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랭클린템플턴 "韓 밸류업, 성공 잠재력…지배구조·조세제도 개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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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기업가치제고계획)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상징'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최근 발간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처하기'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프랭클린템플턴은 75년 이상의 투자 경력을 지닌 자산운용사로, 지난 3월말 기준 총 운용자산(AUM)은 1조 6천억 달러에 달합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은 반도체 및 소재산업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글로벌 기업을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들은 다른 신흥국 시장 대비 평균적으로 가장 낮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에 거래되고 있다"라면서 "과거 10년 평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주가수익비율(PER)은 12.8배,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1배에 달했지만, MSCI 신흥시장 지수의 PER과 PBR이 각각 13.9배, 1.6배"라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한국 시장은 대형 신흥국 시장 중 밸류에이션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면서 "이런 저평가는 취약한 기업 지배구조와 소액투자자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에 기인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또 "정당한 경제적 지분 없이 상호출자 및 가족 지배를 특징으로 하는 한국의 재벌 구조도 한국 기업의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라면서 "오너에 종속된 기업의 경영진의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기업의 공정가치에 할인을 적용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또 다른 요인 중 하나로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꼽았습니다.
MSCI 한국 지수의 ROE는 8.9%로 MSCI 신흥시장 지수(11.8%)를 하회하는데, 낮은 ROE가 한국 기업의 낮은 이익률로 귀결됐다고 평가했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한국의 주주가치를 제고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로 배당소득세와 최근 논의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등 현행 조세 제도를 꼽았습니다.
현행법상 2천만 원 이하의 배당소득에 대해서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며, 배당 소득이 2천만 원을 초과할 경우에는 49.5%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이는 배당세가 없는 싱가포르, 대만 등 주변 국가와 대비되는데, 프랭클린템플턴은 "대주주에 대한 높은 수준의 배당세는 대주주로 하여금 배당금 확대를 주장할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라면서 "오히려 대주주가 소액 주주들의 이익을 해칠 수 있는 수단들을 통해 기업 가치를 이용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프랭클린템플턴은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시장이 올바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증표"라면서도 "프로그램의 자발성과 세제 개편을 둘러싼 정치적 논쟁으로 인해 가시적 성과를 보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세제 개편을 통한 인센티브 제공이 필요하지만, 2024년 4월 총선에서 야당이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하며 제도적 변화를 기대하기 더 어려워졌다"라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지만 소액 투자자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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