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 코스피 2300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문가…왜?

양병훈 2024. 7. 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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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 경기와 증시의 움직임을 설명한 증권사 리포트, 언론 기사의 내용이다.

 고용과 소비가 둔화하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이는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최근 시장에서 통용되는 논리다.

 IBK투자증권도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2400~2900으로 약세 전망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이는 최근의 고용과 소비 둔화 때문이 아니라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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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과 소비 둔화 반기는 최근 증시
DB금융투자 "비이성적 반응" 경고
"정상화 과정에서는 당연" 반박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고용시장 둔화 신호에 뉴욕 증시 급등'
'美 소비자물가 냉각에 증시 환호'

최근 미국 경기와 증시의 움직임을 설명한 증권사 리포트, 언론 기사의 내용이다. 기업 이익 전망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용과 소비가 둔화하자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는 것이다. DB금융투자가 이런 시장 반응을 '비이성적'이라고 지적하는 보고서를 내 눈길을 끈다.

DB금융투자는 최근 낸 '주식시장은 "대체로" 효율적이다' 리포트에서 "수요 악화를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주가의 반응을 보면 시장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 리포트를 쓴 강현기 DB금융투자 주식전략파트장은 "공급 마찰이 물가 상승을 야기하는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 때는 물가 둔화가 경제활동 정상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시장이 이런 반응을 보일 수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던) 2022년 3분기부터 2024년 1분기까지가 이런 상황이었다"고 했다.

다만 올 2분기부터는 코스트 푸시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맨드 풀 인플레이션'으로 바뀌었다는 게 강 파트장의 설명이다. 이는 공급 병목이 아닌, 수요 증가가 야기한 인플레이션을 말한다. 고용과 소비가 둔화하면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수 있고, 이는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게 최근 시장에서 통용되는 논리다. 강 파트장은 이런 논리가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디맨드 풀 인플레이션 국면에서의 수요 감소는 경제활동의 위축을 뜻한다"며 "향후 기업 매출이 줄고 이는 주가 하락을 야기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실업률을 기반으로 불황을 예측하는 '샴의 법칙 불황 지표(Sahm rule recession indicator)'는 현재 0.43%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샴의 법칙 불황 지표는 '미국 실업률의 3개월 이동 평균이 직전 12개월 내 3개월 이동평균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아지면 불황이 시작됐다고 보는 것'을 말한다. 불황으로 진단하는 시점이 현재 수치와 0.07%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DB금융투자는 이런 관점을 바탕으로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 범위 2300~2950으로 제시했다. 9일 코스피지수 종가(2867.38) 대비로 보면 상승 여력은 3%가 채 안 되고, 하락할 수 있는 폭은 20% 가까이 된다.

다만 현재 여의도 증권가에서 이런 논리는 소수파다. 다수의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리포트 헤드라인대로 "지금은 고용과 소비 둔화가 주가 상승에 이롭다"고 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고용과 소비 지표는 최근 나빠지는 게 아니라 정상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미국에서만 400만명이 한꺼번에 일자리에서 떠났다가 다시 고용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왔고, 이 때문에 급격히 높아졌던 고용률이 진정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처럼 급격한 고용시장 변동은 처음이기 때문에 샴의 법칙 불황 지표를 과거와 같은 기준으로 최근 상황에 적용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IBK투자증권도 하반기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2400~2900으로 약세 전망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이는 최근의 고용과 소비 둔화 때문이 아니라 내년 경기 침체 가능성 때문이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최근 기업 이익이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고용과 소비 지표의 상대적 후퇴를 침체 신호로 볼 이유는 없다"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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