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하이라키’ 지혜원 “글로벌 1위 감사, 헤라 만나 성장했죠”
넷플릭스 시리즈 ‘하이라키’는 상위 0.01% 소수가 질서이자 법으로 군림하는 주신고등학교에 비밀을 품고 입성한 전학생이 그들의 견고한 세계에 균열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하이틴 스캔들을 그린다. 공개 2주 차 630만 시청수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톱10 비영어 TV 부문 1위에 등극했다.
지혜원은 극 중에서 질투의 화신이지만 결코 미워할 수 없는 윤헤라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혜원은 평생 갖고 싶었던 리안(김재원 분)을 향한 집착, 리안을 가진 재이(노정의 분)에게 질투와 열등감 등 다채로운 감정선을 생동감 넘치게 캐릭터를 찰떡같이 소화했다.
최근 인터뷰에서 지혜원은 글로벌 1위 소감을 묻자 “너무 감사하고 좋다. 이런 결과를 상상하지 못했다. 해외에서 좋아해 줄 거라는 기대감은 있었다. 감독님과 배우들과 서로 순위를 공유해주고 그랬다. 특히 SNS로 댓글을 보면서 많은 나라 분이 봐줬구나 싶더라. 정말 다양한 언어의 댓글이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오디션을 통해 ‘하이라키’에 합류한 그는 “헤라는 외향적인 캐릭터로 실제 저랑은 반대 성격이다. 그런 차이를 줄여나가려고 했다. 오디션 때 MBTI를 물어보시길래 저는 ‘I’인데 헤라는 파티 피플이라 ‘E’라고 해야할 것 같더라. 촬영 시작하고 ‘I’라는 게 들통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헤라에 대해 “감독님도 이 친구가 미운 행동을 하지만, 시청자에게 미워 보이면 안 된다고 해서 고민이 됐다. 제가 생각한 건 헤라가 열여덟, 어린 친구지 않나. 그런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매력을 살려서 자연스럽게 밉지 않게 보이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억에 남는 신을 묻자 “하이힐을 신고 테이블에서 춤추는 신이 어려웠다. JTBC 예능 ‘아는형님’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텀블러에 위스키를 넣어 마시고 춤을 췄다. 누군가 뺨을 때리는 연기도 처음해 봤는데, 액션 감독님이 와서 디테일을 잡아줬다. 뺨 때리는 신도 서로 합이 맞아야 된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고 설명했다.
지혜원은 노정의 김재원 이원정 이채민 등 또래의 청춘 배우들과 ‘하이라키’를 6개월 동안 촬영했다. 덕분에 편하고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단다.
그는 “이렇게 많은 또래들이랑 촬영은 처음이었다. 제가 맏이었는데 친구들 성향이 비슷했다. 놀 때 잘 놀고 연기할 때 연기하고 쉴 때 쉬고 모여 있을 때 재미있고 편했다. 성향이 같아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며 “처음에 저희들끼리 친해져야 할 때 노정의가 먼저 고기 먹으러 가자고 용기를 내줬다. 다들 바쁜 스케줄에도 시간을 맞춰 모여 고기 먹고 볼링 치러 가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원정은 전작 ‘어쩌다 마주친 그대’에서 함께해서 편했다. 케미도 잘 맞았다. 예전에는 맛집 공유를 안 해줬는데 이제는 맛집도 공유해주더라. 그래서 이 친구랑 내가 진짜 친해졌구나 싶었다”며 “김재원도 잘 리드해줘서 즐겁게 편하게 촬영했다”고 미소 지었다.
아울러 노정의에 대해서는 “극 중에서 기싸움 하는 신이 많았는데, 평소에는 강아지처럼 ‘언니’하고 다가오는데, 촬영만 하면 무섭게 돌변하더라. 그 차이가 더 멋있게 느껴졌다. 극 중에서 재이랑 10년 친구인데, 연기할 때 정의 눈만 보면 소름이 돋았다. 정말 묘한 매력이 있더라. 그래서 ‘친구 안해’라는 대사를 할 때도 묘하게 울컥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지난 시간에 대해 “운이 좋았다. 잘 온 것 같다”며 “20대에만 연기할 것도 아니고 빠르게 성공한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 조급해하지 말자는 마음이 든다. 때가 있다고 생각하고, 지금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그렇게 차근차근 올라온 느낌이 든다. 지금처럼만 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다이내믹하고 개성 강한 캐릭터를 주로 했는데, 평범한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밝고 풋풋하고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저 잘할 수 있다”며 연기 열정을 뽐냈다.
‘하이라키’를 만나 배움을 얻었다는 지혜원은 스스로에게 80점을 주고 싶다고도 했다.
그는 “제 연기는 만족스럽기하고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헤라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해서 고생한 저에게 80점을 주고 싶다. 저는 항상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캐릭터 분석도 많이 한다. 그런데 헤라는 너무 틀에 갇혀 있으면 안 되니까 자유롭게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초반에는 적응기가 필요했는데, 중반부 됐을 때 내가 헤라로 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렇게 손도, 톤도 마음대로 써봤는데 그게 제게도 붙기 시작하면서 재미를 느꼈다. 모든 게 좋은 환경이었다. ‘하이라키’로 많이 배웠고, 한단계 성장했다. 기억에 많이 남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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