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건축가 김원의 세상 이야기 ④...삽살개 앵두 이야기
[※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2024년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 팀은 독자 제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 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 바이브에서도 영문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원 건축환경연구소 광장 대표, 독립기념관·코엑스·태백산맥기념관 등 설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삼성문화재단 이사, 서울환경영화제 조직위원장 등 역임
'앵두'는 우리 식구들과 함께 13년을 살다가 10여년 전 하늘나라로 갔다. 태어난 지 두 달 만에 우리 집에 온 앵두는 완전히 한 덩어리의 털북숭이였고 기어 다니는 모습이 털실 뭉치 같았다.
내가 어렸을 적에 우리 어머니는 밤마다 털실로 뜨개질하셨는데 그때 동그란 털실 뭉치가 어머니의 손놀림에 따라 굴러다니던 것과 똑같은 모습이었다. 그래서 우리 딸 지영이가 '앵두'라고 이름을 지었다.
그때 인기 있던 방송드라마의 예쁜 여주인공 이름이었다. 대체로 강아지 종류는 태어난 지 두 달 안에 데려와야 평생을 주인으로 알고 그 사람만 따른다는 속설이 있다. 그래서였는지 녀석은 평생 다른 사람은 거들떠보지 않는, 참으로 친자식 같은 애정과 충성심을 확실히 보여줬다. 정말로 두 달 만에 어미 품을 떠나 우리 집에 온 녀석은 어미 생각에 울고불고, 아무것도 안 먹고, 속을 썩이면 어떡하나 하는 등 우리 범인들의 기우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어미의 추억은 완전히 잊었다. 젖병의 우유를 먹으면서도 잘 자고, 잘 뛰어다니고(굴러다니고), 애교와 아양을 더 할 수 없이 떨었다.
앵두는 삽살개다. 경북대 생명과학부의 하지홍 교수가 오랜 노력 끝에 1990년 복원에 성공한 한국 재래종 삽살개 1세대가 여덟 마리이고 그다음 세대가 몇십 마리 있었는데 그중에 여러 마리를 나의 대자(代子)인 이원평 회장이 곤지암 농장에 사다가 길렀다. 앵두는 그 가족에게서 태어나 주인의 대부에게 현상됐다.
그러니 그 아이는 동종의 동물들 가운데서는 가장 좋은 혈통에, 좋은 가문에서, 축복 속에 태어난 복덩어리인 셈이다. 말하자면 몸값으로 쳐도 엄청난 액수가 나가는 고귀한 몸이다. 녀석이 소속된 '경산 삽살개' 종류는 1992년 천연기념물 제368호로 지정됐다.
이 녀석을 우리 집으로 입양해온 날부터 몇 달 동안 우리 집 식구들에게는 행복한 날들이 이어졌다. 역시 귀하신 몸이라 녀석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즐거웠다. 나는 심지어 아침 출근길에 떼어 놓고 차에 오를 수가 없어서 사무실에 데리고 출근하기도 했고, 그런 날은 사무실 여비서나 경리직원들이 돌아가며 녀석을 돌봐야 했다. 또한, 나는 누구에게나 녀석에 대해 자랑을 늘어놓았다. 그러다 보니 '삽살이'에 대해 공부도 좀 해야 했다.
우리나라의 토종견이라면 가장 많이 알려진 게 진돗개이고, 그와 비슷한 풍산개가 있다. 몇 해 전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유전체 자원센터에서 진돗개의 DNA를 채취해 30억 개에 이르는 유전정보를 모두 해독해 본 결과 전 세계 400여종의 개들 가운데 78종만이 혈통을 구분할 수 있는 유전정보(미토콘드리아 DNA)가 해독됐다.
30억개의 유전정보가 해독된 것은 독일의 '복서' (Boxer)견 이래 세계에서 두 번째라는데 이렇게 보면 우리 진돗개가 순수혈통을 가진 한국 토종견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한다. 진돗개는 지구상의 어떤 종과도 확연히 구분되는 순수혈통을 지녔고 특히 일본의 아키타와도 혈통이 완전히 다른 것으로 판명이 됐다.
