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 말에 반박한 축협, 정보 흘린 위원들 단속부터 [초점]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박주호 전력강화위원이 유튜브를 통해 대한축구협회의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해 비판하자 대한축구협회가 공식적으로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했다.

박주호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자신의 유튜브에서 직접 감독 선임 과정에 대해 얘기했다. 하지만 뒤에서 숨어 실시간으로 중요한 전력강화위의 정보를 흘린 위원들에 대한 얘기는 없다. 사견을 덧붙이 정보를 흘려 감독 선임 과정을 혼탁하게 만든 이들은 단속하지 않고 감독 선임이 되고 지난 과정을 설명한 박주호 위원만 잡는 대한축구협회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공식 발표를 통해 "박주호 위원의 영상이 언론과 대중에게 커다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치우친 자기 시각에서 본 이러한 언행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자체는 물론 자신을 제외한 많은 위원들의 그간의 노력을 폄훼하고 있어, 우선적으로 지난 5개월간 함께 일해온 나머지 전력강화위원들에게도 사과하고 해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대한축구협회는 박주호의 이러한 언행이 위원회 위원으로서 규정상 어긋난 부분이 있는 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필요한 대응을 진행할 것"이라며 법적인 검토까지 하고 있음을 밝혔다.

협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의 절차가 이게 아니다'는 박주호의 말에 대해 "10차 전강위에서 5명의 후보를 위원회에 추천할테니 정해성 위원장에게 위임한바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력강화위원은 감독 후보자를 추천하는 곳일뿐"이라며 박주호 위원이 홍명보 감독 선임을 몰랐던 것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 축구협회다. 이어 "박주호 위원이 후보자를 압축하는 과정에 동참했기에 자신의 생각과 다른 이가 감독이 됐다고 해서 '절차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바른 언행이 아니다"고 했다.

결국 박주호 위원이 50분 이상의 영상에서 '절차가 아니다'라고 한 한마디에 대한축구협회는 초점을 맞춰 해명한 셈.

이 부분은 분명 박주호 위원의 잘못일 수 있다. 하지만 이임생 총괄이사가 8일 기자회견에서 서두에 '법리적인 부분이 맞는지 검토했다'고 할 정도로 본인들조차 법리적 부분이 애매했던 감독 선임 과정에서 박주호 위원이 혼선을 빚은 것에 대해 꼬투리를 잡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보다 중요한 것은 박주호 위원이 영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력강화위 정보가 흘러나가더라"며 "일부 위원들은 사리사욕을 챙기려 했다" 등의 말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반박하지 않은 축구협회다.

10번 이상의 전력강화위가 지속되면서 내부에서 얘기되었어야할 정보가 수없이 밖으로 새었다. 그속에 사견도 더해져 축구팬들은 혼란에 빠졌다. 누구보다 비밀유지를 해야할 전력강화위원들이 나서서 정보를 흘린 것이 명백한데 이들에 대해서는 단속하지 않은채 감독 선임이 된 이후 감독 선임 과정에 있었던 사람으로써 직접 설명하는 것에 하나의 실언이 있다고 공식입장까지 내며 유감을 표하는 대한축구협회를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