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선임 근거였던 ‘KFA 기술철학’, 전력강화위 초반과 후반이 달랐다…‘구색 맞추기’라는 의심 들 수밖에

백현기 기자 2024. 7. 9.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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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55)이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이 이사는 홍 감독 선임 브리핑에서 "유럽에서 2명의 감독을 만났다. 롱볼을 추구했고, 강한 전방압박을 추구하는 감독들이다. 하지만 '과연 이게 한국축구, 우리 선수들한테 맞을까'를 고민했다"며 그들을 택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2월부터 감독 선임을 위해 노력했던 전력강화위원회의 논리와 완전히 다른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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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가 8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홍명보 감독(55)이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대한축구협회(KFA)는 아직까지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한다. 오히려 모순된 논리로 의구심만 키우고 있다.

KFA는 7일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으로 홍명보 감독이 내정됐다”고 발표했다. 8일에는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KFA 기술발전위원장 겸 기술총괄이사가 홍 감독의 선임 과정과 이유를 밝혔다.

홍 감독의 선임배경 중 이 이사가 가장 먼저 언급한 것은 “KFA의 철학과 게임모델에 부합한다는 점”이었다. 홍 감독의 축구가 향후 한국축구의 지향점과 일치한다는 얘기다. ‘원 팀’을 만드는 능력, 뚜렷한 성과, 대표팀 지도 경험 등 나머지 7가지 이유는 그 나중이었다.

이 이사가 말하는 ‘KFA의 철학’은 지난달 20일 한국축구 기술철학 발표회에서 언급됐다. “빠르고 용맹하고 주도하는 축구”가 골자다. 그리고 이달 8일 이 이사는 홍 감독을 선임하면서 “KFA의 철학과 게임모델을 고려했다. 홍 감독은 빌드업 시 라볼피아나(미드필더가 수비 라인으로 내려오는 전술)와 비대칭 3백 전술을 사용한다. 또 측면에서 연계, 공·수 밸런스, 기회 창출 등 다양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각종 전술용어들을 사용하며 홍 감독의 전술적 능력을 칭찬했다.

홍 감독과 함께 최종 후보였던 2명의 외국인 감독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도 덧붙였다. 이 이사는 2일 유럽으로 출국해 사흘 동안 스페인과 독일에서 거스 포옛 전 그리스대표팀 감독(우루과이), 다비트 바그너 전 노리치시티 감독(독일)과 면접을 진행했다. 그러나 귀국 당일인 5일 홍 감독에게 찾아가 감독직을 요청했고, 7일 그가 사령탑으로 내정됐다.

이 이사는 홍 감독 선임 브리핑에서 “유럽에서 2명의 감독을 만났다. 롱볼을 추구했고, 강한 전방압박을 추구하는 감독들이다. 하지만 ‘과연 이게 한국축구, 우리 선수들한테 맞을까’를 고민했다”며 그들을 택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겉으로 볼 때 일정한 기준에 따른 선택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2월부터 감독 선임을 위해 노력했던 전력강화위원회의 논리와 완전히 다른 설명이다. 일례로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 체제였던 4월 계약 체결까지 근접한 제시 마치 감독(미국)은 강한 전방압박을 추구했던 지도자다. 한국 대신 맡은 캐나다대표팀에서도 강한 압박을 추구하며 2024코파아메리카 준결승까지 올려놓았다.

하지만 전력강화위원회의 역할을 이어받았다고 자칭하는 이 이사의 설명은 모순적이다. 어떤 축구가 옳은 방향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합당한 기준이 확립되고 선임이 이뤄졌는지, 결정을 해놓고 번지르르한 ‘구색 맞추기’를 했는지 따져볼 문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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