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서 사진 찍고 배달음식, 현지인처럼 여행하는 외국인 증가

손고은 기자 2024. 7. 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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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여행 소비 증가…여유로운 일정으로 변신
“가족과 함께 떠나요”…단독 투어로 가족여행 선호
한국인처럼 먹고·마시고·꾸미고…일상적 경험에 소비

코로나19는 지나갔고 소비자들은 달라졌다. 소비의 가치를 경험에 두며 여행을 고르는 안목이 높아졌다는 게 여행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소비자들이 찾는, 달라진 여행의 모습을 살펴봤다.

소비자들의 무게 중심이 프리미엄 여행으로 이동하면서 소비자들의 여행 경험도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사진은 몰디브 /여행신문CB

■패키지여행의 현주소
패키지여행의 표준, 프리미엄 여행

패키지여행의 가장 큰 변화는 향상된 여행의 질이다. 수년 전 여행사들에게는 과감한 실험이자 도전과도 같았던 노팁, 노옵션, 노쇼핑을 원칙으로 한 프리미엄 상품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이제 주류로 자리를 잡은 듯하다. 하나투어의 경우 프리미엄으로 분류되는 하나팩 2.0 상품이 올해 상반기 전체 패키지 예약 중 46.9%를 차지했고, 같은 기간 한진관광의 프리미엄 라인인 품격 플러스 등급은 전체 매출의 50%에 가까워질 만큼 존재감이 뚜렷해졌다. 모두투어 역시 프리미엄 상품 라인으로 '모두 시그니처'를 선보이고 있는데, 2019년만해도 모두 시그니처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4%로 16%p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무게 중심이 프리미엄 여행으로 이동하면서 소비자들의 여행 경험도 상향 평준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또한 이는 프리미엄 여행의 평균 수준을 끌어올리는 동력이 되고 있다. 여행사들도 자신감을 얻었다. 이제 프리미엄 상품에서 노팁, 노옵션, 노쇼핑은 표면적으로 저가 상품과 가장 구분되는 기본 요소고, 이외에도 식사나 호텔, 이동시간, 차량, 일정 등 여러 세밀한 부분에서 상품을 수정해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의 한 끼를 포함한다거나 동급의 호텔이더라도 시내 중심의 호텔을 이용하고, 관광지에서의 체류 또는 자유·휴식 시간을 넉넉하게 제공하는 것과 같은 변화를 예로 들 수 있다. 유명 호숫가 앞에서 사진만 찍고 금방 다시 버스에 탑승하는 일정이 아닌 호숫가 주변을 걷거나 피크닉 시간을 갖는 등 전체적인 일정을 경험에 초점을 두고 풀어내는 작업도 더디지만 현재진행형이다. 그동안 패키지 상품은 소비자의 니즈에 따라 함께 변화해온 만큼 앞으로는 현재의 프리미엄 여행 수준이 패키지여행의 표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여행의 형태
가족과 함께, 더 오래

소비자들의 여행 패턴에도 변화가 크다. 여행업계에서 가장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키워드는 가족여행의 수요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부터 부모님과 함께 하는 여행, 부모님을 포함해 형제자매 가족이 모두 모여 떠나는 여행까지 여행사를 찾는 가족단위의 여행은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활발하다.

또 가족여행은 소규모 단독 패키지여행의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단독 패키지여행은 성인 4인+아동 2명의 6명 소규모로도 출발이 가능하고 대부분 쇼핑이나 옵션, 팁 등이 상품가에 포함된 경우가 많은데, 가이드의 재량에 따라 현지에서 일정을 유연하게 조율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자유로운 일정을 원하지만 이동의 편안함을 찾는 특징도 두드러진다. 미키트래블 관계자는 "항공이나 호텔은 개별적으로 예약하고 프라이빗 차량과 가이드만 찾는 가족단위의 단독 투어가 인상적으로 증가했다"라며 "직계가족이 아니더라도 각기 다른 두 세 가족이 모여 또 하나의 작은 그룹을 만드는 경향도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 도시에서 오래 머무르는 롱스테이 수요도 여행사들이 눈여겨보는 키워드다. 샬레트래블&라이프는 "전체적으로 소비자들의 여행일정이 한 도시에서 오래 머무르는 쪽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일정은 가성비 숙소를 이용하고, 하루나 이틀 정도는 최고급 숙소를 이용하는 경향도 최근 두드러진 트렌드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롱스테이 역시 호캉스 경험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여행 중 호텔에 머무르며 부대시설을 충분히 누리길 원하는 소비자는 결국 여행지에서의 체류 기간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여행사들의 분석이다.

