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연 · 이피 2인 기획전 ‘숲의 부리’ 展 개최

강석봉 기자 2024. 7. 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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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갤러리 컴바인 웍스서 오는 27일까지



갤러리 컴바인 웍스가 이승연 작가(Seungyoun,Lee)와 이피 작가(Fi Jae ,Lee)의 2인 기획전 ‘숲의 부리’(Beak of Forest) 전을 개최한다.

‘숲의 부리’ 전은 4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계동길 북촌에 위치한 갤러리 컴바인 웍스에서 진행된다. 자연의 신성함과 인간적 욕망을 대비시킨 회화와 판화 13점 및 설치, 드로잉이 전시된다.

최근 이피 작가는 티베트를, 이승연 작가는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여행하고 돌아왔다. 각자의 예술적 여정을 토대로 대자연과 오래된 문명과의 공명, 그들이 느꼈던 생명과 죽음의 순환을 이야기한다.

그림과 조각으로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는 이피 작가는 티베트를 다녀와 신작 ‘새로 태어나서 갑갑한 새와 사람으로 태어나서 갑갑한 나’를 선보인다.

“나의 작품은 내 몸과 같은 덩어리의 전체이다”라는 작가와의 대화에서 알 수 있듯, 이피 작가의 작품 속 새와 천사는 곧 작가 자신이기도 하다. ‘자유의 억압과 폭력이 만연한 도시 안의 천사는 우리의 구원자가 아닌 오히려 우리의 내면을 깊게 들여다보며 스스로 회복하고 극복하는 자신일 수도 있다’는 작가의 생각이 고스란히 작품에 담겼다.

특히,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새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없고, 어디에도 앉지 못하는 상태에 있다. 양면성을 보여주듯 새의 부리와 다리의 부재를 작가의 주된 표현 기법인 장지에 먹과 금분 채색을 통해 묘사했다.

설화, 전통 신화 등에서 영감을 받아 철, 아크릴, 라이트 패널, 비디오 등 다양한 미디엄을 사용해 작업을 이어온 이승연 작가는 멕시코 여행을 다녀와 신작 ‘황금 곰팡이 꽃’을 내놓았다.



이승연 작가는 멕시코 여행 중 한그루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거대한 몸체의 나무에서 깊이 감동해, 대비가 강한 이미지가 특징으로 알려진 정통 리놀륨 판화와 금실 자수를 결합해 하나의 나무를 하나의 숲처럼 표현했다. 스페인 식민 지배 아래 마야 문명과 고대 종교가 말살당한 와중에도 살아남은 나무를 통해 다양성을 품은 자연의 순수한 본질과 영속성을 이야기한다.

이승연 작가는 “화려해 보이지만 강력한 독을 품고 있는 것들, 내가 살기 위해 죽일 것을 찾는 것들, 그 죽음에 기생하며 살아가는 자들, 결과 없이도 부지런한 것들, 의존적 생명체들까지, 자연은 그 모든 움직임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쉬지 않고 생과 멸을 반복하며, 만물을 길러내는 하나의 박동이자 오케스트라와 같다”고 말한다.

작가는 이전 작품에서 그린 16그루의 버섯을 닮은 나무들을 부분의 합으로 담으며, 나무의 기둥과 가지, 그 속에 숨겨진 다양한 문양들을 통해 자연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특히, 두 개의 나무 작품이 대칭을 이루며 하나는 피라미드의 삼각형 형태를 뒤집어 놓은 듯이 연출, 아슬아슬하게 거꾸로 뒤집혀 있는 듯한 나무의 형태는 작고 뾰족한 코어를 중심으로 똑바로 서 있다. 작가에 따르면, 이는 ‘숲의 마음’ 즉 자연의 본질을 상징한다. 세상이 비록 혼란스러워 보일지라도 그 속에 숨겨진 ‘자연의 무질서 속 질서’와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컴바인 웍스 측은 “이번 전시는 모든 것을 품은 자연의 수용력과 힘과 지배의 논리로, 다양성을 배척하며 제로섬 게임을 벌이는 인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한다”며 “공생(共生)할 것인가 공멸(共滅)할 것인가를 묻고 있다”고 소개했다.

2021년 개관한 갤러리 컴바인웍스는 한국의 젊은 작가를 활발히 소개하고 국제 무대 진출을 위한 통로를 개척해 한국 현대미술 문화의 해외 확산을 도모하고 있다.

한편, ‘숲의 부리’ 전은 오는 27일까지 갤러리 컴바인 웍스에서 매주 화요일에서 토요일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볼 수 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다.



강석봉 기자 ks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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