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라 주미 강 “음악의 선한 영향력 고민...‘그곳’ 청중들 아른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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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방이라도 터질 듯 애절하면서도 화려한 소리가 공간을 휘감았다.
고작 8분 남짓한 시간에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7·한국명 강주미)이 170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튀니스'로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2악장을 연주하며 만들어낸 변화다.
먼저 1부에서 들려줄 두 곡, 타르티니의 소나타 '악마의 트릴'은 네다섯살 무렵에,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1번은 여덟살에 처음 연주하며 음악적 삶에 큰 영향을 받은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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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츠부르크 등 여름 세계무대 러브콜
3년 만에 독주회로 전국 투어 예고
9월 서울·부천·대구·통영·성남 등
“韓 공연 특별, 관중들 마음에 닿길 희망”
금방이라도 터질 듯 애절하면서도 화려한 소리가 공간을 휘감았다. 고작 8분 남짓한 시간에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37·한국명 강주미)이 1702년산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튀니스’로 프랑크 바이올린 소나타 2악장을 연주하며 만들어낸 변화다. 9월 전국 투어 리사이틀을 앞두고 서울 강남구 거암아트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그는 “음악엔 치유의 힘이 있다”며 “제가 음악과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고른 곡들을 들려드리겠다”고 소개했다.
그간 꾸준히 협연 무대가 있었지만, 국내 독주회는 코로나19 유행기였던 2021년 이후 3년 만이다. 9월 1일 부천, 5일 대구, 6일 함안, 7일 성남, 8일 통영, 10일 서울 순서로 관객과 만난다. “바이올리니스트 강주미”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한국에서 하는 공연은 특별하다. 제 나라이기도 하니 관중들 마음을 더 움직이고 싶다는 희망이 있다”고 했다. “예전엔 3개월에 한 번씩 방문하는 게 적절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한 달 반 정도 지나면 그리워져요. 외국 연주를 다니면 항상 혼자 있는 시간이다보니 외롭기도 하고 쉽지 않죠.”
3년 전 바흐·베토벤 전곡 프로젝트로 음악사적 의의를 앞세운 무대에 섰다면, 이번엔 다소 사적인,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먼저 1부에서 들려줄 두 곡, 타르티니의 소나타 ‘악마의 트릴’은 네다섯살 무렵에,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1번은 여덟살에 처음 연주하며 음악적 삶에 큰 영향을 받은 곡들이다. 단조의 분위기가 유사하면서도 대조적인 면이 있다.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1번도 바이올린 트릴(두 음을 교대로 빠르게 내는 주법)로 시작하는데요. 타르티니의 곡은 아주 기교적이고, 작곡가가 꿈 속에서 음성을 듣고 만들어진 반면, 프로코피예프는 2차세계대전 중 만들어 현실의 공포를 담고 있어요.”
그는 특히 프로코피예프 곡이 내포한 전쟁의 어두운 면 소개하면서 “음악인으로서 사회에 기여하고자 늘 고민한다. 약 100년 전에 만들어진 곡인데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은 세계에 살고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사건·사고가 일어났을 때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인간과 인류예요. 음악을 여유가 있을 때 듣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저는 음악의 힘이 즐거움보다는 위로와 용기가 돼주는 데 있다고 생각해요. (전쟁 중인) 러시아나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등에 음악이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고, 빨리 회복됐으면 좋겠습니다.”
2부에선 분위기 전환을 해 서정적인 프랑크 소나타와 쇼송의 시를 들려준다. 주미 강은 “듣는 사람에게 좋은 상상을 할 수 있게 하는 곡”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함께 연주할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에 대해서도 “무관중 라이브 등에서 같이 연주한 적이 있는데 너무 좋았다. 이번에 프랑크 소나타를 연주하는 건 일리야 때문이기도 하다”며 무한한 신뢰감을 드러냈다.
그는 9월 무대 전 올 여름에도 세계 유명 무대의 러브콜을 소화하며 바쁜 일정을 보낸다. 일본 삿포로 퍼시픽뮤직페스티벌, 영국 BBC 프롬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 등 세계적인 여름 음악 축제에서 공연한다. 그는 그 속에서도 ‘음악가로서의 사명’을 강조했다. “공연장에 관중들이 어떤 고민을 가지고 왔는지 생각하면 사건·사고에 마음이 더 쓰이고, 제가 만났던 그곳의 청중들이 눈에 아른거리기도 해요. 가장 음악이 필요한 곳에 음악이 차단돼있기도 하고요. 음악이 가진 선한 영향력을 더 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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