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박주호 폭로에 “동의 해놓고 절차 위반? 법적 대응 검토”

김영준 기자 2024. 7. 9. 15:2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주호 “홍명보 선임, 절차에 맞지 않아”
협회 “朴, 이임생 이사가 최종 결정하도록 동의”
박주호가 8일 자신의 유튜브 영상에서 축구 대표팀 선임 과정을 비판하는 모습. /유튜브 캡처

축구 국가대표 감독을 뽑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던 전(前) 축구 국가대표 박주호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홍명보 신임 감독 선임 과정을 비판해 파장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9일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박주호의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 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박주호는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감독 후보를 추리고 검토했던 과정에 대해 입을 열었다. 어떤 후보가 올라왔고, 어떻게 협상을 하다가 결렬됐는지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표팀 임시 감독을 토의 없이 다수결로 정했다” “일부 위원은 본인이 임시 감독이 되려 했다” “외국인 감독에 대해선 흠 잡기 바빴고, 회의를 한 5개월이 국내 감독 선임을 위한 빌드업 같았다” 등 비판 발언을 쏟아냈다. 감독을 뽑는 전력강화위원인 그가 영상 녹화 중 언론 기사를 통해 홍명보 감독 선임을 접한 모습도 담겨 전력강화위원회가 절차도 없이 막무가내로 운영됐다는 비판이 나왔다.

대한축구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이 SNS 출연 영상을 통해 위원회 활동과 감독 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했다”며 “치우친 자기 시각에서 본 이러한 언행이 전력강화위원회 자체는 물론 자신을 제외한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다. 지난 5개월간 함께 일해온 나머지 전력강화위원들에게도 사과하고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비판했다.

축구협회는 박주호 영상 속 내용을 반박했다. 홍 감독 선임이 절차상 잘못됐다는 지적에 대해 협회는 “박주호 위원이 한국 축구를 위해 뽑고 싶었던 감독상과 다를 수는 있지만 이것을 절차상 잘못됐다고 경솔하게 언급한 것은 부적절한 언행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했다.

협회는 “정해성 위원장이 주관하고, 박주호 위원이 참석한 최종 회의였던 제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를 들여다보면 이날 위원회는 5명의 후보(홍명보 포함)를 가려냈고, 이 자리에서 위원들은 ‘5명의 후보까지 위원회가 추천할 테니, 다음 과정은 이 후보들로 위원장이 진행하도록 정 위원장에게 위임’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박주호 위원이 여러 후보를 추천하고 장단점에 대해 분석하며 노력해왔기에 자기 생각이 더 공고하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본인 주관상 홍명보 감독이 될 것이라고 결코 예상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감독 선임 직후 그 절차 자체를 부인하는 발언을 자기 검토 없이 그대로 업로드하는 것은 대중과 언론에 엄청난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홍명보 감독은 정해성 위원장 주관 하에 박주호 위원 등 10명의 위원이 활동하던 10차 전력강화위원회 회의 당시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후보 중 하나였다”고 했다.

전력강화위원인 박주호가 감독 선임 사실을 언론 기사가 나올 때까지 몰랐던 게 절차상 문제가 있는 지에 대해선 “전력강화위원회는 감독 후보자들을 추천하는 곳이며, 이번 감독 선임은 전력강화위가 추천한 최종 후보자들을 검토하여 진행됐다”고 했다.

협회는 정해성 위원장 사임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협회는 “위원장의 사의 표명은 그가 2명의 외국인 지도자와 해외 면담 일정을 잡고 있는 도중에 일어난 일”이라며 “협회에선 위원회를 재구성하는 것도 검토했으나 일단 협회 기술총괄인 이임생 이사가 남은 과정을 진행하는 방안을 남은 5명 위원들에게 물어서 동의를 받았다. 최종 후보를 기술총괄 이사가 정하는 것도 박주호 위원을 비롯한 5명 위원들과 각각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협회는 “박주호 위원은 후보자를 압축하는 과정에도 동참했고, ‘이후의 과정은 이임생 기술이사가 최종 결정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전달받고 동의를 했던 위원인데 절차가 안 맞는다고 하는 것에 대해 의아할 뿐”이라고 했다.

또 “위원으로서 자신이 지지한 바와 다른 결과에 대해 놀라고 낙심할 수는 있으나 결과가 내 예상이나 의도와 다르다고 해서 ‘절차가 아니다’라고 하는 것은 위원으로서 바른 언행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