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력받은 금융주 달리는데…"증권부문 쇼크" DGB홀로 울상

김진석 기자 2024. 7. 9.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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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메리츠·신한 등 금융주 상승 랠리…'하이투자증권 충당금' DGB 유일한 약세
금융주 올들어 주가 추이./그래픽=임종철 기자.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기대감에 부푼 금융주가 올해 들어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지주사 대부분 지난해 말 대비 상승한 주가를 나타내고 있지만, DGB금융지주만 홀로 약세를 보인다.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의 충당금 부담이 주요인으로 지적받는다.

9일 코스피 시장에서 KB금융은 8만5200원에 마무리했다. 지난해 말 대비 57.49% 올랐다. 지난 5일 장 중 9만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상반기 동안 국내 주요 금융지주 중 가장 큰 상승분을 쌓으면서 업종 내 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같은 기간 하나금융지주는 43.78% 올랐다. 메리츠금융지주(36.55%), 신한지주(28.27%), 한국금융지주(15.82%), JB금융지주(28.53%), 우리금융지주(13%), BNK금융지주(20.45%) 등도 나란히 올랐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반영됐다.

지난 5월 정부의 첫 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소멸되는 듯 했던 밸류업 기대감이 최근 다시 번지고 있다. 지난 3일 기획재정부는 '역동경제 로드맵'을 통해 자본시장 선진화 방안과 밸류업 세제지원안을 공개했다. 당일 금융주는 동반 급등세를 연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원 방안의 주체가 기획재정부였던 만큼 향후 공개될 세법 개정안에 해당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높고 구체적인 세율 인하 수치가 담긴 방안이 공개된 만큼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재확인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KB금융은 국내 최초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를 올리며 밸류업 수혜주로 부각 받았다. KB금융에 따르면 해당 계획안은 올해 4분기 중 발표될 예정이다. 뒤이어 우리금융지주도 예고 공시를 통해 오는 3분기 안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전하겠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메리츠금융지주는 이달 기업가치 제고 청사진을 가장 먼저 내놓았다. 2025회계연도까지 연결 당기순이익의 50% 이상을 주주환원에 활용하고, 내부투자와 주주환원 수익률을 비교한 뒤 최적의 자본배치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2분기 호실적 전망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신한지주 리포트를 내고 2분기 지배순이익이 1조3000억원을 기록해 시장 기대치를 6% 웃돌 것으로 봤다. 우리금융지주(10%), BNK금융지주(5%) 하나금융지주(1%) 등도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봤다.

금융주의 동반 랠리에도 DGB금융지주만 홀로 약세를 이어간다. 이날 DGB금융지주는 전날보다 80원(1%) 내린 7920원에 마쳤다. 올해 들어서는 6.71% 하락했다. 지난 2월 2일 기록한 52주 최고가(9980원)과 비교하면 21% 떨어진 수준이다.

밸류업 랠리에 편승하지 못한 채 소외되면서 호재가 힘을 잃었다. DGB금융지주의 핵심 자회사인 대구은행은 5월 말 시중은행 전환을 위한 은행업 인가를 받으며 전국구 은행으로의 시작을 알렸다. 하지만 이마저도 단기 불확실성의 확대로 인식되고 있다.

올해 2분기 실적도 대규모 어닝쇼크(실적 부진)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래에셋증권은 DGB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이 컨센서스(증권가 전망 평균치)를 36.7% 하회할 것으로 관측했다. 자회사 하이투자증권의 부동산프로젝트 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때문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증권 자회사의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이 재차 대규모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1분기에 이어 대규모 어닝 쇼크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시중은행 전환을 앞두고 대출성장 기조를 지속하고 있어 주주환원 개선과도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도 연일 낮아진다. 이날 한국투자증권은 DGB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1500원에서 1만원으로 내렸다. 지난달 이후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중 5곳(하나·SK·IBK투자·BNK투자·한국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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