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2600원 돼야" VS 경영계 "동결"

송지혜 기자 2024. 7. 9.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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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실에서 제9차 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만2600원 대 9860원 동결.

내년 최저임금 액수로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 주장하는 금액입니다.

오늘(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9차 전원회의에서 근로자ㆍ사용자위원들은 이 같은 최초 요구안을 각각 제시했습니다.

노동계 요구액은 올해 최저임금(9860원) 대비 27.8% 많은 액수고, 경영계는 올해까지 4년 연속 동결 요구입니다.

노동계는 계속된 고물가와 근로자의 실질임금이 하락해 저임금 노동자들의 생계가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 인상이 물가 인상률을 따라가지 못해 노동자 실질임금 저하 상황까지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득분배지표는 다시 악화하고 있어 본격적인 불평등과 양극화가 매우 우려되는 시점입니다.” (류기섭 한국노총 사무총장)

“2022년 생활물가 상승률이 6%에 달했지만, 최저임금은 5% 인상에 그쳤습니다. 2023년엔 생활물가가 3.9% 올랐지만, 최저임금은 2.5% 인상됐습니다.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른 시대입니다.” (이미선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 부위원장은 “현재의 최저임금은 비혼 단신 가구의 실태 생계비인 246만원에도 못 미친다”며 “혼자 살기에도 부족한 임금을 주면서 어떻게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라는 것이냐”고도 물었습니다.

반면 경영계는 최저임금이 그간 너무 많이 올랐다고 맞섰습니다.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지불능력이 약화된 점을 고려해 안정돼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일반적으로 최저임금이 부작용 없이 운영되기 위한 적정 수준의 상한은 중위임금의 60%라고 하는데 우리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65.8%로 이미 적정수준을 넘어섰습니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전무)

“중소기업ㆍ소상공인들의 지불 능력이 매우 취약해진 상황입니다. 매출은 감소하고 있으나 비용 지출은 늘어나고 있는데, 절대 수준이 높아진 최저임금이 가장 큰 부담입니다.” (이명로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본부장)

류 전무는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물가 상승률의 2배를 넘었다”며 “최저임금 수준을 과도하게 높여 어려운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게 좌절과 고통을 줘선 안 된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양측은 최초 요구안 제시 이후 논의를 거쳐 여러 차례 수정안을 제시하면서 간격 좁히기를 시도합니다. 합의에 이르기가 쉽지 않아 대체로 표결로 결정됩니다. 이때 공익위원들이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내년 최저임금은 다음 달 5일까지 고시해야 합니다. 이를 감안할 때 늦어도 다음 주 중에 최저임금은 결정될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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