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기저귀 터지도록 폭행해 사망케한 친모·공범…2심서 전부 감형

친모 및 남성 지인, 1심 ‘징역 20년’→2심 ‘징역 15년’ 감형
2심 재판부 “친모, 최소한의 모성애 있던 듯 보여”

(시사저널=박선우 디지털팀 기자)

ⓒ픽사베이

1세 남아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20대 친모와 그의 공범들이 항소심서 전부 감형받았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고등법원 제3형사부(김병식 부장판사)는 이날 친모인 20대 여성 A(28)씨와 그의 남성 지인 B(29)씨의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 선고공판에서 징역 15년형을 각각 선고했다. 두 사람 모두에게 징역 20년형을 선고한 1심보다 감형한 것이다.

또한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 C(26)씨에게 징역 15년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A씨 등 3명은 작년 9월 당시 1세에 불과하던 피해 아동 D군을 상습적으로 폭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작년 10월4일 당시 의료진이 숨을 쉬지 않는 상태로 병원에 온 D군의 신체에서 학대 정황을 발견 및 신고하면서 세상에 드러난 사건이다.

조사 결과, 학대의 시작은 미혼모인 A씨가 작년 8월쯤 동거남의 폭력을 피해 B씨의 집에 들어가 함께 생활하면서 부터였다. C씨가 A씨의 아들 훈육 장면을 보고 "그렇게 하면 안된다. 기를 꺾어놔야 네가 편하다"고 조언한 것이다. 이후 일당은 세척 솔, 멀티탭 전선, 태블릿 PC 등을 이용한 고강도 폭행을 D군에게 가했다. 

특히 작년 10월4일엔 D군이 새벽에 깨 보챈다는 이유로 A씨가 D군의 얼굴을 폭행했고, 이를 본 B씨가 가세해 구둣주걱을 휘둘렀다. 구둣주걱은 부러졌고, 기저귀가 터져나갔다. D군이 호흡 곤란, 동공 확장 등 이상 증세를 보였음에도 일당은 피해 아동을 1시간 이상 방치했다. 뒤늦게 병원으로 옮겨진 D군의 사인은 '외상에 의한 저혈량성 쇼크사'였다.

1심 판결문에서 피해 아동이 당한 폭행 및 학대를 기록한 공소사실만 13쪽에 달했다. 이에 1심 재판부는 A·B씨에게 징역 20년을, C씨에게 징역 15년을 각각 선고했다.

2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다. 이들의 범행 경위에 감형 요소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날 2심 재판부는 친모 A씨에 대해 "출산 이후 피해자를 주기적으로 병원에 데려가 필수 예방 접종을 하거나 진료를 받는 등 정상적인 훈육을 넘어선 학대 행위를 저지르지 않다가 B씨와 C씨 집에서 동거하며 범행을 시작했다"면서 "육아법을 검색하거나 휴대전화 배경 및 SNS 프로필 사진이 피해자로 설정돼 있는 등 친모로서 (아들을) 보호하고 양육할 최소한의 의지나 모성애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B·C씨에 대해서도 "범행을 부인하며 거짓 진술을 했으나 A씨가 자신들의 주거지에서 함께 생활할 수 있도록 했고 양육을 일정 부분 담당했으며 진심으로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1심 형량이 무거워 부당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