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언급한 '꿈같은' 주3일 하이브리드 근무제 뭐길래

'재택+대면근무' 혼합한 형태
코로나19 종식 이후 논의 시작
일·가정 양립 등 장점 많지만...
팬데믹 종식됐고 인프라도 갖춰야
원희룡 "사회적 합의부터 시작"

원희룡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주3일만 사무실에 출근해 대면근무를 하는 일명 '하이브리드(hybrid·혼종) 근무제' 도입을 제안했다. 코로나 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당시 보편화됐던 재택근무와 사무실 대면 근무를 혼합한 제도인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 논의가 정계에서부터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원 후보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제는 주3일만 출근하고 이틀은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유연근무제의 일종인 일명 '하이브리드 근무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기술과 산업이 빠르게 바뀌는 만큼, 노동과 생활방식도 획기적으로 변화해야 한다"면서 "주3일 출근제는 미래가 아니라 지금이다"라며 제도 도입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원 후보가 언급한 하이브리드 근무제의 장점은 △수도권 과밀화 △교통체증 △일·가정 양립의 어려움 해결 등이다. 출퇴근에 드는 사회경제적 비용만 줄여도 초저출산 현상 완화 등 사회적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사무실 유지비 감소 △직원 복지 향상 △퇴사율 하락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거론했다.

하이브리드 근무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건 코로나 19 팬데믹이 종식된 직후부터다. 특히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중심으로 재택근무를 축소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도 직원들의 선호를 반영해 재택근무와 대면 근무를 혼합한 근무 형태를 채택하는 곳이 늘었다. 네이버는 2022년 7월부터 주3일 이상 사무실에 출근해 근무하는 형태와 아예 원격 근무를 하는 형태 중 선택해 근무할 수 있도록 했다. 직원들의 50% 이상이 때로는 사무실에서, 때로는 집에서 근무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원한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바탕이 됐다.

넘어야 할 산 많아... 원희룡 "사회적 합의부터"

그러나 원 후보의 주장처럼 하이브리드 근무를 전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시기적으로 지난해 상반기 세계보건기구(WHO)나 우리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선언한 지 1년이 넘었고, 그사이 대면 근무로 전환한 기업이 적지 않다. 팬데믹과 같은 특수 상황이 아니라면 재택근무가 용이하지 않은 업종에서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도입하려는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으면서도 유연한 근무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선 이를 뒷받침할 업무 인프라가 조성돼야 한다는 점도 숙제다.

원 후보는 하이브리드 근무제 도입을 위한 '사회적 합의'부터 해나가자는 입장이다. 그는 "사회적 합의만 가능하다면 주3일 출근제로 국가 근로 패러다임을 변환시키는 것이 모두에게 윈-윈(win-win·상생)이 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원격 근무가 생산성 저하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만큼, 당시 미진했던 부분을 개선하는 것을 전제로 주3일 출근제 도입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