫 군집 사례가 발생할 때 내려진다. 군집사례는 말라리아 위험 지역 내에서 2명 이상 환자의 증상 발생 간격이 14일 이내이고, 거주지 거리가 1㎞ 이내인 경우다. 매개 모기 하루 평균 개체 수(한 대의 트랩에 채집된 모기)가 시·군·구에서 2주 연속 5마리 이상일 때도 말라리아 경보가 발령된다.

서울시는 양천구 군집사례 환자들의 추정 감염 지역과 모기 서식 환경, 위험 요인 등 역학 조사를 진행한다. 시민들은 말라리아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보건소에서 혈액을 이용한 신속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다.

말라리아 초기 증상은 두통, 식욕 부진, 오한, 고열 등이 있다. 잠복기는 감염 후 짧으면 7~30일, 길면 330일이다. 48시간을 주기로 증상이 나타났다가 호전되기를 반복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선 주로 북한과 접경 지역에서 말라리아 발병자가 많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234명으로, 서울 환자는 전체의 18%(43명)이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방법은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다. 모기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밤에는 야외 활동을 줄이고 외출 시 긴 소매, 긴 바지를 입는 게 좋다. 국내 위험 지역에 거주하거나 해외 여행을 다녀온 사람에게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신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

서울시는 장마철 이후 증가하는 말라리아 매개 모기를 효율적으로 방제하려 오는 24일 말라리아 위험지역 방역 담당자를 대상으로 방역 현장 실습 교육을 실시한다. 축사가 많은 농촌과 달리 도심의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주거지 인근 공원 또는 아파트 단지 조경수에 주로 은신하는 특성이 있다. 매개 모기가 은신할 가능성이 높은 장소를 찾고 잔류효과가 높고 식물에 분사 가능한 살충제를 적용하는 방법을 실습 위주로 교육할 예정이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시민들은 말라리아 예방수칙을 준수해달라”면서 “말라리아 위험지역 거주자 또는 방문자는 말라리아 의심 증상 발생 시 보건소 등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신속하게 검사를 받으시길 바란다”고 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말라리아 위험지역은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강원도 53개 시·군·구다. 서울에서는 강동구·강북구·강서구·광진구·구로구·노원구·도봉구·마포구·성북구·양천구·은평구·종로구·중랑구 등 13개 자치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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