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박민 KBS 시사프로 폐지 등 가처분 항고 기각

노지민 기자 2024. 7. 9.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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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박민 사장 취임 후 KBS에서 벌어진 시사 프로그램 폐지 및 진행자 하차 등이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노동조합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항고를 기각했다.

이후 KBS 사측은 8일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법원이 사측의 인사권과 편성권을 인정하며 노조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 사건 항고심에서 또다시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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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처분 신청 제기 당사자능력 없어" 단협 위반여부 판단 없이 기각
KBS "사측 인사권· 편성권 인정" KBS본부 노조 "아전인수격 해석"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서울 영등포구 KBS 사옥. 사진=KBS

법원이 박민 사장 취임 후 KBS에서 벌어진 시사 프로그램 폐지 및 진행자 하차 등이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노동조합 측이 제기한 가처분 신청 항고를 기각했다. KBS 사측은 이 판결이 회사의 인사권과 편성권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는데, 노조는 판결문에 관련 내용이 전무하다며 “아전인수격 해석”이라 반박했다.

지난 5일 서울고등법원 제15민사부(재판장 윤강열)는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KBS 사측 상대로 제기한 단체협약위반금지 가처분 항고를 기각했다. KBS본부는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임명 직후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주진우 라이브' '최강시사' 등 진행자가 교체되고, 2TV 시사 프로그램 '더 라이브'가 편성 삭제 및 폐지됐으며, '뉴스9' '뉴스광장' '사사건건' 등 진행자가 전면 교체된 것 등이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가처분을 신청했다. KBS본부는 사내 4개 노동조합 가운데 교섭대표노동조합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KBS본부는 “제작 프로그램들의 갑작스러운 진행자 교체와 일방적인 방송 개편 행위 등은 해당 제작진의 방송제작 자율성을 침해하고, 비정규직 직원들이 다수인 제작진의 생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라며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채무자(KBS)의 편성규약, 그리고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방송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했다. 그러면서 “단체협약에 대한 이행청구권, 프로그램 개편에 대한 채권자(KBS본부)의 협의권, 보도·제작 간부에 대한 임명 동의권, 임시 공정방송위원회 개최 요구권 등”을 들어 가처분을 구했다.

재판부는 KBS본부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당사자능력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KBS본부는 언론·미디어 산업 종사자들이 가입한 산업별 노동조합(전국언론노동조합)의 하부 조직이라는 점에서, 언론노조가 아닌 KBS본부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할 당사자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이다. 판결문에는 KBS본부가 언론노조 하부 조직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적시됐고, KBS 사측 행위의 단체협약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KBS 사측은 8일 <KBS본부노조 제기 가처분 신청 항고 '기각'…사측의 '인사권· 편성권 인정' 재확인> 제목의 보도자료에서 “법원이 사측의 인사권과 편성권을 인정하며 노조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 사건 항고심에서 또다시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의 이 같은 결정은 1심 각하 결정 내용의 정당성을 재확인한 것으로, 1심 결정 내용에서 언급된 사측의 인사권과 편성권을 다시 한 번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를 두고 KBS본부 측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언론노조 KBS본부는 산별 노조이기 때문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이 소를 제기했어야 된다는 내용이기에 사측의 주장은 완전히 아전인수격 해석”이라며 “판결문 어디에도 사측의 인사권과 편성권을 인정했다라는 표현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KBS는 지난 3월로 단체협약 유효기간이 만료되면서 '무단협' 상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BS 사측이 조직개편을 앞두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KBS 사내 노동조합들이 우려를 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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