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임 후폭풍..."홍명보 내정 몰랐어" 박주호 위원 폭로에 KFA는 유감 표명 "법적 대응 검토"

박찬준 2024. 7. 9.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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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캡처=박주호 유튜브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홍명보 신임 축구 A대표팀 감독 선임 후폭풍이 엉뚱한 곳에서 불꽃이 튀었다. 홍 감독 선임에 난맥상이 있었다는 박주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의 전격 폭로에 대한축구협회(KFA)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고 나섰다. KFA는 9일 공식 채널을 통해 '박주호 위원이 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 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하는 바'라며 'KFA는 박주호의 이러한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 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은 지난 2월 20일 정해성 당시 대회위원장이 꾸린 전력강화위 위원을 맡아 약 다섯달 동안 차기 사령탑을 찾는 작업에 참여해왔다. 정 위원장이 KFA 고위층과의 갈등으로 전격 사퇴를 선언하며, 일부 위원들도 함께 줄사퇴하는 홍역 속에서도 끝까지 남아 선임 작업을 함께 했다. 박 위원은 줄곧 외국인 감독 선임을 주장하는 '소장파 위원'들의 대표주자로 알려져 왔다.

KFA는 지난 7일 홍명보 울산 HD 감독 내정 사실을 전하며, 긴 감독 찾기 여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8일에는 정 위원장을 대신해 홍 감독의 선임을 마무리한 이임생 기술총괄이사의 브라핑까지 이어졌다. 박 위원은 이 이사의 브리핑이 있었던 당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를 통해 그간 전력강화위의 활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박 위원은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어떤 외국 감독을 제시하면 무조건 흠을 잡았다"고 했다. 이어 "그중에는 본인이 임시 감독을 하고 싶어 하는 분도 있었다. 전체적인 흐름은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흘러갔다"고 말했다. 지난 3월 A매치 기간을 앞두고 황선홍 당시 23세 이하(U-23) 감독을 임시 사령탑으로 세우는 과정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화 없이 투표로 결론이 정해졌다"고 전했다. 박 위원은 홍 감독 내정 사실 조차 몰랐다며 "지난 5개월이 허무하다. 전력강화위원회가 필요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절차 안에서 이뤄진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라고 폭로했다.

해당 유튜브 영상이 공개된 후 축구 커뮤니티는 발칵 뒤집혔다. 조회수는 150만회를 넘었다. 박 위원의 폭로는 가뜩이나 좋지 않은 여론에 기름을 부엇다. KFA를 성토하는 의견으로 가득찼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KFA가 대응에 나섰다. KFA는 '(박주호 위원이 참석한 10차 회의에서) 위원들은 '5명의 후보까지 위원회가 추천할 테니, 다음 과정은 이 후보들로 위원장이 진행하도록 정 위원장에게 위임'한 바 있다'며 '홍명보 감독은 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당시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 중 하나'였다고 했다. 이어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후보를 정하는 것에 대해서도 박주호 위원이 전달받고 동의했다'고 강조하면서 '위원으로서 자신이 지지한 바와 다른 결과에 대해 놀라고 낙심할 수는 있으나 결과가 내 예상이나 의도와 다르다고 해서 '절차가 아니다'라는 것은 위원으로서 바른 언행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또 KFA는 '(박주호 위원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축구협회 내부에서는 박 위원이 언론이 아닌 자신의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를 통해 폭로한 점도 문제 삼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박 위원은 지난 4월 2일 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 위원 활동과 관련한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했다. 서약에는 '본 회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행위가 확인될 경우, 어떠한 처벌이나 불이익도 감수할 것을 서약한다'고 돼 있다. 또 독립 기관으로 만들어진 전강위 체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직 박 위원은 KFA의 대응에 이렇다할 반응을 남기지 않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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