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법 재표결 전망···‘한동훈 특검법’이 나오냐에 달렸다

조미덥 기자 2024. 7. 9.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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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8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 태평양국립묘지(펀치볼)를 방문, 애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관심은 국회 재표결 결과에 쏠리고 있다. 현재 법안으로는 여당 이탈표가 적어 재표결 정족수(200석)를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법원장 추천 특검법’ 발의를 약속한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대표로 선출되면 제3자 추천 특검에 대한 여야 협상이 이뤄지고, 여당 내 균열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원래 채 상병 순직 1주기(19일) 안에 재표결을 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최근 8월로 시기를 늦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서둘러 재표결을 해도 통과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범야권 192명에 더해 국민의힘에서 8명 이상의 이탈표가 있어야 하는데 현재 국민의힘에서는 안철수 의원만 공개적으로 특검법을 지지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오는 23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야당 주도 특검법에 반대하는 결속도가 높아져 있기도 하다.

국민의힘의 유력한 당권주자인 한동훈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는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힌 것은 변수다. 재의결 시점을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로 미룬다면, 여당이 자체 특검법을 발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야 협상이 진행돼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대한변호사협회가 특검을 추천하도록 하는 아이디어를 내며 여야 간 중재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조국혁신당도 비교섭단체 몫 특검 추천권을 양보하겠다며 제3자 추천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여야의 타협안 도출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우선 한 후보가 당선돼도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특검법을 발의하기까지 난관이 많다.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해 원내 다수인 친윤석열(친윤)계가 특검에 반대하기 때문이다. 한 후보는 당선되더라도 당장은 전당대회 기간 쌓인 윤 대통령, 친윤계와의 갈등을 푸는 작업에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이때문에 당내 반발이 강하면 특검법을 강행하지 않을 수 있다.

민주당이 제3자 특검 추천안을 받을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현 법안은 야당이 특검을 추천하게 돼 있는데, 한 후보 안처럼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면 제대로 수사가 되겠냐는 당내 반발이 있을 수 있다. 8월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려 당원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법안을 낸다면 협상은 가능하다면서도 공식적으로 현재의 원안 특검법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물론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특검법안을 발의하지 않아도 한 후보 특검법안에 동조하는 의원이 8명 이상 세력을 구축하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 거부권 행사 후 재표결 폐기’의 쳇바퀴를 벗어나 특검이 현실화할 수 있다면 야당에서도 제3자 특검 추천안이 힘을 얻을 수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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