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강해질 일만 남았다" 후반기 대반격의 주인공은? 현장의 시선은 한팀으로 쏠렸다 [프로야구 전반기 결산⑤]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위팀의 승률이 6할이 채 안된다. 1위 KIA 타이거즈부터 꼴찌 키움 히어로즈까지 차이가 13경기에 불과하다.
어느 팀도 한순간 미끄러지면 안심할 수 없다. 프로야구 현장에서 꼽은 2024 후반기 가장 두려운 팀은 어디일까.
스포츠조선이 전반기 종료 후 각 구단 감독, 단장, 코치, 주요 선수 등 10개 구단 5명씩 총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야구 전반기 설문 조사 결과, 롯데는 후반기 최고의 다크호스 부문에서 총 50표 중 절반이 넘는 29표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설문에 임한 5명이 모두 롯데를 지목한 팀도 있었다.
역대급 추락과 상승세를 한꺼번에 경험한 전반기였다. 롯데는 시즌초 믿었던 베테랑들의 투타에 걸친 극심한 부진, 유망주들의 성장 정체가 맞물리며 지난 5월1일까지 8승22패1무, 승패마진 -14를 기록했다.
하지만 에이스 애런 윌커슨이 살아나고, 황성빈 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등 젊은 타자들이 힘을 내면서 흐름이 반전됐다.
5월 13승10패1무로 반등에 성공한 롯데는 급기야 6월에는 14승9패1무로 10개 구단 중 최고 성적을 거뒀다. 자칫 김태형 감독 부임 첫 시즌이 허무하게 끝날 뻔했지만, 한국시리즈 7연속 진출, 우승 3회의 명장답게 팀을 빠르게 추스르는데 성공했다.
전반기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가 단 2명(레이예스, 윤동희) 뿐이다. 주요 타자들의 부진과 더불어 돌림노래처럼 찾아오는 부상이 낳은 결과다.
레이예스는 타율 3할4푼6리 OPS(출루율+장타율) 0.884, 윤동희는 타율 3할2리 OPS 0.821의 고칼로리 활약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 트레이드와 2차 드래프트, 방출선수 영입을 통해 쓸수 있는 카드를 늘려놓은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 와중에 손호영이라는 초대박도 터졌다.
'캡틴' 전준우가 약 5주간 자리를 비웠고, 새로운 중심타자로 떠오른 손호영 역시 30경기 연속 안타의 금자탑을 세우는 한편으로 5월에 이어 또 부상으로 이탈했다. 올스타브레이크를 앞두고 빠졌던 고승민은 다행히 빠른 합류가 가능하지만, 주전 포수 유강남의 공백은 한동안 이어질 예정이다.
투수진의 터닝포인트가 윌커슨의 올해 프로야구 첫 완봉 포함 9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등 부활 역투라면, 타선의 기폭제는 '마황(마성의 황성빈)' 황성빈이었다. 5월초 흐름을 다잡은 롯데는 황성빈이 주전으로 맹활약하기 시작한 5월 하순부터 급격히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앞서 4월 하순 부상으로 빠지기 전에도 더블헤더에서 홈런 3개를 치는 등 달라진 모습을 내비쳤던 황성빈은 타격, 도루, 장타력 등 공격 전반에서 잠재력을 터뜨리며 팀의 상승세를 이끄는 첨병이 됐다. 아직 규정타석은 채우지 못했지만, 전반기 성적이 타율 3할4푼9리 4홈런, OPS 0.883에 달한다.
특히 후반기에 더 보강될 전력이 남아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좌완 에이스 반즈가 후반기 시작부터 돌아온다. 중심 투수인 박세웅과 구승민도 전반기 만만찮은 부진을 겪은 만큼 바닥을 찍고 올라올 수 있다. 고승민 손호영 유강남 등 팀의 중추 역할을 해줄 핵심타자들, 최준용 전미르 등 젊은 필승조 역시 아직 부상과 부진에서 회복해야한다.
현장에서는 올시즌 롯데의 기세에 대해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수년간 정체됐던 유망주들이 한꺼번에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는 것. "이제 틀이 잡혔다. 투타의 조화가 돋보인다", "그야말로 물이 올랐다. 기세가 무섭다. 더 강해질 여지가 충분하다", "선수들이 젊고, 의욕과 자신감으로 가득 찼다. 분위기가 남다르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중위권 싸움 판도를 가를 핵심 변수"라며 최대 다크호스로 꼽는 분위기가 대세였다. A 코치, B 단장, C 감독 등은 "타격이 올라오고 있는데, 반즈가 복귀하면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데 의견을 함께 했다. D 감독, E 단장처럼 "김태형 감독의 힘이 나오고 있다. 시즌 초반과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는 평가도 있었다.
역대급 뒤집기쇼를 보여준 경험이 있는 KT 위즈(8표)가 2위, 사령탑이 교체된 한화 이글스(4표)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NC 다이노스(3표)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이상 2표) 삼성 라이온즈(1표)가 뒤를 이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KT는 이강철 감독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팀 케미와 저력이 좋은 점수를 받았다. 매년 시즌초 어려움을 습관처럼 이겨내는 '뒷심'에 초점이 맞춰졌다. 고영표를 중심으로 한 안정된 선발진도 호평받았다.
한화의 경우 김경문 감독의 귀환에 거는 기대가 컸다. "김경문 감독님 부임 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사령탑 교체 이후 조직력이 탄탄해보인다"는 찬사가 뒤따랐다. NC와 두산, 키움, 삼성 역시 후반기에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은 충분하다는 시선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전반기 만에 600만 관중을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선두 KIA가 거듭된 우려 속에도 전반기 끝까지 선두를 지켜낸 가운데, 다른 팀들의 추격세가 뜨거워질수록 역사상 첫 1000만 관중도 가까워질 것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프로야구 전반기 설문 조사 결과(후반기 다크호스)
=순위=팀이름=득표수=
=1=롯데=29=
=2=KT=8=
=3=한화=4=
=4=NC=3=
=5=두산, 키움=2=
=6=삼성=1=
※무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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