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발표] 홍명보 감독, 대표팀 부임→울산 "우리가 보내주는 것...사랑하는 사람 대하는 것과 비슷"
[인터풋볼] 가동민 기자=울산 HD가 홍명보 감독이 떠나는 것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울산은 9일 공식 SNS를 통해 홍명보 감독이 울산을 떠나 한국 대표팀의 사령탑으로 떠나는 것에 대한 김광국 대표이사의 입장을 전했다.
김광국 대표이사는 "울산 HD 팬 여러분, 홍명보 홍명보 감독 관련 말씀을 드립니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이어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홍명보 감독이 떠납니다. 많은 팬분들이 속상해합니다. 충분히 충분히 팬들의 감정을 존중합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계속해서 "우리 팬분들의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과 거의 똑같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홍 감독은 국대로 갑니다. 우리 구단이 보내주는 겁니다. 우리 구단이 리그를 가볍게 보거나 구단의 목표와 팬의 염원을 가볍게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홍명보 감독 본인의 몫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홍 감독은 우리가 보내는 겁니다. 떠나야 할 시점이 도래했고, 새로운 도전과 목표에 마음이 움직인 상대는 보내주어야 합니다. 멋지게 보냈으면 합니다. 홍 감독이 꽃길만 걸을 수도 있고,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순간에도, 어려운 상황에도 그때마다 우리 구단과 팬들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멋진 날을 돌이켜 보게 하는 게 더 멋진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라고 밝혔다.
김광국 대표이사는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우리 구단의 존재 이유입니다. 울산의 팬이어서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구단과 한마음으로 같이 극복하고 나아갔으면 합니다"라며 말을 맺었다.
대한축구협회는 7일 "축구 국가대표팀 차기 감독에 홍명보 감독(울산 HD)이 내정됐다. 8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에서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관련 내용을 브리핑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K리그가 한 창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울산에서 홍명보 감독을 빼가는 것에 대해 팬들은 분노했다. 울산 팬들은 "돌고 돌아 홍명보다", "이럴 줄 알았다", "K리그를 무시하는 결정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울산 팬들이 화를 내는 이유는 앞서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부임에 대해 거절 의사를 간접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홍명보 감독은 2월부터 대표팀 감독 후보에 포함됐다. 이에 팬들은 트럭 시위까지 진행하며 불만을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결국 전력강화위원회는 홍명보 감독 선임에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홍명보 감독의 이름은 지속적으로 감독 후보에 오르내렸다. 전력강화위원회는 대표팀 감독 후보를 최종적으로 추렸다. 그중에는 국내 감독 2명도 포함돼 있었다. 후보에 오른 국내 감독은 김도훈 감독과 홍명보 감독으로 알려졌다.
홍명보 감독은 대표팀 감독 부임에 대해 입을 열었다. 홍명보 감독 "대한축구협회에서 나보다 더 경험이 많고 경력과 성과가 뛰어난 사람을 데려오면 자연스럽게 내 이름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내 입장은 항상 같기 때문에 팬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라고 밝혔다.
대한축구협회의 행정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홍명보 감독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뽑을 때까지 전체 과정과 그 이후 일어났던 일을 생각해 보면 대한축구협회가 과연 얼마나 학습이 된 상태인지 묻고 싶다. 이번 일도 만약 협회에서 자신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서 행동한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들은 빨리 다른 선택지를 생각했으면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발전도 없다"라고 말했다.
홍명보 감독의 단호한 입장에 팬들은 안심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7일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홍명보 감독은 오는 10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리는 울산과 광주FC의 경기를 끝으로 울산을 떠난다.
[울산 HD 김광국 대표이사 입장문 전문]
울산 HD 팬 여러분, 홍명보 감독 관련 말씀을 드립니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드리고 이해를 구하자는 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홍명보 감독이 떠납니다. 많은 팬분들이 속상해합니다. 또한 약속을 어겼다며, 거짓말을 했다며, 존중받지 못했다고 화를 내기도 합니다. 충분히 충분히 팬들의 감정을 존중합니다.
우리 팬분들의 마음이 사랑하는 사람을 대하는 것과 거의 똑같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평생 나를 사랑한다고 해놓고, 나를 떠나간다고? 거짓말쟁이!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 나한테 약속했잖아, 저 딴 애보다 내가 훨씬 멋있다고 했잖아" 이런 감정 말입니다.
홍 감독은 국대로 갑니다. 우리 구단이 보내주는 겁니다. 홍 감독에게도 혹시나 국대 감독 선정에 실패하고 최선이 홍 감독이라며 요청을 해온다면 도와줘야 한다는 메시지는 수시로 전달되었습니다.
우리 구단이 리그를 가볍게 보거나 구단의 목표와 팬의 염원을 가볍게 생각해서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 구단만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최종 결정과 책임은 홍명보 감독 본인의 몫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홍명보 감독은 우리 구단에 2개의 별을 달아준 감독입니다. 자식을 둘이나 낳고 3년 반이나 사랑했던 사람을 어떻게 보내주는 게 좋을까요?
사랑하던 사람과의 헤어짐에는 일방적인 이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하던 사람이 떠난다고 했을 때, 평생을 사랑하겠다고 했던 둘의 맹세를 떠올리며 배신감에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홍 감독은 우리가 보내는 겁니다. 떠나야 할 시점이 도래했고, 새로운 도전과 목표에 마음이 움직인 상대는 보내주어야 합니다. 멋지게 보냈으면 합니다.
홍 감독이 꽃길만 걸을 수도 있고, 어려움에 빠질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순간에도, 어려운 상황에도 그때마다 우리 구단과 팬들을 생각하면서 우리의 멋진 날을 돌이켜 보게 하는 게 더 멋진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새로운 훌륭한 감독 모셔와서 행복하게 잘 살 겁니다. 처음에 홍감독에 대해서도 일부 미흡한 마음을 느끼셨던 분들도 있는 것처럼, 처음엔 미흡한 감정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 감독도 강력한 구단과 멋진 팬들의 응원을 받으면서 더욱더 성장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홍명보 감독 후임 감독에 대한 작업을 열심히 진지하게 하고 있습니다. 구단을 믿고 기다려 주십시오.
우리는 우리의 목표인 리그 3연패도 흔들림 없이 달성합니다.
내년도 클럽월드컵에서도 멋지고 치열한 경기력으로 세계 최고의 클럽팀들 사이에서도 팬들이 움츠러들지 않고 자랑스러워할 빛나는 시간을 준비하겠습니다.
그리고 홍 감독과의 이별도 멋지게 해주시길 부탁합니다. 상황은 다르지만 우리가 사랑했던 설영우, 마틴 선수를 보낸 것처럼 절실한 심정으로 응원하며 보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팬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게 우리 구단의 존재 이유입니다. 울산의 팬이어서 행복하게 해드리겠습니다. 이 어려운 상황을 구단과 한마음으로 같이 극복하고 나아갔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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