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폭로에 나선 박주호 상대로 법적 대응 검토
대한축구협회가 공석인 축구대표팀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을 폭로한 박주호(37)에게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주호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출연 영상을 통해 전력강화위원회 활동과 감독선임 과정을 자의적인 시각으로 왜곡한 바, 이것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박주호의 이러한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 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호는 지난 2월 전력강화위원에 선임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의 후임을 찾는 작업에 참여했다.
박주호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누볐던 이력을 살려 외국인 지도자를 물색하는데 힘을 보탰다. 제시 마쉬 캐나다 감독이 그가 추천해 협상까지 진행됐던 대표적인 사례지만, 연봉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해 최종 영입은 불발됐다.
박주호는 이후 전력강화위가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시 한 번 후보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기대에 걸맞는 지도자를 정하지 못했고, 오히려 국내 감독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특히 홍 감독의 선임에 대해선 “나는 아예 몰랐던 내용”이라면서 “전력강화위가 필요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도 전력강화위원이니 책임지고 사퇴하겠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협회는 박주호의 발언에서 일부 근거가 없는 주장이거나 외국인 감독을 원했던 자신의 시각에서 왜곡되게 현실을 인식한 결과라며 반박했다.
또 박주호가 자신이 영리 목적으로 운영하는 개인 유튜브를 통해 폭로한 부분도 문제삼고 있다. 박주호가 지난 4월 협회와 전력강화위원 활동과 관련해 ‘비밀유지서약서’에 서명했다는 점에서 책임질 소지가 있다. 서약에는 ‘본 회의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는 행위가 확인될 경우, 어떠한 처벌이나 불이익도 감수할 것을 서약한다’고 돼 있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박주호의 발언은 나머지 전력강화위원들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부분이 있다”면서 “현재 연락이 닿지 않기에 본인이 어떤 뜻으로 이런 폭로에 나섰는지 알 수는 없다. 법적 검토에 대해선 내부적으로 확인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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