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티네스 “12이닝 연속득점은 그분이 오신 것” 강동궁 “승부처 3세트 놓친게 아쉬워”

김동우 MK빌리어드 기자(glenn0703@mkbn.co.kr) 2024. 7. 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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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하나카드PBA챔피언십 시상식 후
마르티네스, 강동궁 공동 기자회견
“쿠드롱 최다우승(8회) 언젠간 깰 것”
“다음엔 헐크 복장으로 세리모니”
다비드 마르티네스가 PBA2차전 우승 기자회견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밤 늦게까지 격전을 치렀지만 우승한 마르티네스나 아쉽게 준우승한 강동궁도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8일 밤 끝난 24/25시즌 하나카드PBA챔피언십 결승전에서 다비드 마르티네스는 역전승으로 자신의 통산 다섯 번째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반면 강동궁은 1~2세트에선 완벽한 경기력으로 상대를 압도했으나 후반부 페이스가 떨어지며 두 대회 연속 우승을 놓쳤다. 마르티네스는 더 나아가 쿠드롱의 최다우승(8회) 기록 갱신에 대한 자신감도 내비쳤다. 강동궁은 ‘초전박살’ 작전으로 몰아부쳤는데, 3세트를 내준게 아쉽다고 했다. 시상식 후 기자회견장에서 나눈 얘기를 소개한다.

[우승 다비드 마르티네스]

▲역전승으로 우승했다. 소감은.

=이번 대회 내내 경기력에 만족했다. 대회가 진행되면서 테이블과 공에 잘 적응하는게 느껴졌다. 결승전은 강동궁 선수가 초반에 잘했기 때문에, 최대한 침착하게 경기하려 했다. 3세트를 따냈을 때 나만의 플레이를 하려고 했고, 세트스코어 2:2가 됐을 때 더 잘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었다.

▲4세트 막판부터 12이닝 연속 득점을 올렸다. 한국에선 그럴 때 ‘그분이 오셨다’고도 한다. =그분이 오신 걸 느꼈다. 하하. 2:2 동점이 되면서 힘이 났고, 내 퍼포먼스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었다. 동점 됐을 때 강동궁 선수가 주춤하고 움츠리는 걸 느꼈다. 강동궁 선수가 준결승전과 결승전을 촉박하게 연속으로 치르다 보니 에너지에서 내가 앞섰던 것 같다.

▲우승 직후 소감을 말할 때 살짝 울먹거리는 것 같았는데.

=늘 그렇듯 카메라 앞에서 말을 해야 할 때 긴장이 돼서 그런 표정이 나왔다. 지금으로서는 눈물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자리에 아내가 있었다면 어땠을지는 모르겠다.

▲부인과 떨어져서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한국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는 선수도 있는데.

=전에는 아내가 1년에 두어달 정도 한국에 와서 같이 생활하기도 했다. 그러나 아내도 스페인에서 일을 하고 있기에 여름에는 한국으로 오는 게 쉽지 않다. 그래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PBA투어에는 베트남으로 오기로 했고, 11월에도 한국에 방문할 예정이다.

▲벌써 5번째 우승이고 한국에서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고 할 만큼 성공을 이뤘다. 한국에서 활약하는 것이 본인에게는 어떤 의미인지.

=트로피를 얻는 것은 항상 기쁜 일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는 더욱 어려운 생활이 지속된다. 이기지 못하거나 성적이 저조할 때는 한 달이 넘는 기간에 2경기를 치르는 게 전부일 정도다. 그럴 때는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는다.

▲이번 우승으로 PBA 최다 우승 공동 2위가 됐다. 1위는 쿠드롱의 8회인데, 언제쯤 쿠드롱 기록을 넘을 것 같은가.

=이번 시즌이 될 수 있고, 다음 시즌이 될 수도 있다. 항상 ‘한 번만 더하자’고 생각한다. 이런 마인드가 이어진다면 언젠가는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기자회견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는 강동궁. 강동궁은 이날 결승전 3세트를 내준 것을 패인으로 꼽았다.
[준우승 강동궁]

▲역전패하며 아쉽게 준우승했다. 경기 소감은.

=시작이 좋았는데 점점 힘들어져서 아쉽게 됐다. 그래도 괜찮다. 우승은 못했지만 과정이 나쁘지 않았다. 오늘 나름대로 기분이 좋다.

▲오늘 패인을 꼽자면.

=2세트까지는 좋았다. 그런데 3세트에 상대가 수비를 많이 하고, 역전-재역전을 거듭하며 마르티네스가 앞서나갔다. 3세트를 놓치면서 힘이 많이 빠졌다. 만일 3대 0으로 앞서갔다면 체력적으로 밀리더라도 기세로 해봤을 법한데 아쉽다. 돌이켜보면 3세트가 분수령이었다.

▲1차전 우승에 이어 2차전 준우승이다. 올 시즌 컨디션이 좋아보인다.

=컨디션이 좋기도 했지만, 마지막 세트나 마지막 득점을 올려야 할 때 자신감이 생기면서 성적이 괜찮게 나오고 있다. 작년 재작년에는 긴박하거나 힘든 상황에서 많이 고전했다. 올해는 긴박할 때 집중이 잘 돼서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작년에는 욕심이 생겨 이제껏 하지않았던 운동을 하면서 살을 많이 뺐는데, 이상하게 성적은 안나왔다. 올 시즌에는 예전처럼 살이 조금 쪘는데, 살이 조금 쪄야 상대방도 부담을 갖는 것 같다. 하하.

▲4강전에서 풀세트를 치르고 휴식 시간이 적은 상태로 결승전을 치른 게 영향이 있었나.

=그건 핑계다. 물론 팔라손과의 4강전이 힘들기는 했다. 4강전 끝나고 저녁 식사하고 바로 시합에 들어갔다. 휴식시간이 조금 더 있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초전박살’을 내자는 마음가짐으로 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힘에 부치더라. 마르티네스 선수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을 열심히 쳤다. 실력에서 졌지만, 다음 시합 때는 체력적인 부분도 보완하겠다.

▲시즌 초반 성적이 좋다. 100% 강동궁으로 돌아온 것인가.

=항상 자신은 있다. 하지만 PBA에서는 모든 시합이 긴장된다. 누구를 만나도 마음 편하지 않다. 현재 결과가 좋기는 하지만, PBA에 있는 모든 선수가 잘 치는 만큼 항상 긴장과 집중을 잃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제 곧 팀리그가 시작되는데.

=우리 팀은 팀원이 크게 바뀌지 않아 다른 팀에 비해 조직력이 좋다. 팀리그 개막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며칠 모여서 맞춰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 팀리그도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겠다. 개인 성적도 중요하지만, 지난 시즌 팀리그 준우승했으니을 시즌에는 우승을 맛보고 싶다. 팀원과 힘을 합쳐 올해는 더 높은 곳에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SK렌터카의 ‘월렌트’ 광고에서 연기도 하던데,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나.

=다른 광고와는 달리 나는 광고에서 하는 게 별로 없다. 하하. 대사는 적었지만, 당시 상황이 재밌었다. 당구 선수가 광고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다. 기회를 준 SK렌터카에 감사드린다. 다음에는 대사를 더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만일 광고에서 헐크 분장을 해야 한다면?) 사실 개인투어나 팀리그에서 우승하면 헐크 의상을 안에 입고 하는 세리머니를 생각해봤는데, 더워서 쉽지 않았다. 하하. 다음에 기회가 온다면 헐크 복장으로 세리머니를 해보고 싶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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