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물가 상승률 둔화세… 금융안정 금리 결정"

기재위 전체회의서 업무보고
PF 부진·연체율 등 우려키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당분간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9일 이 총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 인사말을 통해 "앞으로 유가 상승 등에 따라 둔화 흐름이 일시적으로 주춤할 수 있겠지만 전반적 디스인플레이션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물가는 통화정책 긴축 기조 지속 등 영향에 근원물가(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이 2%대 초반에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대 중반으로 낮아지는 등 긍정적인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외환 부문의 최근 흐름에 대해선 경계심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금융안정 측면에선 국내 금융 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적 상황을 유지하고 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7낸싱(PF) 시장 부진, 취약 부문의 채무상환 부담 누증으로 연체율이 상승세"라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오르고 가계부채 증가세도 연초보다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외환 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고 평했다.

세수 부족을 겪는 정부가 올 상반기 한은 일시 대출 제도로 총 91조6000억원을 빌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의 지적에 대해 이 총재는 "국민 경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재정 비용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그는 "일시 차입금 평균 잔액이 재정증권 평균 잔액을 상회하지 않고 재정증권 만기인 63일 이전에 환수될 수 있도록 정부 측과 사전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그는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해 나갈지에 대해선 이틀 후(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가 예정된 관계로 자세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금융통화위원회가 최근 디스인플레이션 흐름과 성장·금융안정 간 상충관계를 충분히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시장은 기준금리가 현 수준인 3.50%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