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박주호 폭로에 법적대응 검토…"비밀유지서약 어겨"

축협 "부적절한 언행, 규정위반 여부 검토"
이영표 "홍명보 내정, 이해할 수 없는 결정"

(왼쪽부터)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새 사령탑으로 임명된 홍명보, 전 축구선수 박주호. / 사진=연합뉴스,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 캡처

대한축구협회(KFA)가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홍명보 감독 선임을 비판한 전 축구선수이자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박주호에게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오늘(9일)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에서 있었던 일들이라며 폭로한 것은 비밀유지서약 위반”이라며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자신을 제외한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주호는 지난 2월 20일 정해성 감독을 위원장으로 하는 전력강화위 위원을 맡아 약 다섯 달 동안 차기 사령탑을 찾는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같은 해 4월에는 축구협회와 전력강화위 위원 활동과 관련한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했습니다.

서약서에는 ‘본 회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행위가 확인될 경우, 어떠한 처벌이나 불이익도 감수할 것을 서약한다’고 돼 있습니다.

축구협회가 문제 삼은 영상은 어제(8일) 박주호 유튜브 채널 ‘캡틴 파추호’에 올라온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 모두 말씀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입니다.

영상에서 박주호는 “국내 감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하는 위원들이 많았다”, “전력강화위원회 일부 위원은 제시 마치가 누군지도 몰랐다”, “그중에는 본인이 임시 감독을 하고 싶어 하는 분도 있었다. 전체적인 흐름은 홍명보 감독을 임명하자는 식으로 흘러갔다”, “회의를 하는 5개월이 국내 감독을 내세우기 위한 빌드업 같았다” 등 작심발언을 이어갔습니다.

이에 축구협회는 박 위원의 폭로 내용은 일부 근거가 없는 주장이거나 외국인 감독을 원했던 자신의 시각에서 왜곡되게 현실을 인식한 결과라는 입장입니다.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 / 사진=MBN DB

이런 가운데, 축구협회 부회장 출신의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 또한 KBS와의 인터뷰에서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홍 감독은 2026년 6월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이 끝나도 감독직을 이어갑니다.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아시안컵까지 임기가 보장됐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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