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법카 유용 의혹 이미 불송치” 주장에, 검찰 “계속 수사 중” 반박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최근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미 무혐의 불송치 결정이 났던 사건”이라고 한 데 대해 검찰은 9일 “계속 수사 중이었다”고 밝혔다.
수원지검은 이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경찰이 종결한 사건을 검찰이 다시 수사한 게 아니라, 검사와 경찰의 상호협력과 일반적 수사준칙에 관한 규정에 따라 수사가 계속 진행돼 온 것”이라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2022년 8월 이 전 대표의 아내인 김혜경씨와 그의 사적 수행비서로 알려진 경기도 5급 별정직 공무원(사무관) 배모씨를 검찰에 송치하고, 이듬해 1월 이 전 대표 등 관련자를 불송치 결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2023년 3월 경찰에 재수사 요청을 했고, 경찰의 재수사가 진행 중이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사건을 폭로한 공익제보자 조명현씨가 같은 해 8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수사를 의뢰한 후, 권익위가 검찰에 사건을 넘겨 직접 수사를 맡게 됐다고 했다.
검찰은 “경찰에서 재수사 중인 사건도 2023년 12월 검찰의 ‘송치 요구’를 통해 올해 1월 검찰에 송치된 것”이라며 “불송치사건에서 경찰의 수사나 결정이유에 부족한 점이 있을 때 검찰이 재수사를 요청하거나, 송치요구를 하는 것은 실무상 일반적 사례”라고 했다.
검찰은 또 ‘수백곳을 압수수색했다’는 등의 주장에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수원지검은 “경찰에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한 장소 136곳 중 대다수인 129곳은 법인카드가 사용된 업소로, 법인카드 사용내역만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고, 법원에서 발부한 영장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집행한 것”이라고 했다. 또 “경찰에서 소환 조사한 대상은 주로 경기도 공무원 등 30여명”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자신의 위증 교사 혐의 재판에 출석하며, “경기도 예산 등 유용 사건은 수백 번의 압수수색, 수백 명에 대한 소환 조사를 통해 이미 무혐의 불송치로 종결되었다”며 “정권이 정치 검찰을 이용해서 치졸하게 폭력적인 보복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는데, 이를 정면 반박한 것이다.
수원지검은 또 민주당이 검사 탄핵안을 발의한 직후 소환통보를 한 데 대해서도 “경기도 예산 등 유용사건에 대해 올해 6월에도 사건 관계인 4명을 조사하는 등 7월 2일까지 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며 “피의자에 대한 소환조사 절차만 앞둔 상태에서 검사 탄핵안이 발의된 것이고, 수사는 통상적 절차로 진행돼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은 2018∼2019년 경기도지사였던 이 전 대표와 김혜경씨가 당시 비서 배모씨 등에게 개인 음식값 등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도록 해 경기도의 예산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다.
이는 당시 배씨의 지시를 받고 음식값 등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후 도지사 관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의 이 전 대표 자택에 배달하는 일을 했던 전 경기도 7급 공무원 조명현씨가 폭로하면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공공수사부(부장 허훈)은 지난 4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이 전 대표 부부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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