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이냐, 4~5번이냐" 국민타자가 남겼던 '힌트'…'시라카와 확정' 이르면 10일 두산 유니폼 입는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두산 베어스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는 브랜든 와델의 대체 선수로 시라카와 케이쇼를 낙점했다. KBO리그에서만 56승을 수확한 에릭 요키시의 복귀는 무산됐다.
두산 관계자는 9일 "KBO에 시라카와 영입에 대한 의사를 밝혔다. 다른 팀에서 시라카와에 대한 영입 의사를 밝히지 않는다면, 두산이 시라카와의 영입 권한을 받는다"고 전했다.
두산은 최근 외국인 선수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다.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부상에서 돌아온 뒤 줄곧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복덩이' 브랜든도 지난달 23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2이닝 1실점(1자책)을 기록하던 중 어깨에 통증을 호소,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까닭이다. 이에 두산의 고민이 시작됐다. 회복세가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복귀까지 6~7주의 시간이 걸리는 만큼 단기 외인 영입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두산의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로에니스 엘리아스의 단기 대체 외국인 선수로 SSG 랜더스의 유니폼을 입고 6주 동안 5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5.09의 성적을 남긴 시라카와 케이쇼를 데려오는 것과 최근 한국을 방문해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테스트'를 받은 KBO리그 56승 출신의 에릭 요키시였다. 특별한 걸림돌 없이 곧바로 실전 투입이 가능한 시라카와, KBO리그 경험이 풍부한 요키시를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일단 두 선수의 장단점은 확실했다. 요키시는 KBO리그의 경험이 풍부하다는 것이 장점. 하지만 지난해 부상으로 인해 키움을 떠난 이후 실전 감각이 눈에 띄게 떨어져 있었다.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베어스파크에서 두 번의 라이브피칭에서 최고 143km의 공을 뿌린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었다. 그리고 시라카와의 경우 1⅓이닝 만에 무려 7피안타 3볼넷 8실점(7자책)으로 폭격을 당했던 롯데 자이언츠전을 제외하면 평균자책점은 2.49를 기록한 것이 어필 포인트였다.
이에 두산은 지난 8일 시라카와를 최종적으로 영입하는 것으로 결단을 내렸다. 사실 이승엽 감독은 그전부터 단기 외인에 대한 '힌트'를 남겼었다. 사령탑은 "요키시의 부상은 허벅지 근육 쪽이었다. 때문에 몸 상태와 공을 던지는 쪽에서는 전혀 이상이 없다고 들었다"면서도 "6주의 단기 선수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종합해서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한다. 일단 비자 문제도 있다. 6주 동안 사용을 해야 하는데, 6번을 등판하느냐 비자가 늦게 나왔을 때는 4~5번을 쓸 것이냐도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시라카와의 경우 SSG에 몸담았던 만큼 취업 비자를 따로 발급받지 않아도 된다. 반면 지난해까지 KBO리그에 몸담았지만, 이미 리그를 떠난 요키시의 경우 다시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는 상황. 비자 발급은 약 2주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한 시가 급한 두산의 입장에선 요키시보다는 시라카와 쪽으로 무게가 기울 수밖에 없었고, 결단을 내린 것이다.
물론 아직도 변수는 존재한다. 두산보다 낮은 순위에 속한 팀이 시라카와의 영입을 희망해 웨이버 클레임을 하게 될 경우 두산의 입단은 불발된다. 하지만 현재로선 두산이 시라카와를 품는 그림이 만들어지는 모양새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오는 10일 두산 유니폼을 입은 시라카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두산이 시라카와쪽으로 노선을 확정하면서 요키시는 한국을 떠났다. 두산 관계자는 "요키시가 굉장히 나이스한 선수라고 느꼈다. 본인에게 아쉬운 상황이 됐음에도 기회를 준 것에 굉장히 고마워했다"고 말했다. 요키시의 두산행은 불발됐지만, 그 입장에선 2025시즌 새롭게 외국인 투수를 구해야하는 팀들에게 충분한 어필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지난 4일 라울 알칸타라와 동행에 마침표를 찍기로 결정한 두산은 새로운 외국인 선수로 최고 156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조던 발라조빅을 영입했다. 발라조빅은 지난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제 시라카와 영입까지 마무리가 된다면, 남은 페넌트레이스를 달릴 준비를 모두 마치게 되는 두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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