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동료들과 축구계의 생일 축하 속에 토트넘 훗스퍼에 복귀했다. 이제 계약 상황에 대한 소식도 나올 전망이다.
손흥민은 7월 8일 자신의 32번째 생일을 맞이했다. 토트넘은 8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의 생일 소식을 전하며 "우리의 캡틴, 행복한 생일 되기를 바란다"고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또한 동료들이 모국어로 전하는 축하 메시지를 공유했다.
토트넘 공식 채널은 프리시즌 훈련에 복귀한 손흥민이 생일 축하 풍선과 함께 감사 인사를 하는 영상도 함께 게시했다. 또한 국제축구연맹(FIFA) 공식 채널 역시 한국어로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 선수의 32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고 전했다.
토트넘에서 10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는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했다. 데뷔 시즌 활약은 다소 아쉬웠다. 리그 28경기에 출전해 4골에 그쳤다. 이에 한 시즌 만에 독일 분데스리가 복귀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손흥민은 다시 한번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다행히 2년차부터 잘 풀리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꾸준하게 리그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달성하며 토트넘의 핵심 선수가 됐다. 개인 통산 최고의 시즌은 2021-22시즌이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PL) 개막전부터 득점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꾸준하게 골맛을 본 그는 리그 23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2022-23시즌은 다소 아쉬웠다. 골은 물론 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빈도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공격수로서 팀에 직접적으로 끼치는 영향력이 줄면서 선발 제외 여론까지 형성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심각한 부상까지 당했다. 손흥민은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안와골절 부상을 당해 특수 제작한 보호용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시즌 종료 후에는 스포츠탈장 부상까지 안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
다행히 후반기 반등에 성공했다. 득점왕을 차지했던 순간 만큼의 득점 페이스는 아니었지만 조금씩 득점을 추가하면서 결국 리그 10골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큰 변화가 있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로 선임됐고 해리 케인, 위고 요리스라는 라커룸 핵심 선수들이 떠나게 됐다.
특히, 케인은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 공격의 핵심이었다. 그런 그의 행선지는 바이에른 뮌헨이었다. 토트넘은 케인을 놓치고 싶지 않았지만 이미 돈보다 우승컵을 더 원했던 그를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뮌헨은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확실한 대체자를 찾고 있었고, 이미 예전부터 케인과 이적설이 있었다.
6월 말부터 본격적인 이적 작업이 시작됐다. 이후 뮌헨과 토트넘의 치열한 협상이 반복됐다. 뮌헨이 영입 제안을 하면 토트넘은 거절했다. 그러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합의점을 찾았다. 케인이 떠나면서 손흥민과의 PL 합작골 기록은 47골에서 마무리됐다. 이들은 첼시의 레전드 프랭크 램파드와 디디에 드록바(36골)를 제치고 역사상 최고의 공격 듀오로 활약해왔다.
손흥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리더, 형제, 그리고 레전드. 너와 함께 했던 첫 날부터 즐거웠어. 정말 많은 추억이 있고, 엄청난 경기들을 함께 뛰었지. 그리고 믿을 수 없는 골들을 합작했어. 네가 나와 우리 팀, 그리고 우리 팬들에게 준 모든 것들에 대해 감사를 전해. 새로운 도전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라커룸 핵심 선수들이 떠난 가운데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했다. 토트넘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손흥민이 우리 팀의 주장으로 임명됐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손흥민은 이제 토트넘 입단 후 9번째 시즌을 앞두고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당시 손흥민은 토트넘 공식 채널을 통해 "이 거대한 팀의 주장이 되어 정말 영광이다. 나는 이미 모든 선수들에게 경기장 안과 밖 어디에서든 스스로가 주장이라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새로운 시작이다. 이 유니폼과 주장 완장을 위해 모든 걸 바칠 것이다"고 각오를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은 이미 경기장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팀의 주장으로 매우 적합한 선수다. 모두가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라는 걸 알고 있고, 이미 라커룸 내에서 엄청난 존경을 받고 있다. 손흥민은 팀 내에서 모든 그룹과 두루두루 어울린다. 단순히 인기가 많아서가 아니다. 손흥민은 토트넘과 대한민국 대표팀 주장으로서 많은 걸 성취했기 때문이다"고 칭찬했다.
손흥민은 주장으로서 막중한 역할을 맡았다. 경기장 안팎에서 선수들을 이끌었으며, 토트넘의 에이스로서도 제몫을 다했다. 좌측면 윙어와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하면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9월에만 6골을 몰아치며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통산 4회 수상으로 세계적인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브루노 페르난데스, 마커스 래쉬포드(이상 맨유) 등 현역 선수들은 물론 티에리 앙리, 앨런 시어러, 프랭크 램파드 등 레전드들과 같은 기록이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전반기부터 나쁘지 않은 성적을 거뒀다. 우선 리그 개막전에서는 브렌트포드와 2-2로 비겼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라운드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이후 절정의 경기력을 보여주며 무패 흐름을 이어갔다. 본머스와 번리,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모두 잡아냈고 아스널, 리버풀 같은 강팀들을 상대로도 승점을 가져왔다.
토트넘은 10월까지만 해도 리그 개막 후 10경기 무패 행진(8승 2무)을 달리며 선두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11월 초 첼시전에서 부상, 퇴장 등 악재가 속출했다. 이후 순위가 조금씩 떨어지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서 멀어졌다. 최종적으로 토트넘은 리그 5위를 기록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 나서지 못하지만 UEFA 유로파리그에 참가하게 된다. 모처럼 유럽 대항전 일정을 소화한다.
한편 손흥민의 재계약 관련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영국 '풋볼 인사이더'는 "토트넘은 손흥민에게 새 계약을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남은 선수 생활을 이곳에서 불태우길 바라고 있다. 구단 측은 이미 손흥민과 계약 연장 대화를 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매체는 "현재 손흥민의 계약에는 1년 연장 옵션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를 발동시키면 계약 기간을 2026년 여름까지 늘릴 수 있다. 하지만 토트넘 측이 아예 새롭게 장기 계약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손흥민은 주장이라는 위상이 반영되어 팀 내 주급 1위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손흥민은 지난 6월 A매치 기간 거취와 관련해 "지금으로서는 딱히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 구단하고 오고 가는 얘기가 없는 상황에서 이렇게 계속 보도가 나와서 불편한 건 사실이다. 저는 그저 토트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흥민은 "나는 늘 토트넘에 무언가(결과물)를 안겨주고 싶다는 걸 숨기지 않고 말했다. 이는 나 자신은 물론 팬분들과 한 약속이기 때문에 그걸 지키고 싶다. 지금은 시즌을 보내면서 계약 관련 대화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아직 계약 기간이 남아 있다. 거취 관련 내용으로 인해서 정신이 왔다 갔다 하는 것보다는 제가 해야 될 것들을 집중하게 하는 게 선수로서의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