근래 우리는 우리 토종견의 대표로 쉽게 진돗개를 생각하지만, 진돗개가 그렇게 출세하게된 이유는 일제가 소위 '내선일체'를 부르짖으면서 우리는 원래부터 서로 인종도 같았다는 여러 증거 가운데 하나로 옛날부터 같은 품종의 개를 길렀다는 이야기를 퍼뜨린 데 기인한다. 당시 일본인이 최고로 치는 아키타견(秋田犬)이 진돗개와 닮았다 해서 진돗개를 격상시키고, 그런 작업의 일환으로 그전까지 토종견의 대표 주자였던 삽살개를 모조리 잡아 죽이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전국적으로 삽살개 토벌량이 내려져서 약 30만 마리가 도살됐고 그 가죽을 모아 추위에 떠는 만주 주둔 일본군에게 궁둥이 깔개로 제공했다는 것이다.
지금 독도에는 삽살개 두 마리가 살고 있다. 경북대 유전공학과 하지홍 교수가 1998년에 기증했던 삽살개의 새끼들이다. 하 교수는 전에 '조만간 독도에 삽살개 10여 마리를 데리고 가 지신밟기를 할 계획'이라는 뉴스에도 등장한 바 있다. 거의 멸종돼가던 한국의 토종개인 삽살개가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그의 헌신적인 노력 덕택이다.
하 교수가 펴낸 '우리 삽살개'(2001)에는 삽살개의 멸종 위기에서부터 보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히 밝혀져 있다. 이 책에 보면 삽살개는 원래 '액운을 쫓는 개'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삽은 '퍼낸다', '없앤다'라는 의미이고, 살(煞)은 '삿된 기운'을 뜻한다. 따라서 '삽살'이란 삿된 기운, 즉 액운을 물리치는 개라는 뜻이 된다. 거슬러 올라가면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귀신을 쫓기 위한 용도의 개로 선호되었던 개가 바로 삽살개였다.
삽살개의 특징은 털이 길다는 점이다. 그 모습이 사자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해서 일명 '사자개'라고도 불린다. 중국 구화산(九華山)에 지장보살로 모셔져 있는 신라 출신 김교각 스님이 신라를 떠날 때부터 항상 데리고 다녔던 개가 삽살개였다. 이 개는 죽어서도 구화산의 지장보살도에 같이 등장할 정도로 유명한 개가 됐다. 그뿐만 아니라 조선시대에는 액운을 쫓는 그림인 문배도(門排圖)에 삽살개 그림이 자주 등장했다.
그만큼 삽살개는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던 개였다. 일본의 신사나 사찰 입구에도 목조 또는 석조의 동물상이 벽사(僻邪)의 용도로 설치돼있다. 이 동물을 '고마이누(高麗犬)'라고 하는데, '고려개'라는 의미라고 한다. 한반도에서 당시의 '고려족'이 데리고 왔기 때문이다. 이 개 역시 삽살개의 일종이다.
삽살개가 멸종 위기에 몰렸던 시기는 일제 강점기 때였다. 1938년 이후로 개의 가죽이 군수품과 생활용품에 필요하다고 해서 진돗개를 제외한 나머지 토종개들을 1년에 수십만 마리씩 도살했다. 이때 체격이 좋은 대부분의 삽살개가 도살돼 해방 후에는 산간오지가 아니면 삽살개를 발견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하 교수가 귀신 쫓는 삽살개들을 데리고 독도에 들어가 지신밟기를 하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한 일이다.
그 외에도 토종견은 종류가 많겠지만 특별히 언급해야 할 만한 놈은 '동경개'라는 종자다. 신라 고분에서 출토되는 토우들 가운데는 유독 꼬리가 없는 개 모양의 토우가 많은데 그놈들이 바로 신라시대 우리 조상들이 사랑하고 길렀던 동경개다.
경주를 옛날에 동경(東京)이라고 했기 때문에 경주 지역에서 많이 길렀다 해서 문헌상 '동경개'(東京狗)라고 하는데 꼬리가 퇴화해 짧아져 아예 꼬리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민첩하고 주인에게 아낌없이 충성심을 바치는 우수견이었으며 우리 백성들이 오랫동안 흔히 길러왔다.
야생 노루처럼 점프를 잘하고 멧돼지와 겨룰 정도로 용맹스럽고, 그러면서도 처음 본 사람과도 금방 친근하게 지내는 온화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지금도 경주 양동마을에 가면 몇 집에서 동경개를 기르고 있다.
동경개 역시 삽살개와 마찬가지로 내선일체(內鮮一體)를 부르짖던 일제가 대량 학살을 자행해 한때 거의 멸종됐다. 꼬리가 없어서 재수가 없다는 유언비어를 퍼뜨린 게 국민들로부터도 버림을 받게 된 이유였다. 그 후, 동경개를 경주시가 복원하려고 '동경개연구소'를 차려 사육 마을을 지정하고 마릿수 늘리기에 앞장서는 것처럼 삽살개도 경북대 연구팀이 복원을 많이 했다.
