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알리·테무와 다르다"…中 쉬인, 국내 첫 팝업스토어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쉬인에서 판매하는 모든 의류는 전부 자체 브랜드(PB) 상품입니다. 주문형 생산방식을 기반으로 한 '온디멘드(on-demand)' 전략으로 운영되고 있어 알리익스프레스·테무와는 다른 패션 플랫폼입니다."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선언한 중국 패션 플랫폼 쉬인(SHEIN)이 서울 성수동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MZ세대와의 접점 만들기에 나섰다. 알리, 테무와 함께 대표적인 중국 이커머스(C커머스)로 거론되며 이슈의 중심에 놓여있지만, 주력 상품부터 운영 방식까지 알리·테무와는 다른 플랫폼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쉬인은 8일부터 14일까지 성수동에서 오프라인 팝업스토어인 '스타일 인 쉬인'을 운영한다. 기자가 방문한 9일은 팝업스토어가 문을 연 지 이틀째로, 평일 오전인 만큼 매장이 한산했다. 첫째 날인 8일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약 1000명의 고객이 발걸음을 했다.
매장은 2개의 층으로 나뉜다. 1층에는 배우 김유정이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쉬인의 서브 브랜드 '데이지'의 봄·여름(S/S) 컬레션을 만날 수 있다. 김유정 친필 사인과 협업 상품, 상품권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2층에는 쉬인의 무드가 담긴 다양한 의류 제품과 피팅룸, 계산대가 마련돼 있다.
쉬인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매장 모두 자체 브랜드 의류만을 판매한다. ▲트렌디한 룩인 '쉬인 아이콘(SHEIN ICON)' ▲히피 등 다양한 의류를 선보이는 '롬위(ROMWE)' ▲스포츠웨어라인 '글로우모드(GLOWMODE)' 등 다양한 브랜드로 구성됐다. 쉬인은 플랫폼 그 자체이자 메인 브랜드이기도 하다.
팝업스토어에서는 브랜드가 아닌 비슷한 스타일별로 묶어 의류를 진열했다. 최근 유행하는 Y2K, 편안한 활동을 위해 입는 이지웨어 등으로 구성됐다. 가격 택(Tag)에는 고객이 미리 코디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의류를 실제로 착용한 모델 사진이 작게 담겨있다.
쉬인 관계자는 "모든 의류는 초기에 소량만 생산한 후 수요에 맞춰서 생산을 늘리는 온디맨드 시스템으로 제작된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재고량이 압도적으로 적은 이유"라며 "생활용품이 판매되고 있어 알리·테무와 함께 언급되곤 하는데, 우리의 주력 사업은 자체 제작하는 '패션'이며 쉬인의 옷들은 오직 쉬인에서만 만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의 말처럼 쉬인은 실제 패션을 전문으로 하는 플랫폼이다. 그럼에도 C커머스 기업들과 하나의 집단처럼 언급되는 이유는 바로 '저렴한 가격' 때문이다. 실제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만난 의류들은 일반 스파(SPA)브랜드 보다 가격이 낮았다. 티셔츠는 4000~1만원대, 재킷이나 청바지는 3~5만원대에 형성돼 있었다.
다만, 해외 직구 제품을 다루는 팝업스토어인 만큼 현장 결제 시 부가세 10%를 내야 한다. 8000원짜리 티셔츠를 팝업스토어에서 살 경우 8800원이다. 온라인에서는 '소액 수입 물품 면세제도'를 통해 부가세를 받지 않기 때문에 같은 옷이라도 온라인 구매가 더 저렴하다. 매장에서 현금 사용은 불가하다.
쉬인 관계자는 "이번 팝업은 매출을 거두기 위한 목적이 아닌 한국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마련한 곳"이라며 "진열된 옷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쉬인 애플리케이션(앱)에서도 같은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앱에는 부가세 면제뿐 아니라 다양한 쿠폰 등이 제공되기 때문에 옷을 현장에서 입어보고 구매는 앱으로 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쉬인의 한국 시장 안착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알리·테무와 마찬가지로 안전성과 지적재산권(IP) 침해 우려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쉬인에서 판매한 어린이용 장화에서 유해물질이 기준치 대비 600배 가량 초과 검출되기도 했다. 유니클로 등 글로벌 패션기업들과 억대 IP 소송도 진행 중이다. 최근에는 '한복' 검색 시 중국 한푸가 등장하는 '동북공정'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는 현재 싱가포르에 있으며, 한국에서는 조직을 꾸리기 위한 준비 중에 있다"며 "국내에서 사업을 시작한지 얼마 안됐고 워낙 빨리 성장하다보니 부족한 부분이 많은데, 어설프게 변명하기보다는 방법을 찾아 신속히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서브 브랜드 데이지를 통한 마케팅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오프라인 매장 계획은 없지만, 소비자들이 브랜드를 직접 보고 경험할 수 있는 또 다른 팝업스토어를 운영할 가능성은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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