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맨'부터 '무너'까지…통신사인 LGU+가 왜 캐릭터에 진심일까?

배한님 기자 2024. 7. 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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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커다란 머리로 교실에 들어오려다 문에 머리가 낀 전학생 홀맨이 등장했다.

LG유플러스는 통신사 마스코트 '무너'가 아니라 그냥 캐릭터 '무너'에 진심이다.

-기존에 홀맨이 있는데, 왜 새로 무너를 만들게 됐나▶김다림 LG유플러스 IMC담당(이하 김다림) =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2021년 만우절 이벤트로 홀맨을 부활시켰더니 반응이 좋았다.

LG유플러스와 무너를 연결하려는 노력은 무엇인가▶이상수 = 캐릭터 무너와 LG유플러스 사이의 줄타기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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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림 LGU+ IMC 담당·이상수 LGU+ IP마케팅 팀장 인터뷰
이상수 LG유플러스 IP마케팅 팀장(왼쪽), 김다림 LG유플러스 IMC담당. /사진=LG유플러스


2001년 커다란 머리로 교실에 들어오려다 문에 머리가 낀 전학생 홀맨이 등장했다. LG텔레콤(현 LG유플러스)의 10대 요금제 마스코트였던 홀맨은 귀여운 외형과 어설픈 모습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20년 뒤 LG유플러스는 MZ세대를 응원하는 신입사원 '무너'를 공개했다. 질풍노도의 K-직장인 무너는 머리에 얹은 매운 초장처럼 하고 싶은 말 다하고 문어발처럼 다양한 부캐 활동도 한다. 동료 캐릭터 '홀맨', '아지'를 이끄는 '무너 크루'의 수장이다.

LG유플러스는 통신사 마스코트 '무너'가 아니라 그냥 캐릭터 '무너'에 진심이다. 통신사 LG유플러스는 '무너'로 무엇을 하고 싶은 걸까. LG유플러스 내에서 무너의 어머니라 불리는 김다림 IMC(통합 마케팅·커뮤니케이션) 담당과 무너의 매니저로 불리는 이상수 IP(지식재산권)마케팅 팀장을 만났다.
무너, 처음부터 MZ세대 명확히 타깃해 제작
LG유플러스의 캐릭터 '무너 크루'. 왼쪽부터 홀맨, 무너, 아지. /사진=LG유플러스

-기존에 홀맨이 있는데, 왜 새로 무너를 만들게 됐나
▶김다림 LG유플러스 IMC담당(이하 김다림) = 레트로가 유행하면서 2021년 만우절 이벤트로 홀맨을 부활시켰더니 반응이 좋았다. 고객들이 이런 소통에 목말라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됐다.

▶이상수 LG유플러스 IP마케팅 팀장 (이하 이상수) = 눈코입이 없는 홀맨은 감정 표현을 못해서 우리의 타깃인 MZ세대와의 소통에 한계를 느꼈다. 새 캐릭터가 필요했다.

- 왜 '문어'였나. 무너 기획과정이 궁금하다
▶김다림 = 기획단계부터 타깃 페르소나를 'MZ세대'로 명확히 잡았다. 20대 사회초년생으로 독립해 회사 생활을 시작하고, 하고 싶은 것도 많지만 좌절도 하는 캐릭터가 나왔다. 이 페르소나에게 "무너지지 마"라고 응원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문어(무너)'와 연결됐다. 환경에 따라 색을 바꾸는 모습이 자유자재로 자기 표현을 하는 MZ세대 같았다.

▶이상수 = 팬페이지 주소도 '무너41(사원)'이다. 10대 전학생 홀맨은 이제 부장으로 승진했다. 지금은 AI(인공지능) 익시(ixi) 마스코트다.

-홀맨부터 무너까지, LG유플러스는 캐릭터 사업에 꽤나 진심이다.
▶김다림 = 홀맨이 마스코트였던 LG텔레콤 시절 영(young) 브랜드 '카이'를 담당했다. 당시 젊은 통신사로서 딱딱한 이통사의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객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통역해줄 매개체가 필요했다. 이에 힘을 빼고 기존 통신사와 완전히 다른 전략을 짜서 '홀맨'이라는 귀여운 캐릭터가 나올 수 있었다.
무너도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를 알리고 잠재 고객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홀맨이나 무너가 "95요금제 가입해"라고 하는 대신 "무너지지 마"라고 하니까 받아들여 지는 것이다.
캐릭터와 통신사 간의 줄다리기가 '무너'의 숙제
LG유플러스에 입사자를 위한 '무너 웰컴키트'. /사진=LG유플러스

-국내외에서 무너 사업 성과가 나온다고 들었다
▶김다림 = 캐릭터 인지도 분석을 했을 때 지금 가장 핫한 잔망루피가 100이라면 무너는 80 정도로 추산된다. 수익도 꾸준히 나온다. 지난해 일본 오사카에서 전시했고 올해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라이선싱 엑스포'에도 참가했다.

▶이상수 = 지난해 서울일러스트레이션페어에 참가했는데, 제일 안쪽 부스였음에도 관람객의 97%가 무너 부스에 방문했다. B2B(기업간 거래) 계약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2~3배 늘었다. B2C 매출은 지난해 1년치를 올해 상반기에 다 채웠다.

-본업인 통신과 관계없이 독자적으로 캐릭터 사업이 전개되는 것 같다. LG유플러스와 무너를 연결하려는 노력은 무엇인가
▶이상수 = 캐릭터 무너와 LG유플러스 사이의 줄타기는 앞으로도 계속 고민이다. 옛날에는 인위적으로 LG유플러스 캐릭터라고 강조했는데, 이런 방식으로는 몰입에 방해가 된다. 그래서 우선 캐릭터 '무너'의 이미지를 키웠다. 이후 전사에 무너 이미지 소스를 제공했더니 알아서 잘 활용하더라. 자연스럽게 무너와 LG유플러스의 접촉면이 늘었다. 무너를 좋아하는 사람이 LG유플러스도 좋아하게 되는 경우가 2년 전보다 5배 늘었다.

▶김다림 = 사람들이 무너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우선이었다. 그러다보니 사내에서도 인기가 늘었고, 사원들의 웰컴키트에까지 들어가게 됐다.

-올해 무너의 목표는
▶김다림 = 7~9월에는 많은 오프라인 행사에 참가한다. 굿즈도 확대할 예정이다. 가을에는 LG트윈스의 2년 연속 우승을 기원하며 콜라보도 할 계획이다. 성과에 힘입어 연말 디자인·캐릭터 분야에서 상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배한님 기자 bhn2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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