사실 우리나라 토종견의 대표선수가 삽살개라는 사실은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춘향전에 나오는 이도령의 어사출두 전날 밤 월매의 집에 초라한 행색으로 찾아간 이도령이 "이 개야 짖지 말라"며 짖어대는 강아지를 나무라는 장면에 나오는 그 맹렬 강아지가 삽살개다. 삽살개는 긴 털이 온몸을 덮고 눈까지 그 털이 덮고 있어서 그냥 보면 얼핏 귀신같이 보인다. 형태만 보이고 두 눈이 안 보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밤에 허연 외곽선만 보이고 늘어진 털 사이로 형광의 두 눈이 불을 켜고 있을 때는 정말 괴기하게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 옛 어른들이 가장 좋아한 벽사(劈邪)의 역할을 맡긴 것이다.
앵두 또한 너무도 확실하게 벽사의 '역할'을 우리 집에서 수행했다.
털이 길다는 사실 때문에 옛날이야기에 나오는 대로 불난 집에서 삽살개가 온몸에 물을 묻혀다가 몸져누운 주인을 살렸다는 이야기가 실감이 나지만, 또한 그 긴 털 때문에 비를 맞거나 하여간 몸에 물이 묻는 것을 아주 싫어했다. 털이 길어서 잘 마르지를 않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앵두보다 한 삼 년 먼저 우리 집에 온 '진도'라는 진돗개는 그 아비가 되는 '쫑쫑'이란 놈이 소위 '순종'이라고 해서 일찍이 우리 집에 입양이 됐는데 그 순수혈통을 탐낸 어느 동네 암놈 진돗개의 주인이 '결혼'을 시키자고 하도 졸랐다.
그래서 우리 집에 그 집 암컷을 데려다 며칠 같이 놀게 했다. 얼마 후 그 주인이 댁의 몫이라면서 갓 낳은 진돗개 강아지 한 마리를 가져다준 게 시작이었다. 처음에는 진도가 앵두를 물어 죽일까 봐 그게 걱정이 돼 늘 지켜야 했지만, 나중에 두 녀석이 모두 자란 다음에는 혹시라도 요것들이 연애할까봐 늘 지켜야 했다.
하기야 진도는 늘 묶여 있었고 앵두는 산지사방 마당을 뛰어다녔으니 앵두가 강제 추행을 당할 일은 애초에 없었지만 사람 속도 모르는데 앵두 속을 어찌 알겠는가. 당연히 앵두가 스스로 연애를 걸면 어쩌나 하는 기우가 있었다.
진돗개와 삽살개는 아주 특성이 다르다. 우리 집에서 두 녀석을 관찰한 결과만을 두고 보아도 천양지차를 쉽게 본다. 진돗개는 강하고 사납다. 삽살개는 외유내강이랄까, 한마디로 외견상 아주 부드럽다.
하지만 한 번 화가 나면 걷잡을 수가 없다. 비유하자면 진돗개는 태권도처럼 절도가 있고 삽살개는 택견처럼 부드럽고 흐늘흐늘하다. 태권도와 택견은 뿌리가 같다고 하는 데 아마도 힘을 모으는 방법이 서로 다른 것 같다. 그와 꼭 마찬가지로 진돗개가 항상 똑바로 앉아서 우리 안방 쪽을 노려보며 자기가 마치 무슨 헌병 대장이라도 된 듯이 눈을 부라리며 누가 우리 주인님을 해치지나 않을까 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같은 자세다. 반면, 삽살개 앵두는 그렇게 경계하는 빛을 겉으로 내어 보이지를 않는다. 녀석이 가장 싫어하는 사람이 쓰레기 청소부나 세탁소 배달부 등 무슨 보따리를 들고 다니는 사람을 보면 야단을 하는데, 왜 당신이 우리 주인 물건을 들고 다니느냐는 뜻이다.
진돗개는 으르렁거리고 울부짖고 방방 뛰고 난리가 난다.
그러나 삽살개는 때로 꼬리를 흔들기도 하면서 슬슬 냄새를 맡아가며 검색하고 확인한다. 그래서 공격해야 할 때는 가차 없이 공격한다
우리 집사람은 이런 앵두를 보고 좀 오해를 했다.
"쟤는 자기가 개라는 걸 모르는가 봐."
