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평안 얻어, MZ세대 '반려돌 키우기' 확산

2024. 7. 9.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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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가 앵커>

우리 주위에는 반려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며 바쁜 삶 속에서 위로를 찾는 사람이 많은데요.

요즘은 평범해 보이는 돌멩이를 가까이 두고 마음의 평안을 얻는 이른바 '반려돌'을 키우는 젊은층이 늘고 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반려돌'을 사고 파는 사례도 많은데요.

자세한 내용 강예원 국민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강예원 국민기자>

(장소: 경남 창원시)

창원에 사는 대학생 김예은 씨, 집 한쪽을 조약돌 여러 개로 꾸며놨는데요.

이들 조약돌은 집 밖에서 마음에 들어 가져 왔거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것.

점차 돌에 애정이 생기면서 재미있게 눈과 입을 그려 넣기도 했는데요.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는 '반려돌'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김예은 / 대학생

"반려돌의 존재는 알고 있었는데 마침 입시가 끝나면서 한가해져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사서 키우게 되었습니다."

산책을 하기 위해 집을 나서는 김 씨, 나무판자에 올려놓은 자신의 '반려돌'과 함께 나갑니다.

오늘 산책을 함께 하려고 만난 사람, 다름 아닌 자신과 같이 '반려돌'을 키우는 또 다른 대학생 정혜교 씨인데요.

'반려돌'을 침대처럼 꾸민 작은 상자에 넣은 정 씨, 작은 돌맹이지만 겉에 눈을 달고 작은 장식을 달아 귀엽게 만들었습니다.

같은 취미를 가진 두 사람, '반려돌'과 함께 공원에서 산책을 즐기는데요.

두 사람이 '반려돌'을 키우는 이유는 무엇인지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김예은 / 대학생

"수업을 들으러 나가는데 그럴 때마다 반려동물은 외롭게 있을 수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반려돌은) 외로움을 안 탄다는 게 정말 걱정이 덜 되어서 좋다고 생각해요."

인터뷰> 정혜교 / 대학생

"저는 털 알레르기가 있어서 반려묘나 반려견은 꿈에도 못 꿨거든요. 그런데 우리 반려돌은 털도 안 날리고 무생물이라서 손도 많이 안 가니까..."

'반려돌' 애호가들의 채팅방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 반려돌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가까운 사이가 됐습니다.

이처럼 마음에 드는 돌을 반려 동식물처럼 키우는 MZ세대가 늘고 있는데요.

'반려돌'을 작은 액세서리로 예쁘게 꾸미거나 아예 이름까지 붙여주기도 합니다.

한 키워드 분석 사이트에서는 지난 4월 '반려돌' 검색 건수가 5만 건이 넘을 정도, '반려돌'에 관심이 크다는 것을 반영하는데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평생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반려돌' 입양 방법이 간단한 것도 한몫합니다.

길을 가다 자신이 맘에 드는 돌을 주워서 키울 수 있고 반려돌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저렴한 가격에 살 수도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여인하 / 반려돌 판매 쇼핑몰 대표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라고 해서 우울증에 많이 걸리고 자살률도 우리나라가 굉장히 높잖아요. 어떻게 하면 그분들을 이런 우울한 마음에서 해결해 줄 수 있을까 하다가 매개체로서 (반려돌) 판매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반려돌' 가격은 1만 원 안팎 정도, 호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청년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전화 인터뷰> 여인하 / 반려돌 판매 쇼핑몰 대표

"한참 사람들이 많이 찾았을 때는 한 달에 1,000개씩 판매가 되었었고 애완돌을 키움으로써 마음의 위안도 많이 얻게 되었다는 후기를..."

일부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반려돌'을 구매한 사람들에게 작은 카드처럼 생긴 '반려돌 등록증'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하는데요.

'반려돌'의 이름과 함께 구매자의 취미와 같은 자신의 주체성을 나타내는 단어를 넣을 수 있습니다.

반려 동식물처럼 생체활동을 하지 않지만 정서적 안정감을 준다는 '반려돌'.

돌맹이 특유의 촉감에 기분이 좋아진다는 사람부터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기 힘든 고민을 '반려돌'에게 이야기하는 사람까지 있습니다.

외국 언론에서도 한국인들의 이런 모습에 주목하는데요.

지난 3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반려돌'이 일상생활에 바쁜 한국인들이 긴장을 풀기 위한 독특한 휴식 방법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반려돌' 키우기가 하나의 문화가 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는 예전 모습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조금 다르다고 말합니다.

전화 인터뷰> 신정수 / 한국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한국문화학 부교수

"돌에 대한 관심이나 사랑은 옛날부터 있었지만 요즘은 현실적으로 팍팍한데 훨씬 더 인기를 얻는다는 생각이 드네요."

다른 것도 그렇지만 지나친 집착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있는데요.

전화 인터뷰> 신정수 / 한국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한국문화학 부교수

"모든 불행이 집착에서 시작되는 것 같아요. 역사적으로 봐도 송나라의 유명한 문인에 소동파가 반려돌이 많았는데, 귀족 문인이 (소동파의 반려돌을) 뺏으려고 했고 조선시대 후기 '조면호'라는 문인은 엄청나게 수석을 모았는데 자기가 원하는 돌을 갖기 위해 훔쳐 오기도 하고..."

과도한 경쟁 사회 속에서 '반려돌'과 교감을 가지려는 젊은층의 모습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촬영: 김도형 국민기자)

강예원 국민기자

"매일같이 바쁜 일상에 지친 청년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색다른 반려돌 키우기, 반려동물처럼 애지중지 키우면서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찾는 모습이 새로운 풍속도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국민리포트 강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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