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렸던 불펜, 베테랑들의 부진…‘러키비키’외친 삼성 최지광의 역할이 더 중요해진 까닭

김하진 기자 2024. 7. 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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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최지광. 삼성 라이온즈 제공



전반기 막판, 불펜에 공백이 생겼을 때 박진만 삼성 감독은 ‘1순위’ 대체자로 최지광을 꼽았다.

우완 이승현에게 휴식을 주기 위해 2군으로 내려보냈을 때에도, 홀드 리그 4위(17개)인 김태훈이 부상으로 말소됐을 때에도 박진만 감독은 “최지광이 해줘야한다”고 말했다.

부산고를 졸업한 뒤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9순위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최지광은 우완 정통파 강속구 투수다.

2019년 10홀드로 데뷔 첫 두자릿수 홀드를 기록했고 2020년에는 15홀드, 2021년에는 14홀드 등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그만큼 가진게 있기에 기회도 많이 갔다.

그러나 좀처럼 1군 주전이라는 인상은 심어주지 못했다. 2021시즌을 마치고 상무에 입대한 최지광은 지난해 복귀 후 첫 시즌을 치렀다. 2023시즌 22경기에서 2승1홀드 평균자책 5.19를 기록했다. 여러모로 최지광 스스로도 만족하지 못한 성적이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삼성 마운드 허리의 한 축을 책임지는 중이다. 전반기 9경기에서 12.1이닝 4실점 평균자책 2.92를 기록했다. 박 감독이 “이제 해줘야한다”라고 할 만 하다.

팀 사정도 최지광의 역할이 커지게 했다. 전반기 막판 김재윤, 오승환 등 뒷문을 책임지는 베테랑 투수들이 흔들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4위로 전반기를 마쳤지만 전반기 막판 5연패라는 기록을 떠안고 후반기를 맞이했다. 지난 4일에는 퓨처스 올스타전이 진행되는 도중에 코칭스태프 ‘물갈이’가 발표되기도 했다. 팀 분위기도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 최지광. 삼성 라이온즈 제공



불펜이 흔들리며 삼성이 위기가 찾아온만큼 여러모로 후반기 최지광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김재윤, 오승환이 다시 살아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간 역할을 하는 투수들이 마운드를 잘 넘겨줘야하기 때문이다.

최지광 역시 올시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다. 지난해를 돌이켜본 그는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많이 나 있었던 한 해”라며 “기회를 주시는데도 결과를 못 냈으니 화가 많이 났다”라고 했다.

올시즌을 처음에는 독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그런데 또 불의의 부상이 찾아왔다.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오른쪽 광배근이 좋지 않아서 재활에 집중을 했다. 이 시간들이 오히려 터닝포인트가 됐다. 최지광은 “처음에는 좋은 선배들이 많이 우리 팀에 와서 나도 한 자리를 해야한다는 생각에 쫓기는 마음이 있었는데 다치고 나서 생각을 다시 바꾸고 천천히 잘 준비했던게 좋았다”고 돌이켜봤다.

소위 말하는 ‘원영적 사고’로 이겨냈다. ‘원영적 사고’는 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말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최지광은 “오히려 지금 다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시즌 중에 다치면 한 해가 끝날 수 있는데 일찍 다치니까 낫다고 생각해버렸던 것 같다”고 했다.

현재 나오고 있는 성적은 ‘운’이라면서 스스로를 낮췄다. 그러면서 다른 선배들을 유심히 보며 자신이 흡수할 수 있는 부분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최지광은 “따로 이야기하기보다는 경기 전 선배들이 준비하는 모습을 몰래 엿보곤 한다”라며 “김재윤 형은 불펜에서부터 몸을 많이 푸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저렇게 던져도 괜찮구나’라는 느낌도 있다. 반면 오승환 선배님은 바로바로 피칭이 가능하시다”라고 했다.

올시즌 다시금 시즌 완주를 목표로 내건 최지광은 “일단 안 아팠으면 좋겠다. 어떻게 되든 1군에서 잘 던져서 계속 1군 엔트리에 붙어 있고 싶은 희망이 크다”라고 했다. 최지광이 허리를 잘 받쳐준다면 삼성의 반등 가능성도 더 높아진다.

삼성 최지광. 삼성 라이온즈 제공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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