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에 도전' 김두관 "아르헨 우승한다고 월드컵 경기 안하나"
"1%의 다른 목소리라도 대변해야 한다는 책무가 있어서 (전당대회 출마를) 결심했다.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득표율이) 2%가 나오더라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결심으로 참여했다."
김두관 전 경남지사가 9일 오전 세종특별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 출마, 차기 당대표에 도전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김두관 민주당 대표 후보는 이날 "1인 독주를 막지 못하면 국민이 우려하는 민주당의 위기는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며 당대표 경선 경쟁자인 이재명 전 대표와 대립각을 확실히 세웠다.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전 대표가 당원들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2년 전 전당대회와는 달리 이 전 대표에 도전하는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이번 선거결과가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이 아니겠느냐는 분위기가 팽배했다. 김 전 지사의 이번 출마로 사실상 추대 형태가 될 뻔했던 당대표 선거 구도에 변화가 생긴 셈이다.
김 후보는 회견문에서 "민주당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제왕적 당대표, 1인 정당화로 민주주의 파괴의 병을 키움으로써 국민의 염려와 실망 또한 커지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이 오염원을 제거하고 소독하고 치료하지 않은 채 그대로 간다면 민주당의 붕괴는 칠흑 같은 밤에 번갯불을 보듯 명확하다. 저 김두관의 당 대표 출마는 눈에 뻔히 보이는 민주당의 붕괴를 온몸으로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라고 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의 붕괴를 온 몸으로 막겠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를 묻는 질문에 "지난 총선에서 우리당 지도부가 탁월한 리더십으로 압승했다"며 "윤석열 정부가 국정운영 3년차를 맞고 있는데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힘들어 하나. 정부가 아무런 국정 기조 없이 외교, 민생, 물가 여러 현안을 엉망으로 하고 있음에도 우리 당의 지지율이 국민의힘보다 낮은 것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지 않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김대중, 노무현의 정신을 이어오는 당이다. 그런데 '민주'라는 DNA가 훼손되고 있다. 우리 당의 장점은 다양성과 역동성인데 이런 점도 사라지고 있다"며 "이것을 살리지 않으면 지방선거와 대통령선거를 이기지 못한다고 많이 우려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 당의 역동성, 다양성을 키워내겠다는 의지로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그동안 일부 당 중진 의원들이 출마를 만류한 것에 대해 "좀 철학적 이야기같지만 큰 선거에서 계산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1%의 다른 목소리도 대변해야 하는 책무가 있어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당의 건강성이 다양성과 역동성인데 이런 점에 있어 김두관 후보의 역할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며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득표율이) 2%가 나와도 끝까지 완주하겠다는 의미로 참여하게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대표에 아무도 도전하지 않는다면) '이번 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가 우승할 것이니 경기하지 말고 아르헨티나가 3대1로 우승한 것이라고 정리합시다' 이런 것 아닌가"라며 "정성호·박지원 민주당 의원이 힘든 선거가 될 것이라 (출마를) 염려해주셨는데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저는 국민과 당원을 보고 가는데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되려면 반드시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 당에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반드시 작동돼야 한다. 이렇게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또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나 민주당사가 아닌 세종시에서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해 "대한민국은 수도권 1극 중심으로 흐르고 있어서 국민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정보, 돈, 기회, 사람 모두 수도권에 몰리는데 이대로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을 것 같다"며 "세종은 국가균형발전의 상징의 도시이고 노무현의 도시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책임있는 제1당으로서 국가균형발전, 지방분권을 완성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여기서 회견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어떤 전략으로 선거를 이끌지를 묻는 질문에 "차기 지선과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1인 정당이 아니라 다양한 색깔, 중도, 중원을 대변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는게 중요하다"며 "국민의힘에서도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등 현재 여야 지도부로 정치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이 얘기된다. 이럴 때 여야가 강대강으로 계속 싸우면 국민들이 마음 둘 곳이 없지 않나. 여야가 합의하고 민생을 먼저 챙기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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