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연돈볼카츠 불씨, 본사로 번질까(종합)

한전진 2024. 7. 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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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가협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문제점' 분석 발표
"문어발 경영으로 더본만 평균 운영기간 감소 중"
더본코리아 "영업기간, 존속기간으로 오인 말라"
칼자루 쥔 공정위…"조사 결과 1년 이상 걸릴 듯"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이 주장했던 허위 광고 가맹점 모집, 관리 부실 논란이 더욱 커지며 더본코리아 자체의 구조적인 문제로 번지고 있어서다. 무분별하게 가맹 브랜드를 늘리는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비판이다.

더본코리아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오히려 트렌드를 반영한 빠른 브랜드 개설은 더본코리아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더본코리아의 매장 수명이 짧다는 비판에 “영업 기간은 폐점 시기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며 “존속 기간과는 분명 차이가 있다”고 적극 반박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와 자택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백종원 브랜드 점포 수명…업계 평균에도 못 미쳐”

전국가맹점주협의회(전가협)는 9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문제점 분석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전가협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가맹사업 정보공개서 등을 토대로 백 대표의 더본코리아의 산하 브랜드 50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더본코리아 가맹점의 운영 기간이 업계 평균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 골자다.

전가협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평균 운영기간은 2020년 3.3년, 2021년 3.2년, 2022년 3.1년에 그쳤다. 국내 전체 프랜차이즈 평균 운영기간은 2018년 5.4년, 2019년 5.9년, 2020년 6.8년, 2021년 6.2년, 2022년 7.7년으로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정종열 가맹거래사는 “더본코리아만 문어발식 구조로 운영기간이 길어지는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더본코리아 매출이 급증한 동안 점주 매출은 반토막 났다는 주장도 나왔다. 더본코리아의 매출이 2010년 430억원에서 지난해 3880억원으로 9배 이상 증가했는데 가맹점주 연평균 매출액은 같은 기간 8억 7593만원에서 3억 8689억원으로 56%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정 가맹거래사는 “빽다방을 제외하고 더본의 가맹점 매출액이 줄고 있는 추세”라고 우려했다.

연돈볼카츠 사태에 대한 진실 공방도 이어졌다.

정현정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부회장은 “더본코리아에 대한 경기도 분쟁조정결과를 본사가 아니라 점주가 거부했다고 거짓말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점주가 본사에 1억원을 요구했다는 녹취에 대해선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경제팀장은 “3000만원 이상의 매출을 제시한 직원 발언 녹취에 대해 어떻게 반박할 지 궁금하다”고 했다.

“존속기간 따져야…매출 급증, 기타 사업 추가 영향”

더본코리아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전가협 주장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더본코리아의 법무대리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바른’은 더본 가맹점의 평균 수명이 3년이라는 전가협의 분석에 대해 “협의회가 인용한 정보공개서에 기재한 운영 기간은 영업기간”이라며 “이는 현재 영업 중인 가맹점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폐점 시기가 고려되지 않기 때문에 가맹점의 ‘존속기간’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맞받았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참여연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등 주최로 9일 ‘더본코리아 가맹사업 문제점 분석 발표’ 기자회견이 열렸다. (사진=한전진 기자)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 급증에 대해선 가맹사업 외 기타 사업군 매출이 추가된 영향이라고 해명했다. 바른 관계자는 “2010년에는 가맹사업 수입만 매출에 포함됐지만 지난해는 유통·호텔 등 사업 매출이 추가됐다”며 “지난해 매출액 중 18%가 이들 사업에서 거둔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맹점의 연 매출 감소는 전체 가맹점 중 소규모 가맹점 차지 비중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바른 관계자는 “2010년 당사 가맹사업의 주력 브랜드는 ‘한신포차’ 등 80평 이상의 대형 가맹점포로 연매출이 높게 기록됐다”며 “2015년 이후에는 ‘빽다방’ 등 중소형 가맹점포 위주로 브랜드를 개설해 단순히 2010년과 2023년의 연 매출 비교는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연돈볼까츠의 매출·수익을 부풀려 가맹점을 모집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본사는 가맹점주에 예상 매출을 구체적으로 제공했고 이 과정에서 허위나 과장된 매출, 수익률 등을 약속한 적이 전혀 없다“며 ”계약 체결 전 충분한 시간도 제공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깊어지는 갈등의 골…공정위 결과는 언제쯤

더본코리아 본사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전가협은 참여연대와 함께 더본코리아 가맹점주들과 관계자들을 돕기 위해 가칭 ‘더본코리아 피해상담센터(가칭)’도 개설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협의회와 함께 더본코리아에 지속적인 문제 제기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더본코리아가 구조적 문제를 외면하고 점주에 폐점 원인을 떠넘긴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왼쪽)와 연돈볼카츠가맹점주협의회. (사진=이데일리DB)
반면 더본코리아는 다른 가맹점주 보호를 위해 적극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태로 현재 다른 가맹점주의 영업, 신용에도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바른 관계자는 “당사와 가맹점주들의 정당한 권리 보호를 위하여 사실과 다른 허위 과장, 악의적이고 선정적 보도 등에 대해 정정보도청구 등 법적 대응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측의 공방은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협의회는 현재 본사의 허위 매출 광고, 가격 통제 등을 이유로 본사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앞서 더본코리아도 “계속되는 위법 주장에 빠르게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며 공정위에 자진해서 심의를 요청했다. 양측은 서로를 향해 법적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하며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다만 결과는 쉽게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공정위 조사는 보통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3년까지 진행된다. 정 가맹거래사는 “현재 공정위가 사건 접수를 마친 걸로 알고 있다”며 “본사측이 빠른 판결을 위해 자진 신고했다고 했지만 최소 1년은 걸려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했다.

한전진 (noretur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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