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나토 회의 하루 전 우크라 전역에 대규모 공습… 어린이 병원에도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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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막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포함 전역을 공습해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170여명이 다쳤다.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8일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키이우 최대 어린이 병원에서의 사상자를 낸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러시아의 잔혹성을 끔찍하게 상기시킨다"며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자국의 도시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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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자신의 ‘X’ 계정에서 러시아군이 미사일 40여발을 발사해 키이우·드니프로·크리비리흐·슬로비안스크·크라마토르스크 등 여러 도시의 아파트와 인프라 등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키이우에 중심부에 위치한 오크흐마트디트 어린이병원에도 한낮에 미사일이 날아들었다.이 병원은 우크라이나 최대의 어린이 병원으로, 매일 600명 이상의 환자가 드나드는 곳이다. 일부 환자들은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병원 밖으로 대피했지만 이동이 어려운 환자들은 병원 안에 있었다. 당시 신경 수술을 받고 회복중이던 아들 안드리 마가레프스카와 함께 병원 안에 있었던 올레나는 “폭발음이 들리자 나와 내 남편은 둘 다 안드리를 보호하기 위해 몸을 던졌다”며 “창문이 모두 깨졌고, 공격이 또 발생하거나 잔해가 떨어질 것을 대비해 베개로 아들을 감쌌다”고 텔레그래프에 말했다. 공격 당시 2살 아기의 수술에 참여하고 있던 한 간호사는 CNN에 “전등과 모든 전기가 나갔지만 우리는 손전등을 비춰 재빨리 수술을 마무리 해 아이를 보호소로 옮겼다”고 전했다.
이날 암 병동 환자들을 비롯해 미처 대피소를 찾지 못한 어린 환자들은 몸에 링거 바늘을 꽂은 채 잔해와 먼지가 나뒹구는 길 위에 덩그러니 앉아있어야 했다. 한 어머니는 “암 환자인 자신의 아들이 반나절이나 진통제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CNN에 호소했다.
비탈리 클리치코 키이우 시장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만 젊은 의사 1명을 포함해 최소 2명이 숨졌고, 어린이 7명을 포함해 총 16명이 다쳤다. 건물 잔해 속에서 실종자를 찾기 위한 구조 작업도 진행 중이라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나토 정상회의를 하루 앞둔 8일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키이우 최대 어린이 병원에서의 사상자를 낸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은 러시아의 잔혹성을 끔찍하게 상기시킨다”며 “우리는 동맹국들과 함께, 러시아의 공격으로부터 자국의 도시와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방공망을 강화하는 새로운 조치들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정상회의 전날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인 지원에 회원국들이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전하며 “이번 나토 정상회의로 발표될 우크라이나 지원 패키지가 우크라이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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