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속에 더 재미있고 더 뜨거워진 광명스피돔
(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승부의 현장에서는 늘 환호와 탄식이 교차한다. 승자를 향한 박수가 쏟아지고 패자를 위한 다독거림도 이어진다. 만족한 결과를 얻은 승자의 미소는 따뜻하고, 다음을 기약하는 패자의 눈물은 뜨겁다.
2024년 상반기 광명스피돔은 그렇게 뜨거운 열기에 휩싸였다.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 승부의 현장인 만큼 갖가지 뉴스를 쏟아냈다. 이를 '7대 뉴스'로 정리했다. 이들 뉴스의 중심에는 새롭게 시행된 대진 방식과 승급심사 그리고 현존 '경륜왕' 임채빈이 있었다.
더욱 뜨거워진 광명스피돔
경륜은 지난해까지 금요일 경주에서는 독립 각개대전을 벌이고, 토요일 경주에서 일요일에 열리는 결승경주 진출자를 가리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금요일에 예선경주를 치러 결승 진출자를 가린 뒤 토요일에 독립 각개대전을 벌이고 일요일에 결승전을 펼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당연히 금요일부터 결승 진출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선수들의 득점체계에도 변화를 줬다. 지난해까지는 순위 간 점수차가 ±1점이었으나 올해는 그 차이를 ±2점으로 확대했다. 착순점을 올리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고, 이변도 속출했다. 연이어진 대박 경주에 경륜팬들의 관전 열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역시 임채빈!
지난 2월 열린 올시즌 첫 대상경주(스포츠서울배)에서 임채빈이 우승 세리머니를 펼쳤다. 막강한 경쟁자 정종진·전원규와 강력한 추입력으로 무장한 박용범·황승호, 정해민, 신은섭 등과 함께 경주 출발선에 선 임채빈은 자신의 전매특허인 '3단젖히기'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레이스였다. 임채빈에 이어 준우승은 정해민이, 3위는 간발의 차이로 정해민을 넘지 못한 전원규가 차지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동계 전지훈련을 하며 몸을 만들었던 정종진은 4위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다.
전원규에 막힌 임채빈의 연승행진
지난 3월 31일 특선급 결승경주에서 전원규가 임채빈을 제압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 경주 이전까지 임채빈은 지난해 1월부터 74연승을 내달리며 자신이 세운 89연승의 대기록을 넘어 꿈의 100연승을 향해 순항하고 있었다. 이날 경주 역시 임채빈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둥근 벨로드롬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 전원규가 선행 전법으로 임채빈을 따돌리고 승리의 환호성을 질렀다. 전원규는 이 경주를 통해 자신을 올 상반기 경륜 최강자 3인방 반열에 올려놓았다.
돌풍에서 태풍으로 변한 무서운 신인들
올 상반기에는 경륜훈련원(경북 영주시 소재)에서 혹독한 교육훈련을 마치고 광명스피돔에 나선 28기 신인 선수들이 연일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28기 수석졸업생 손제용은 일찌감치 특선급으로 특별 승급을 하며 같은 수성팀 선배인 임채빈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경륜팬들의 눈도장을 받았으며, 석혜윤도 하반기 등급심사에서 특선급으로 승급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밖에도 김준철·민선기·박건이·원준오·임재연 등이 특선급으로 진출했고, 강민성·김로운·김태율 등 다른 선수들도 우수급으로 진출하는 등 선발급이 한 명도 없는 이른바 '최강 기수'로 떠올랐다. 이들 중 김태율은 우수급으로 승급하기 직전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 선발급 결승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황제의 귀환… 임채빈 울린 정종진
지난 4월 올해 두 번째 대상경륜(스포츠조선배)에는 임채빈과 정종진을 필두로 정해민, 신은섭, 양승원, 황승호, 황인혁 등 이른바 경륜 최강자들이 모두 출격했다. 이번 경주의 가장 큰 관심사는 누가 뭐라 해도 정종진과 임채빈의 자존심 대결이었다. 경주 전 예상은 '임채빈 우세'였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막판까지 이어진 접전 끝에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는 현존 '경륜 일인자' 임채빈이 아닌 '돌아온 경륜황제' 정종진이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그랑프리 4연패와 2021년 그랑프리 등 역대 최초 그랑프리 5회 우승의 금자탑을 쌓은 '경륜황제' 정종진이 이날 경기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출렁거린 등급 변동, 울고 웃은 151명
지난해 12월 22일부터 올해 6월 16일까지의 성적을 토대로 실시한 등급심사 결과 무려 151명의 등급이 바뀌었다. 승급 91명, 강급 60명. 임채빈, 정종진, 전원규, 양승원은 전체 경륜선수 중 단 5명에게만 주어지는 슈퍼특선 자리를 지켰다. 남은 한 자리를 신은섭이 차지하면서 인치환이 자리를 내줬다.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피지컬100'에 출연하며 이름값을 높인 정해민도 슈퍼특선 진입을 노렸으나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절치부심 임채빈, 경륜 왕중왕전 우승
상반기를 마무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배 경륜 왕중왕전'에는 올해 각각 한 차례씩 대상경륜 우승컵을 거머쥔 임채빈과 정종진을 비롯해 임채빈을 누른 경험이 있는 전원규가 출전하며 경주 시작 전부터 팽팽한 긴장감을 연출했다. 여기에 임채빈과 같은 수성팀의 류재열, 정종진과 같은 김포팀의 정재원, 전원규와 같은 동서울팀의 신은섭이 출발선에 함께 서면서 팀별 경쟁도 큰 관심을 모았다. 김해B팀인 박용범 또한 복병으로서 부족함이 없는 존재. 그런 만큼 경륜팬들의 관심은 한껏 달아올랐다.
경주에서는 본격적인 승부를 자극하는 타종이 울리자 정종진이 먼저 선행 전법으로 대열을 치고나갔다. 하지만 정종진의 승부수는 먹히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때를 노리던 임채빈의 추입이 더욱 빛났다. 패배의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올해 상반기 왕중왕은 '역시' 임채빈이었다.
이처럼 어느 해보다 뜨겁게 달아오른 광명스피돔의 변화에 대해 예상지 경륜위너스의 박정우 부장은 "대진방식 변경으로 금요일 첫 날부터 마지막 일요일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경기들이 펼쳐졌다"며 "하반기에는 등급 대이동으로 매 경주 선발·우수급 입상 후보들의 접전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특선급은 기존 강자들의 활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때에 따라 28기 신인 선수들이 얼마나 복병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주요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사진=국민체육진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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