항상 사람을 따르고 아무에게나 꼬리를 치며 반가워하는 것이 못마땅해했다. 물론 보통 사람들에게는 진돗개처럼 단정하고 반듯한 자세가 '개답게' 보일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앵두가 할 일을 안 하는 건 아니었다.
녀석은 항상 대문 위에 올라서서 바깥을 내려다봤다. 그러다가 이상을 발견하면 당장 주인에게 달려와 알려준다. 모르는 척을 하면 난리가 났다.
또 한 가지 진도와 앵두가 다른 점은 한 놈이 항상 목줄과 쇠사슬에 묶여서 지내지만, 앵두는 목줄도 없이 마음대로 마당을 뛰어다닐 수 있었다. 어쩌다 그렇게 됐냐면 앵두는 영리하게도 대문이 열렸을 때도 밖으로 뛰어나가지 않는다.
주인이 그걸 싫어하는 줄을 알고, 아무리 나가고 싶어도 자제를 하는 것이다. 반면 진도는 아마도 밖에 나가면 혼쭐이 나는 것을 알고는 있겠지만 절대로 자제를 못 한다. 그냥 뛰쳐나가 버린다.
물론 아무리 불러도 못 들은 척한다. 그러면 그냥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다. 마냥 돌아다니다가 재미가 없거나 지치거나 배가 고프거나 그러면 스스로 돌아와 대문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 아마도 야단맞을 일이 난감했을 것이다. 그러면 지나가던 사람이 우리 초인종을 눌러 개 들여놓으라고 알려준다.
앵두는 그래서 평생 줄에 매여 살지를 않았다. 목의 가죽 띠도 없었다. 내가 가장 보기 좋아하는 정경은 그 앵두가 마당을 힘껏 질주할 때 갈기가 바람에 날리는 모습이다.
우리는 7, 8년 전에 한 번 앵두를 '시집'보낼 요량으로 '신랑감'을 물색하다가 인사동의 어느 막걸릿집 여주인이 잘생긴 수놈 삽살이를 기른다길래 찾아간 적이 있다. 아주 씩씩하게 잘생기고 덩치가 큰 녀석이라 짝짓기시키기로 합의하고 길일을 잡아 여주인의 그 잘난 녀석을 우리 집에 데리고 왔는데 앵두는 조금도 남자 생각이 없는 듯 쌀쌀맞게 대할 뿐이었다.
그 여주인이 사내 녀석을 어떻게 좀 도와주려고 앵두를 붙들고 있는 사이에 앵두가 그 여인의 손목을 물어뜯고 도망을 치는 바람에 앵두는 결국은 시집을 못 가고 처녀로 살다가 죽었다. 나에게는 그 점이 제일 마음으로 안되었고 미안한 일이다.
사실 노력을 안 한 건 아닌데 그게 마음대로 안 되더라는 말이다.
앵두는 죽기 두 달 전쯤부터 아주 기운이 없고, 걸어가다가 비슬비슬 쓰러질 정도로 쇠약해졌다. 수의사가 병원에 데려가 진찰한 결과 간암이 온몸에 퍼졌다고 했다. 대강 13살쯤 때다.
그리고 걷는 것도 먹는 것도 심지어 앉거나 누워 있는 것도 너무 힘들어했다. 내가 손바닥에 물을 받아 입에 대어주면 겨우 혀로 핥으며 고마운 표정을 지었다. 도저히 보기에 안돼 의사와 상의한 끝에 안락사를 택했다.
다리에 정맥주사를 맞고 우리 사랑하는 앵두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나는 요즘도 식탁에서 거실 쪽을 바라보며 녀석이 거기 유리창 앞에 앉아 거실을 들여다보며 내가 나와 함께 놀아 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한다. 참 귀엽고 사랑스러운 녀석이었다.
다만 한 가지, 왜 녀석은 하느님의 섭리를 그토록 완강하게 거부했는지 그게 가끔 궁금하다. 아마도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둘이 사귀게 해 주지 못한 내 탓이 크지 않을까 봐 그때마다 다시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동안 우리는 앵두 때문에 즐거운 일이 많았다. 집사람은 "쟤는 자기가 개인 줄을 모르는가 봐"라고 흉을 보면서도 열심히 먹을 것을 챙겨 줬다.
나는 또한 누구와도 대화하는 도중에 개를 기르는 이야기만 나왔다 하면 삽살개의 영리함과 용맹함에 대해 열을 올렸다. 이렇게 우리 식구 모두는 항상 마당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지켜 준다는 생각으로 안심하고 편안하게 지냈다.
<정리 : 이세영·성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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