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오의 현장+] 군산CC의 결단이 가져올 '나비효과'..남자 골프 훈풍될까

김인오 기자 2024. 7. 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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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GA 군산CC 오픈 프로암대회 일반인 개방
상금 7억원에 더해 총상금 증액 효과 화제
"14년 남자골프 후원사, 발전 방안 더 찾겠다"
9일 열린 KPGA 군산CC 오픈 프로암대회에서 한승수와 한 조를 이룬 일반인 골퍼들이 9번홀에서 밝게 웃으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MHN스포츠 김인오 기자) 지난 5월 초, 미국 댈러스 인근에 있는 골프장 크레이그 랜치에는 곳곳에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공식 일정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CJ컵 바이런 넬슨 프로암대회. 행사에 참석한 아마추어 골퍼들은 프로 선수와 짝을 이뤄 샷을 했고, 친구나 가족 등이 그들을 뒤따르며 응원하고 환호했다. 

한국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 18홀 즐거운 한 때를 보낸 이들은 경기 후 프로 선수와 간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 꽃을 피웠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겨놓기 위해 기념 사진을 찍기도 했다. 누군가는 프로 선수와 라운드하는 '버킷리스트'를 이뤘고, 어떤 이는 가족에게 자신의 골프 실력을 뽐내는 기회의 장이 됐다. 그렇게 그들은 놀이공원이나 유원지에서나 볼 법한 '즐거운 소풍' 같은 하루를 즐겼다. 

프로암대회. 골프 대회의 공식 일정 중 하나로 홈페이지에도 명시돼 있다. 주최측은 이날을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아니 대부분의 대회가 그렇다. 거액을 투입해 대회를 후원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한 권리다. "프로암대회에서 별 문제가 없으면 성공적인 대회"라고 할 정도로 중요한 행사다.

하지만 일반 골퍼에게는 '미지의 세계'다. 운 좋게 초청 팀에 불리는 경우도 있지만 말 그대로 운이다. 프로 선수와의 동반라운드를 꿈 꾸지만 자신의 능력과 열정으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다. 그래서 '그들만의 잔치'라는 비아냥도 종종 들린다.  

PGA 투어나 LPGA 투어에는 프로암대회의 개념이 국내와는 조금 다르다. 물론 주최측 초청이 없진 않다. 하지만 일반인에게도 일부분 혹은 전부를 개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보기 힘들 것 같았던 프로암대회 개방.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 컨트리클럽의 결단으로 이뤄졌다. 9일 진행된 프로암대회에서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시즌 13번째 대회인  'KPGA 군산CC 오픈'은 11일부터 나흘간 진행된다. 

KPGA 군산CC 오픈은 오는 11일부터 나흘간 전북 군산에 있는 군산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된다. 올해 상금은 7억원이지만 프로암대회 수입과 입장권 판매 등 매출을 더해 최종 상금이 정해진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7억원이다. 14년간 대회를 열고 있는 군산CC는 명성에 걸맞는 이벤트를 고심하다 '상금 채리티'를 생각해냈다. 그러면서 프로암대회를 일반 아마추어 골퍼에게 오픈했다. 유료패키지로 판매를 해 완판했고, 수입 전체를 상금에 더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입장권 수입, 굿즈 판매와 식음료 판매 매출을 상금에 추가하기로 했다. 여기서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수익이 아닌 매출 전체를 포함하기로 한 부분이다. 

KPGA 투어에서 프로암대회를 일반인에게 개방한 것이 처음은 아니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개 대회 정도가 시도한 바 있다. 다만 당시는 극소수에 불과했고, 상금 증액이나 기부 등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따라서 군산CC가 첫 깃발을 꽂은 거나 마찬가지다.

김원섭 KPGA 회장은 "군산CC가 오랫동안 대회를 함께 해준 것만으로도 고마운데 스폰서가 먼저 모든 수입을 채리티한다고 해 너무 감사하고 놀랐다. 선수들이 더 좋은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협회도 최대한 지원하여 최고의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군산CC 관계자는 "침체된 남자골프, 특히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매일 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다가 이번 '상금 채리티' 이벤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특히 일반인 골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었던 프로암대회를 개방하면서 많은 칭찬을 받았다. 남자골프에 대해 관심도가 높아지고 친근감이 커지는 계기가 된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내년에는 하루가 아닌 이틀로 프로암대회를 늘리는 방안도 고민해봐야겠다"고 만족해했다. 

군산CC의 결정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베일에 감춰진 프로암대회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상금 또는 기부금을 적립할 수 있다. 그야말로 일석이조, 꿩 먹고 알 먹고, 도랑치고 가재잡고 등의 표현이 딱 맞아 떨어진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국내 남자골프의 발전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칭찬할 수 있다. 

골프업계 한 관계자는 "군산CC의 결정을 타 대회 후원사들이 그냥 지나쳐선 안 된다. 비즈니스 프로암과 일반인 프로암을 하루씩 나눠서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미국처럼 갤러리를 허용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타구 사고에 대한 안전대책이 필수이고 쉽지 않지만 찾으면 방법은 다 있다. 그런 측면에서 여러모로 군산CC를 칭찬하고 싶다"며 엄지를 세웠다. 

사진=KPGA

KPGA 군산CC 오픈 프로암대회가 9일 진행됐다. 올해는 일반인 골퍼들에게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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