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라! 초등학생 테니스 국가대표" [ATF U12 국가대항전]
[안동=박성진 기자] 이번 주 경북 안동에서는 '2024년도 ATF 12세 이하 국가대항전' 국제테니스대회가 열리고 있다. ATF가 올해 신설한 대회로 아직 국제대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12세 이하 초등부 선수들을 위한 국가대항전이다. 아시아를 5개 권역으로 나눠 지역 예선을 펼쳐지며, 한국, 중국, 홍콩, 마카오, 대만, 몽골 등 6개 국가가 이번 주 동아시아 지역 예선에 나서고 있다.
경기 방식은 기존 ITF(세계테니스연맹), ATF(아시아테니스연맹)의 국가대항전 방식과 똑같은 2단식 1복식 형태다. 풀리그전으로 앞선 단식 두 경기에서 승패가 결정날 지라도 복식까지 모든 경기를 진행한다. 단체전이라 해봤자 학교(팀) 단체전이 전부였던 12세 이하 선수들인데 각자의 유니폼에 모국기를 달고 이번 대회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이 첫 그들의 국가대표 경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선수들은 아직 ITF는 물론이고 ATF 랭킹마저 없는 경우가 많다. 단체전 매치의 오더는 각 출전국가의 로컬 랭킹 순으로 정하고 있다. 흔히 '1장', '2장', '3장'으로 표현되는 로컬 랭킹에 따라 선수들의 매치업이 결정된다. 단체전 경기 방식은 ITF, ATF와 완전히 똑같이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국제대항전, 국가대표라 할지라도 12세 이하는 여전히 '초등학생'인 선수들이다.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하고 쉴새없이 떠든다. 비단 한국 선수뿐만이 아니라 이번 대회에 참가한 각 국가 선수들 대부분이 그렇다. 잠시 경기가 없을 때의 플레이어 라운지는 흡사 놀이터와 같은 느낌을 줄 정도다. 벌써부터 친해진 선수들은 국적이 무색하리만큼 알아서 재미있게 논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남자대표팀은 김현학(전주금암초), 홍승유(오산GS), 권민찬(안동서부초)으로 구성됐다. 김현학과 홍승유는 6학년, 권민찬은 5학년이다. 한국은 1일차 마카오 전에 이어 2일차 몽골 전에서도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중국과 함께 풀리그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이변이 없는 한 이번 대회 3위까지 주어지는 지역 예선 통과는 충분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어린' 선수들이다. 올해 U12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앞으로 이뤄 나가야 할 것들이 훨씬 많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경쟁 상대들도 훨씬 많아지며, 어쩌면 미래의 연령별 대표팀에서 탈락할 수도 있다. 올해 아쉽게 국가대표팀에 선발되지 못한 또래 선수들은 계속해 도전해 올 것이다.
남자팀을 지도하고 있는 사석은 감독(사진)은 작년부터 국가대표 후보 선수팀을 맡고 있다. 이미 국내 최정상급에 올라선 성인 국가대표 후보 선수들을 지도하다가 가장 어린 연령 대표팀을 이번에 맡았다. 사석은 감독은 어린 아이들에게 어떻게 말할까.
"우선 즐기면 좋겠다. 테니스가 재미있어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 심리적인 부분, 신체적인 부분은 테니스가 재미있으면 저절로 따라온다. 어린 선수들에게는 계속해 자신감을 심어주고,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성인 선수들을 지도하다가 이번에 어린 아이들을 지도하니 오랜만에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다."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더군다나 무승부도 없고, 동양권 선수보다 서양권 선수들의 초강세가 이어지고 있는 테니스에서 그간 한국 선수들은 성공보다 좌절을 맛보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어쩌면 한국 테니스 선수들이 개척해야 할 운명이다. 아직 어린 선수들에게는 와닿지 않을 수 있지만 1~2년만 지나면 현실로 다가온다. 이게 그간 한국 주니어 테니스 선수들이 겪어왔던 일이었다.
'즐겨라'. 운동 선수들에게 어쩌면 가장 어려운 주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답은 정해져 있다. 즐겨야 한다. 어린 아이답게 재미있게 놀기를 바란다. 테니스로 재미있게 노는 것. 이것이 성공적인 테니스 선수로 성장하기 위한 첫 걸음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권민찬>
<김현학>
<홍승유>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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