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스쿠니 신사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 낙서 공모한 중국인 체포
야스쿠니 신사 초입 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낙서를 한 남성과 범행을 공모한 중국인 남성이 일본 경찰에 의해 체포됐다.
일본 일간 요미우리신문은 9일 경찰이 야스쿠니 신사 낙서 사건을 공모한 혐의(기물파손 등)로 중국인 남성 A씨를 체포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 사는 A씨는 지난 5월31일 오후 10시쯤 도쿄 야스쿠니 신사 입구 돌기둥에 스프레이로 낙서한 뒤 중국으로 출국한 다른 중국인과 사건을 공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A씨가 사건 당일 야스쿠니 신사 내 조각상에 ‘세계 인민은 단결하자’고 중국어로 적힌 종이를 두 장 붙인 사건에 관여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앞서 지난달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샤오훙수에는 한 남성이 야스쿠니 신사 돌기둥 앞에서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느냐”고 말한 뒤 돌기둥에 소변을 보는 듯한 행동을 취하는 모습이 찍힌 동영상이 올라왔다. 그 뒤 이 남성은 돌기둥에 빨간색 스프레이로 화장실을 뜻하는 영어 단어 ‘toilet’을 썼다.
이에 일본 경시청은 동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행방을 추적했다. 그러나 이 남성과 공범 등 중국인 2명은 범행 직후인 6월1일 이미 중국으로 출국한 상태였다. 경시청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확인된 2명 이외에 추가 공범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고, 일본에 머물고 있던 A씨를 체포했다.
중국으로 돌아간 범인 2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에 “자국민을 상대로 현지 법령 준수와 냉정한 행동을 해달라”라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외교부는 “외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 현지 법률이나 법규를 준수하고, 이성적으로 (자신의) 요구사항을 표현하도록 다시 한번 주의하겠다”면서도 “강조하고 싶은 것은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 군국주의가 대외에 발동한 전쟁의 정신적 도구이자 상징이라는 점”이라며 일본이 침략 역사를 직시하고 반성함으로써 이웃 국가와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야스쿠니 신사는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추모하는 사당이다.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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