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의 향연" 전도연이 시작한 '리볼버', 지창욱X임지연과 美친 연기 보여준다 [MD현장](종합)
[마이데일리 = 박서연 기자] 배우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이 '리볼버'로 새 얼굴을 보여준다.
9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리볼버'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우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 오승욱 감독이 참석했다.
'리볼버'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교도소에 들어갔던 전직 경찰 수영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 '무뢰한'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되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오승욱 감독과 전도연이 재회했다.
이날 오승욱 감독은 "모든 죄를 뒤집어쓰고 존재가 지워져버린 여자가 마지막까지 고군분투해 자기의 존재감을 찾고 뜻한바를 이루는 영화"라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어 '리볼버' 시나리오를 전도연 덕분에 쓰게 됐다고 했다. 오 감독은 "제가 준비하던 영화가 있었는데 잘 안됐다. 집에서 누워있는데 도연 배우한테 전화가 왔다. '뭐하냐. 나오라' 해서 '술 사주겠다'고 하더라. 삼겹살집에 갔다. 그렇게 있지 말고 빨리 시나리오 써서 한 작품 빨리 하라고 하더라"라며 "전도연 배우를 주인공으로 해서 고민 고민해서 시나리오를 썼다. 긴 항해를 시작하게 됐다"고 '리볼버'가 탄생하게 된 비화를 전했다.
또한 오 감독은 캐스팅을 완료하고 나서 "'이제 영화를 만들 수 있겠구나', '좀 더 영화를 잘 만들어야 되는데' 했다"며 "기분이 이상하고 독특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리볼버'의 시작을 할 수 있게 도와준 전도연은 "'무뢰한'을 찍은 이후에 오승욱 감독님의 작품이 좋았다. 글을 쓰는 데 시간을 보내는 게 아깝더라. 그 전에 쓰던 작품이 워낙 대작이었다. 가볍게 찍을 수 있는 작품을 하나 하자고 제안했다. 저도 작품적으로 많이 고팠어서 그런 제의를 드렸는데, 4년이 걸렸다. '아 이 사람은 안되겠구나' 싶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면서 "저는 그 사이에 '길복순'도 찍고 드라마도 찍었다. 그런데 '리볼버'라는 작품을 들고 나오셨을 때 기다린 보람이 있다 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전도연은 큰 대가를 약속 받았지만 모든 것을 잃고 리볼버를 쥐게 된 전직 경찰 하수영 역을 맡았다. 하수영 역에 대해 "꿈과 야망이 있는 친구다. 꿈을 위해 어떤 것과도 타협하면서 자기 갈 길을 가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더해 오 감독은 "전도연 배우가 갖고 있는 걸 생각하며 시나리오를 썼다. '무뢰한'서부터 많이 만난 건 아니지만, 조금씩 만나면서 전도연 배우가 갖고 있는 품위, 품격을 알게 됐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보통 사람들을 뛰어넘는 특별한 지점들이 있더라. 이 시나리오의 밑바탕에 깔아놓고 이야기를 시작하고 싶었다. 전도연 배우의 품위를 지켜내는 건 잘 표현되지 않았나 싶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전도연의 얼굴이었다고 했다. 오 감독은 "이 작품을 하면서 전도연 배우가 보여주지 않았던 얼굴을 꼭 표현하고 싶었다. 전도연 배우의 얼굴에 대해 계속 궁금해 하고, 보고 싶어하는 걸 만들고 싶었다. 마지막 편집을 끝내고 '해냈다'는 생각을 했다. 못 보던 얼굴을 담아냈구나 했다. 제가 계속 무표정을 요구했다. 아마 힘드셨을 거다"라고 했다.
그러자 전도연 역시 무표정을 신경쓰며 연기했다며 "얼굴에서 모든 감정을 배제한 연기를 해본 적이 있나 했다. 제가 제 얼굴이 지루하게 느껴졌었다. 감독님께 이런 게 걱정된다고 고민을 말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진실을 찾는 하수영(전도연)과 얽힌 앤디로 분한다. '리볼버' 출연 계기를 묻자 "오승욱 감독님, 전도연 선배님도 계셨고, '최악의 악'이라는 작품을 할 때 사나이 픽처스 대표님께서 제안을 주셨다"라며 "제 입장에서는 안할 이유가 없었다. 앤디라는 캐릭터도 하며 재밌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창욱은 "앤디는 하수영에게 대가를 약속했던 투자회사의 실세이자 대표의 동생이다. 자기가 가진 거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능력으로 잘못된 선택을 많이 한다. 한 마디로 골칫덩어리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한 후, 앤디를 연기를 하면서 "보시는 분들께서 새롭다는 애기를 해주셔서 재밌었다"고 이야기했다. 기대하는 별명, 반응을 묻자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설명대로 '향수 뿌린 미친 놈'이라고 불러주시면 가장 캐릭터에 적합하지 않을까"라며 미소지었다.
이에 오 감독은 지창욱에게 거듭 고마워했다. "근육과 핏줄 이런 것들이 훨씬 더 풍부해졌다. 비늘도 생기고 날개도 달았다. 애초에 쓸 때의 몇 배가 돼서 제가 할 말은 '고마워'밖에 없었다"며 "작은 디테일을 요구하면 그걸 만들어줘서 너무 고맙더라"라고 말했다.
임지연은 하수영(전도연)의 비리사건이 얽힌 유흥업소의 정 마담, 정윤선 역을 연기했다. 임지연은 "겉으로 봤을 때 튀고 화려하면서 아무 생각 없어보이는 투명함도 있다. 조력자인지 배신자인지 알 수 없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그는 "오승욱 감독님 너무 팬이었다. 시나리오를 보고 전도연 선배님이 하신다는 말에 주저없이 하게 됐다. 너무 같이 참여하고 싶어서 선택했다"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이후 세 배우는 서로의 호흡을 자랑했다. 전도연은 지창욱에 대해 "잘생김 때문에 연기력이 묻혀있던 배우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너무 잘생긴 배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번에 첫 신을 찍고 너무 놀랐다. 창욱 씨와 하면서는 계속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밝혔다.
지창욱은 "선배님과 붙는 장면이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었다. 처음으로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설레기도 하고 엄청 긴장됐다. 그럼에도 선배님께서 제가 까부는 걸 잘 받아주셔서 정말 편하게 촬영했다"고 화답했다.
임지연은 전도연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며 "자칭이지만 '한예종 전도연'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선배님처럼 되고 싶은 마음에 그런 말을 많이 하고 다녔던 때가 있었다. 선배님과 한 공간에서 같이 호흡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경이로움의 연속이었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오 감독은 '리볼버'를 '얼굴의 향연'이라고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이 영화는 '얼굴의 향연'이라는 과대망상을 했다. 큰 스크린으로 배우들의 미세한 떨림이 보일 것"이라며 "영화가 정적이기도 하지만 표정이 과도하게 표현하지 않음으로서 좀 더 잘 표현됐다고 생각한다"고 해 기대를 높였다.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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