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진용 꾸렸지만, 아직은 물음표 남는 두산의 외국인 변수··· 더 커진 에이스 곽빈의 역할
후반기가 시작하는 9일, 두산은 수원 KT전 선발로 김민규(25)를 예고했다. 상대 선발은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다. KT외에도 대부분 구단이 외국인 투수가 후반기 스타트를 끊는다. 한현희의 롯데와 김민규의 두산 2개 팀만 국내 선수가 선발로 나선다. 라울 알칸타라를 방출하고 브랜든 와델이 부상으로 이탈하며 외국인 투수 없이 후반기를 시작해야 하는 두산의 현 상황이 이날 선발로 새삼 확인됨 셈이다.
두산은 브랜든의 대체 선수로 SSG에서 뛰었던 시라카와 케이쇼(23)를 낙점했다. 웨이버 공시 기간이 끝나는 10일 공식 발표 계획이다. 알칸타라를 대신해 후반기 마운드를 이끌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은 전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취업 비자 발급 등 행정절차가 아직 남았다.
시라카와와 발라조빅을 향한 기대치는 높지만 아직은 성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시라카와는 SSG에서 5차례 선발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 5.09를 기록했다. 롯데전 1경기를 제외하고 꾸준히 호투했지만,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일본 독립리그 시절 시라카와는 9~10일 간격으로 선발 등판했다.
발라조빅은 올시즌 미국 마이너리그 AAA에서 불펜으로만 24차례 등판했다. 3이닝씩 2차례 던진게 최다 이닝이다. 1경기 50구 이상 던진 적도 없다. 2차례 44구 투구를 포함해 5차례 40구 이상을 던졌다. 선발로 등판한다 해도 당장 100구를 던지기 쉽지 않다. 앞서 SSG가 교체 선수로 영입한 드류 앤더슨처럼 조금씩 투구수를 늘려갈 공산이 크다. 시라카와와 발라조빅 모두 구위 면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내구성은 좀 더 검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재활 후 복귀할 브랜든이 얼마나 제 기량을 유지할 지도 아직은 알 수 없다. 3~4월 1할을 밑돌았던 브랜든의 피안타율은 5월 한 달 동안 0.305까지 치솟았다. 꾸준히 퀄리티스타트(QS) 피칭에 가까운 투구를 했지만 시즌 초반같은 압도적인 위력은 아니었다.
외국인 선발진에 아직 물음표가 남은 상황에서 결국 국내 선발진의 분발이 필요하다. 핵심은 역시 에이스 곽빈이다. 5월 평균자책점 1.48로 월간 MVP를 받을 만큼 위력적인 공을 던졌지만 이후 체력 부담으로 다소 부진했고, 휴식차 퓨처스리그를 다녀왔다. “몸무게가 6㎏가 빠졌더라”고 할 만큼 눈에 띄게 힘이 빠진 상태였다. 외국인 투수들을 비롯한 선발들의 줄부상 속에 홀로 쉬지 않고 로테이션을 돌면서 부담이 가중됐다.
돌아온 곽빈은 에이스다운 피칭을 했다. 지난달 28일 SSG전과 지난 4일 롯데전 모두 6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리그 3위로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선두 KIA와 4경기로 어느새 간격이 벌어졌다. 4위 삼성에 1경기 차로 쫓기는 처지다. 유례 없는 대혼전 속에 두산 역시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 전반기 내내 고군분투했던 곽빈의 역할이 후반기에도 클 수밖에 없다.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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