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란수도 부산의 '1023일간' 역사 탐방
조아가 앵커>
6·25전쟁 당시 임시수도였던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피란 수도 유산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되새겨볼 수 있는 탐방 현장을 지혜영 국민기자가 다녀왔습니다.
지혜영 국민기자>
(장소: 아미동 비석마을 / 부산시 서구)
부산 산복도로변의 아미동 비석마을.
6.25 전쟁 당시 갈 곳 없던 피란민들이 모여들면서 형성된 산동네입니다.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의 공동묘지가 있던 곳에 형성된 비석마을은 우리의 아픈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습니다.
현장음> 김호연 / 부산시 문화관광해설사
"1949년 12월에 실제 부산의 인구는 47만 명 조금 넘는 수준이었어요, 그런데 1년 후 1951년, 1·4후퇴 이후 2월에 인구조사를 해봤더니 84만 4천 명으로 거의 두 배 늘어난 거예요"
집을 지을 자재조차 구하기 힘든 시절, 묘지 상석이나 비석으로 옹벽을 세우고 주춧돌 삼아 집을 지어 살았고 마을 곳곳에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현장음> 김호연 / 부산시 문화관광해설사
"'배고파서 죽는 게 더 무섭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 들어보면 무덤 위에 집 짓는 게 뭐가 대수였겠습니까, 지을 수 있죠. 빨리 짓고 정착해서 돈 벌러 나가야죠. 지금 전쟁인데 먹고 살아야 되지 않습니까..."
인터뷰> 김근우 / 양산 신주초 4학년
"(비석마을이) 처음은 무서웠는데 나중에는 사연을 아니까 이해되고 그렇게 안 두려워졌던 것 같습니다."
6·25 전쟁 당시 부산은 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임시수도는 전쟁 기간 1,129일 중 무려 1,023일이나 운영됐습니다.
피란수도인 부산의 역사가 담겨 있는 문화유산 6곳을 둘러보는 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데요.
피란민 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 해설은 전쟁의 아픔 속에서도 이를 극복하고자 했던 우리 국민들의 모습을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현장음> 김호연 / 부산시 문화관광해설사
"자기 고향에 가지 못한 영혼으로써 여기 머물러 있는 게 나의 처지와 비슷하다 이런 생각도 하게 되면서 약간 애잔한 마음을 가지며 물 한 잔 떠 놓기도 하고..."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된 건물과 고등검찰청장의 관사로 쓰였던 건물을 활용해 만든 임시수도기념관은 피란수도 시절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합니다.
임시수도 정부청사로 쓰였던 동아대 석당박물관과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와 해방 후 미국문화원으로 쓰였던 부산근현대역사관은 부산을 대표하는 근대식 건축물로 우리나라 근현대의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현정 / 부산시 남구
"우리 역사를 잘 알지만, 몰랐던 사실도 배우게 되고 그 현장을 직접 보니까 감회가 새로우며 그런 곳은 보존되면 어린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쟁 당시 피난 온 한 부부가 헌책을 팔기 시작하면서 그 역사가 시작된 보수동 책방 골목은 공부하고 싶어도 책을 구하지 못했던 피난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던 곳으로 지금은 추억과 문화가 공존하는 명소로 관광객의 발길을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미석마을에서 임시수도기념관을 거쳐 복병산 기슭에 있는 부산기상관측소까지 6시간에 걸친 탐방 프로그램은 부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보여줍니다.
인터뷰> 박재인 / 양산 신주초 4학년
"해설을 들으니까 이해가 잘 됐고 우리 조상님들은 6·25전쟁 때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인터뷰> 김세용 / 서울시 강남구
"피난민들이 거기에 살던 역사를 감명 깊게 해설사가 잘 설명해 줘서 저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고 앞으로도 많은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피란수도 부산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시민들에게 알리는 한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습니다.
인터뷰> 이지현 / 부산관광공사 관광콘텐츠팀 매니저
"한국전쟁 당시에 부산이 피란수도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요. 무려 1,023일 동안 임시수도 역할을 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피난민들의 생활상과 피란수도의 문화유산들을 탐방하면서 시민들에게 알리고자 이 프로그램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취재: 지혜영 국민기자)
부산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는 탐방프로그램은 '9월, 부산, 영화가 좋다'와 '10월, 부산의 멋'을 주제로 이어집니다.
국민리포트 지혜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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