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사기 전문병원도 있었네’…원장 등 2명 구속

박주영 기자 2024. 7. 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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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으로 면역력을 높이는 치료를 해준다”며 암환자 등을 모아 진료한 뒤 치료기록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0억원에 가까운 실손보험금을 챙긴 보험사기 전문병원이 경찰에 적발됐다.

산경찰청이 9일 적발했다고 발표한 보험사기 전문병원의 범행개요도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이연주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의료법 위반, 형법상 허위진단서 작성 등 혐의로 한의사 A씨와 간호사 B씨를 구속 송치하고 환자 90여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9일 밝혔다. A씨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한 의약품 공급업자도 불구속 송치됐다.

경찰에 따르면 한의사 A씨는 지난 2022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70대 고령 전문의를 채용, 양한방병원을 운영하는 것처럼 꾸며 “면역력을 높여주는 치료를 받으면 병원비 10%를 되돌려 주고 피부 마사지·보약 제공 등 서비스를 해준다”며 인터넷·브로커 등을 통해 갑상선·유방 등 암환자들을 모아 고주파·도수치료 등을 해준 뒤 치료 횟수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실손보험금 9억6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양방 의사를 채용했지만 실제 양방 처방과 진료는 70대 의사가 아닌 간호사 B씨(본부장)가 전담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이 병원의 한 달간 고주파 치료 건수는 186건으로 돼 있었으나 실제 치료 횟수는 63건에 불과했고 122건은 부풀려진 것으로 파악됐다. 122건은 고주파 의료기에 환자가 아닌 베개를 올려 놓고 가동하는 수법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고주파 치료 등이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실손 보험금이 비교적 많이 나오는 점을 악용해 범행했다”고 말했다. A씨 등은 고주파 치료 등 기록을 부풀려 병원비를 늘린 만큼 환자나 환자 가족에게 전신 마사지나 공진단 등 보약을 제공했다.

A씨 등은 또 의약품 공급업자로부터 태반·마늘 등 영양 주사액을 독점적으로 공급 받는 대신 1억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의약품 공급업자는 원가의 2∼3배에 주사제를 이 병원에 납품했고 병원은 다시 3∼4배의 이윤을 남기고 환자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최해영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1팀장은 “병원은 주요 증거물을 숨기는 등 주도면밀하게 범행했으나 금융감독원과 공조로 범행 전모를 밝혀냈다”며 “A씨의 2억5000만원 상당 부동산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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