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韓 파운드리 생태계 확장…"미세화 한계 돌파하겠다"(종합)
韓 팹리스 HPC·AI 영향력 확대 지원…"다양한 스페셜티 공정기술 제공"
'삼성 파운드리포럼 2024'…"반도체 설루션 일괄 제공, 삼성전자가 유일"
(서울=연합뉴스) 한지은 기자 = 삼성전자가 국내 디자인 설루션 파트너(DSP)와 협력을 강화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의 영향력 확대 등 국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생태계 확장에 나선다.
DSP 업체인 가온칩스와 협력해 일본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의 2나노(SF2) 기반 인공지능(AI) 가속기를 수주한 점은 삼성전자와 국내 DSP 간 협력에 따른 대표적인 성과다.
삼성전자는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와'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 포럼 2024'를 열고 이 같은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 강화 성과와 향후 지원 계획을 공개했다.
국내 DSP 협력 강화…AI 가속기 수주 등 성과
DSP는 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를 파운드리가 제조할 수 있도록 회로 분석, 설계 오류 수정 등 최적화한 디자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전자는 국내 DSP와의 협력 사례로 가온칩스를 꼽았다.
삼성전자는 가온칩스와 협력해 일본 PFN의 AI 가속기 반도체를 2나노 공정 기반으로 양산하고, 2.5D(차원) 패키지 기술까지 모두 제공하는 턴키(일괄) 반도체 설루션을 수주했다.
이번 설루션에 제공하는 2.5D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I-Cube S)은 이종 집적화 패키지의 한 종류로, 복수의 칩을 1개의 패키지 안에 배치해 전송 속도를 높이고 패키지 면적은 줄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 All Around) 구조 기반 파운드리 양산에 성공했으며, 3나노 2세대 공정 또한 진행 중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3나노 2세대 공정은 AI가 당면한 큰 제약 중 하나인 에너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큰 방법"이라며 "2나노 공정을 시작으로 'SF2Z'를 2027년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F2Z는 '후면전력공급'(BSPDN) 기술을 적용한 2나노 공정이다.
이어 최 사장은 "2027년에는 최첨단 1.4나노 공정을 제공할 계획"이라며 "다양한 업체와 협력을 통해 미세화 한계를 돌파하고 새로운 기술혁신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한국의 우수한 팹리스가 고성능컴퓨팅(HPC)과 AI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DSP와 함께 적극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는 국내 팹리스 고객들과 협력을 위해 선단 공정 외에도 다양한 스페셜티 공정 기술을 지원하고 있다"며 "AI 전력효율을 높이는 BCD 공정, 디바이스의 정확도를 높이는 고감도 센서 기술 등 스페셜티 설루션을 융합해 고객에게 가장 필요한 AI 설루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AI 분야에 적용하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고도화에도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장석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장 상무는 "커스텀화한 HBM은 성능과 효율 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16층 HBM4 구현을 계획된 일정에 맞게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종합 반도체기업 강점으로 원스톱 서비스…생태계 확장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서 공정 로드맵과 서비스 현황을 발표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했다.
텔레칩스, 어보브반도체, 리벨리온 3사는 삼성 파운드리와의 성공적인 협력 성과와 비전, 팹리스 업계 트렌드 등을 공유했다.
박호진 어보브반도체 부사장은 "비휘발성 메모리는 마이크로 컨트롤러 유닛(MCU)의 핵심부품 중 하나로, 삼성의 65나노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한다"면서 "올해는 28나노까지 협력을 확대해 MCU 시장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진욱 리벨리온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삼성 파운드리 5나노에 이어 4나노 공정으로 차세대 AI 가속기 '리벨'을 개발 중"이라며 "한국 시스템 반도체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췄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SAFE 포럼에서는 2.5D와 3D 칩렛(Chiplet·하나의 칩에 여러 개의 칩을 집적하는 기술) 설계 기술, 설계자산(IP) 포트폴리오 등 AI 반도체 설계 인프라가 집중 소개됐다.
삼성전자는 이번 포럼에 앞서 개최한 '최첨단 패키지 협의체' 첫 워크숍 결과를 파트너사와 공유하고, 차세대 고성능·고대역폭 반도체의 높은 구현 가능성을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개최한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4'에서 종합 반도체 기업(IDM)의 장점을 살려 AI 칩 개발에서부터 위탁생산, 조립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AI 반도체에 적합한 저전력·고성능 반도체를 구현하기 위한 GAA 공정과 2.5D 패키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선단 공정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최 사장은 "각 설루션을 개별적으로 제공하는 기업은 찾기 쉽지만, 이를 다 같이 제공하는 기업은 전 세계에 삼성전자 단 하나"라며 "종합적인 AI 설루션은 AI 혁명에서 성공할 원동력이 될 것이며, 삼성 파운드리는 고객과 함께 AI 최전선에서 활동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국내 고객이 최신 공정을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시제품 생산을 위한 '멀티 프로젝트 웨이퍼'(MPW)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MPW는 반도체 웨이퍼 한 장에 다수의 칩 설계물을 제작하는 서비스로, 단일 웨이퍼에 여러 종류의 설계를 배치해 테스트함으로써 제조 비용을 절감하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대비 횟수를 약 10% 늘려 올해 32차례 MPW 서비스를 제공했으며, 내년에는 35회로 확대할 예정이다.
국내 팹리스와 DSP의 수요가 많은 4나노의 경우 내년에는 서비스를 1회 추가해 지원한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일본과 유럽 지역에서도 삼성 파운드리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wri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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