■외국인들의 한국여행
한국인의 하루처럼… '데일리케이션'

올해 1~5월 방한 외국인수는 약 628만명으로 2019년 동기대비 90% 수준으로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단체여행객 중심의 서비스를 판매해오던 여행사나 쇼핑센터들의 체감온도는 이보다 낮다. 외국인들의 한국여행이 자유여행 형태로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자유여행객들의 발걸음은 관광지나 투어보다 한국인들이 평소 방문하고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콘텐츠로 향하고 있다.

성수동의 인기를 예로 들 수 있다. 성수동은 명동이나 이태원, 홍대입구역과 같은 전통적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았던 동네는 아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성수동에는 맛집과 카페, 팝업 스토어, 전시, 편집숍 등이 늘어나며 MZ세대 사이에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제 한국여행을 온 외국인들도 성수동을 찾는다. 방한 외국인 대상의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트립에 따르면 전년동기대비 거래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성수동이다. 또 '시현하다'와 같은 '사진관' 이용 상품이 성수 지역 상품의 거래건수 중 63%를, 원밀리언스튜디오의 K-팝 댄스 원데이 클래스가 17%를 차지했다. 한국인 MZ세대가 평소 자주 이용하는 사진 촬영 상품과 한류 콘텐츠를 경험하고자 하는 니즈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할 수 있다. 배달음식, 피부과, 미용실, 속눈썹 시술, 퍼스널컬러 진단 등 다양한 일상 콘텐츠에 대한 소비도 늘었다.

방한 외국인들의 여행 패턴에도 변화가 생기면서 주도권은 글로벌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서울패스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소비는 전통적인 관광지보다 식당이나 카페, 로드숍, 뷰티숍 등 평소 한국인들이 찾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티켓이나 투어 등의 자유여행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글로벌 플랫폼에서 거래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결국 앞으로는 외국인들이 원하는 한국인의 일상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상품화'하는 것이 앞으로 인바운드 시장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데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럭셔리 여행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 받고 있다 /여행신문CB

지속가능한 성장은
럭셔리 여행에 있다?

프리미엄 여행이 패키지여행의 주류가 되는 동안 프리미엄을 뛰어넘는 럭셔리 여행 시장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럭셔리(Luxury)'에 대한 기준은 개인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럭셔리 여행을 규정하는 범주도 모호할 수밖에 없다. 다만 여행업계에서는 개인의 취향과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일정에 고급 숙소, 프라이빗 차량·가이드 등을 포함한 형태의 여행을 럭셔리 여행으로 분류하곤 한다. 그래서 홈페이지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일종의 예시로 상담과 함께 일정을 수정해나가는 작업이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어떤 경우에는 샘플 일정 없이 아예 시작부터 상담을 통해 개인 맞춤형 일정을 만들기도 한다.

럭셔리 여행 시장은 원래 경기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시장인데, 코로나19 전보다 훨씬 더 양질의 서비스와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졌다는 분석이 공통적으로 많다. 특히 럭셔리 여행에서는 숙소에 대한 기대치가 훨씬 높아졌다. 여행사들은 코로나19 당시 국내 고급 숙소에서 머무르며 잘 먹고, 잘 쉬고, 잘 노는 법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이후 해외여행에서도 호캉스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하나투어 제우스에 따르면 최근 럭셔리 여행 소비자들은 최상위 카테고리의 호텔을 구체적으로 추천받고 호텔 안에서 스파나 웰니스 프로그램, 특별한 F&B 서비스, 호텔에서 연계하는 투어 등을 원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또한 고급 차량은 물론 운전과 가이드를 겸하는 드라이빙 가이드보다 안전한 이동을 위해 기사와 가이드를 따로 요청하는 경우가 늘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럭셔리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여행사들은 소비자들이 안목이 높아질수록 럭셔리 여행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보다 풍요롭고 새로운 경험에 도달하고 싶은 호기심과 욕구는 인간의 본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손고은 기자 koeun@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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