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네 잡고 윔블던 8강행’ 조코비치, 노매너 야유 응원에 “그런 걸로는 날 건드리지 못해” 분노
통산 25번째 메이저 우승에 도전하는 노바크 조코비치(2위·세르비아)가 윔블던(총상금 5000만파운드·약 875억원) 8강에 오른 뒤 노매너 응원을 펼친 일부 팬들에 향해 분노했다.
조코비치는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홀게르 루네(15위·노르웨이)를 3-0(6-3 6-4 6-2)으로 완파했다. 조코비치는 지난달 프랑스오픈 8강전을 앞두고 무릎 부상으로 기권한 뒤 수술을 받았다. 윔블던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후 회복기간이 짧았음에도 빠르게 페이스를 올려 8강에 진출했다. 두 차례나 진 경험이 있는 루네도 2시간 3분 만에 제압하며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경기 뒤 코트 인터뷰에서 웃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팬들을 향해 화를 냈다. 경기 중 몇몇 관중이 조코비치가 실수할 때마다 “루우~네(Ruuuune)!”라고 소리친 것에 대한 분노다. 이를 두고 조코비치는 “오늘밤 경기장에서 응원해주신 모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하지만 선수를 무시한 행동을 한 사람들은 ‘좋~은~밤 보내세요(Have a GOOOOD night!)’”라고 불편한 심기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진행자가 “루네를 응원하는 함성을 야유로 오해한 것 같다”고 이야기하자 조코비치는 “그렇지 않다. 루네를 응원하는 팬이었겠지만 그건 변명일 뿐”이라며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어 “20년 이상 투어에서 뛰었다. 이럴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티켓을 사고 입장한 팬들을 위해 경기에 집중하고, 테니스를 사랑하고, 상대를 존중한다. 더 적대적인 환경에서도 경기를 해봤다. 그런 걸로는 날 건드리지 못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윔블던에서 통산 7차례 우승한 조코비치에게 무릎 부상의 후유증은 찾기 힘들다. 조코비치가 이번에 또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면 남녀를 통틀어 역대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을 세운다. 또 로저 페더러(스위스·은퇴)와 윔블던 남자 단식 최다 우승 타이기록(8회)으로 어깨를 나란히 한다.
한편 이날 남자 단식 8강 대진이 완성됐다. 조코비치의 상대는 아서 필스(34위·프랑스)를 3-1(6-2 6-4 4-6 6-3)로 물리치고 올라온 앨릭스 디미노어(9위·호주)다. 여기서 승리하면 테일러 프리츠(13위·미국)-로렌초 무세티(25위·이탈리아) 경기 승자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대진표 반대편에서는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카를로스 알카라스(3위·스페인)와 토미 폴(12위·미국)과 맞붙는다. 세계랭킹 1위이자 올해 호주오픈 우승자인 얀니크 신네르(1위·이탈리아)는 다닐 메드베데프(5위·러시아)와 격돌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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