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려짓기’ 약용작물 어쩌나…전작 사용약제 검출로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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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약용작물에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등록되지 않은 약제가 검출돼 유통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작피해를 막기 위해선 돌려짓기가 불가피한 데다 주로 뿌리 위주로 유통하는 약용작물의 특성상 약제 사용에 농가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면서 "뿌리를 주로 활용하는 약용작물은 연작피해를 막고자 땅을 옮겨 다니면서 작물을 재배할 수밖에 없는데 전작 작물에 사용한 약제가 토양에 남아 있다면 약용작물 농가가 피해를 보게 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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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 사용약제 토양 잔존 피해
현재 제도상 구제할 방법 없어
“PLS 등록약제 넓게 인정해야”


일부 약용작물에서 농약허용물질목록관리제도(PLS)에 등록되지 않은 약제가 검출돼 유통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작피해를 막기 위해선 돌려짓기가 불가피한 데다 주로 뿌리 위주로 유통하는 약용작물의 특성상 약제 사용에 농가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약용작물의 등록 약제를 폭넓게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강원 평창군 진부면에서 3만3058㎡(1만평) 규모로 당귀를 재배하는 농민 A씨는 최근 제약회사에 납품하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수확한 당귀에서 미등록 약제인 디니코나졸 성분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디니코나졸은 배추 등에 주로 쓰는 생장억제제다.
앞서 A씨는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는 조건으로 제약회사와 공급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미등록 약제가 검출되면서 GAP 인증을 받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계약도 지킬 수 없게 됐다.
A씨는 “뿌리를 크게 키울수록 좋은 당귀에는 생장억제제를 쓸 일이 없다”면서 억울해했다.
A씨가 파악한 결과 해당 토지에선 1년 전 배추를 재배했고 문제의 약제는 배추를 재배할 때 흔히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사용하지도 않은 약제가 검출되는 바람에 올해 수확한 당귀 1만㎏ 전량에 대해 GAP 인증을 받지 못했다”면서 “GAP 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면 그러지 않을 때보다 연간 생산비가 15% 정도 더 들어가는 반면 생산량은 10% 적게 나오는데 GAP 인증이 무산되면서 피해가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GAP 인증을 받으면 당귀 1㎏당 도매가격 기준 1만8000원 정도로 팔 수 있는데 GAP 미인증으로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시중에 1만5000원 정도로 낮게 팔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생산자단체 등에서는 이번 일이 약용작물 전반에서 나타날 수 있는 문제로 보고 농가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윤성현 한국생약협회 사무국장은 “진부면에 당귀농사를 짓는 약용작물 농가가 많은데 올들어서만 A씨와 같은 피해를 본 농가가 여럿”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뿌리를 주로 활용하는 약용작물은 연작피해를 막고자 땅을 옮겨 다니면서 작물을 재배할 수밖에 없는데 전작 작물에 사용한 약제가 토양에 남아 있다면 약용작물 농가가 피해를 보게 되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약용작물 업계에 따르면 당귀는 3년, 천궁·작약은 3∼5년, 황기는 10년마다 돌려짓기하지 않으면 연작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박성진 농림축산식품부 농축산위생품질팀 사무관은 “PLS 제도상 현재로선 해당 약용작물 농가 A씨를 구제할 방법이 없다”면서도 “출하 10일 전쯤 시·군농업기술센터에 잔류농약 검사를 의뢰해 미리 농약 안전성 검사를 한 뒤 여기서 미등록 약제가 검출되면 출하를 연기하는 방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남숙 농촌진흥청 농자재산업과 사무관은 “당귀처럼 소면적 작물의 경우 농진청에서 운영하는 농약안전정보시스템 내 농약직권시험수요조사 서비스를 통해 약제 등록을 신청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년 상반기에 수요 조사를 하고 하반기에는 심의에 들어가는데, 약효·약해 실험을 마치고 이듬해 잔류농약을 검사한 후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과 고시까지 마치려면 3∼4년 정도 소요된다”고 밝혔다.
윤 사무국장은 “약용작물 농가 입장에선 미사용한 약제가 검출될 때마다 약제 등록을 새로 신청해야 해 어려움이 많다”면서 “연간 섭취량이 극히 적은 약용작물에 대해선 PLS 제도상 등록 약제를 폭넓게 인정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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