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터밀란과 연결된 김민재는 우선 바이에른 뮌헨을 떠날 계획이 없다. 구단의 결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김민재와 인터밀란의 루머가 퍼지고 있다. 하지만 김민재 본인은 뮌헨을 떠날 계획이 없다. 그곳에 남고 싶어하며 계약 기간은 2028년 여름까지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2021-22시즌을 앞두고 베이징 궈안을 떠나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첫 발을 들였다.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찬 김민재는 매 경기 뛰어난 존재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튀르키예 최고의 수비수로 자리매긴한 그는 입단 1년 만에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그 중 한 팀이 바로 나폴리였다.
당시 나폴리는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자를 찾고 있었다. 이에 김민재를 영입했지만 처음에는 의문부호가 있었다. 쿨리발리는 수 년 동안 나폴리의 핵심 센터백으로 군림하며 세리에A 정상급 선수로 분류됐다. 그런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유럽 진출 2년차에 빅리그 경험도 없었던 김민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민재는 이러한 우려를 씻어내고 나폴리에서도 엄청난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주전으로 활약했다. 김민재가 후방을 든든하게 버텨준 나폴리는 마침내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1989-90시즌 이후 무려 33년 만에 세리에A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달성했다.
김민재도 데뷔 시즌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세리에A 사무국은 엄청난 임팩트에 보여준 김민재에게 베스트 수비수 상을 수여했다. 김민재의 가치는 폭등했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페네르바체 입단 당시 650만 유로(약 97억 원)였던 김민재의 몸값은 6,000만 유로(약 900억 원)까지 상승했다.
이적설도 발생했다. 김민재의 계약 안에는 5,000만 유로(약 715억 원)의 바이아웃이 포함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적에 특별한 걸림돌은 존재하지 않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먼저 김민재와 연결됐지만 협상은 진전되지 않았다. 최종 승자는 뮌헨이 됐다. 지난해 여름 센터백 뤼카 에르난데스, 벵자맹 파바르가 떠나기로 결심하며서 보강이 필요했고, 김민재를 영입해 중앙 수비를 강화하기로 결심했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기초 군사 훈련을 받기 위해 육군훈련소에 입소했다. 그가 훈련을 받은 3주 동안에도 뮌헨과 나폴리, 그리고 선수 측가의 협상은 진행됐다. 마침내 공식 발표가 나왔다. 김민재의 계약 기간은 2028년 6월 30일까지이며 등번호 3번을 달고 뛰게 됐다.
당시 김민재는 "뮌헨은 모든 축구선수들의 꿈 같은 클럽이다. 앞으로 펼쳐질 모든 것들이 기대된다. 여기서 계속 발전할 것이다. 구단과 대화를 하면서 나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 첫 번째 목표는 많은 경기에 뛰는 것이고, 그 다음 가능한 한 많은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고 입단 소감을 밝힌 바 있다.
2023-24시즌이 시작됐다. 시즌 시작을 알리는 RB라이프치히와의 독일 슈퍼컵에서 후반 교체로 투입되며 공식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는 베르더 브레멘과의 리그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그리고 지금까지 거의 모든 경기에 선발 출전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이렇게 휴식 없이 뛰게 된 이유는 구단이 처한 상황 때문이었다. 뮌헨은 올여름 김민재를 제외하면 중앙 수비에 특별한 영입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군 센터백 자원은 김민재, 우파메카노, 더 리흐트까지 사실상 3명뿐이었다. 타렉 부흐만이라는 어린 유망주가 있지만 아직은 성장이 필요한 선수다.
3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파메카노와 더 리흐트가 돌아가면서 부상을 당하고 있다. 더 리흐트는 프리시즌 기간부터 부상 회복에 애를 먹었다. 다행히 개막 후 복귀했지만 이내 부상으로 다시 전력에서 이탈했고, 내년에나 돌아올 예정이다. 더 리흐트가 돌아오면서 숨을 돌리는 듯했던 그 시기에 우파메카노가 잠시 빠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김민재는 뮌헨에서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뛰고 있으면서 A매치 일정도 소화하고 있다. 이에 혹사를 우려하는 시선이 발생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못 뛰어서 힘든 것보다는 차라리 많이 뛰어서 힘든 게 낫다"고 밝혔다. 독일 현지에서도 김민재에게 휴식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빡빡한 강행군 속에서 매번 완벽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김민재는 9월 말 독일의 레전드 로타어 마테우스로부터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당시 마테우스는 "김민재는 아직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에는 미치지 못했다. 뮌헨 수비의 불안 요소로 남을 수도 있다. 그는 하루빨리 분데스리가에 익숙해져야 한다. 김민재를 영입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직까지 기대 이하다"고 밝혔다.
그러자 뮌헨의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이 직접 나서 김민재를 옹호했다. 그는 "우리 모두 김민재가 매 경기 풀타임을 뛰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다. 그러다보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며 어쩔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체력적인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후 김민재는 아시안컵에 차출됐다. 그리고 복귀 후 입지가 달라졌다. 부상을 털고 복귀한 더 리흐트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새로 합류한 에릭 다이어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하이덴하임과의 경기 전까지는 아예 리그 2경기 연속 벤치에만 머물렀고, 출전하지 못했다.
투헬 감독은 '승격팀' 하이덴하임전에서 다시 김민재에게 선발 기회를 부여했다. 결과는 좋지 못했다. 뮌헨이 먼저 리드를 잡았지만 연달아 실점을 내주며 패하고 말았다. 이에 '빌트'는 경기 종료 직후 김민재에게 평점 6점을 줬다. 기존 평점 체계가 최고 평점 1점에서 최저 평점 5점 사이에서 매겨지는데 김민재가 6점을 받았다는 뜻은 기존 최하점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내린 것이다.
중요한 경기에서도 아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5월 초 뮌헨과 레알 마드리드의 UCL 준결승 1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더 리흐트가 부상을 당하면서 선발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김민재는 2실점에 모두 관여하고 말았다.
많은 아쉬움 속에 시즌을 마무리한 김민재. 그는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럽지 않은 시즌이었다. 다음 시즌에는 더욱 발전해야 한다. 시즌이 끝나면 선수로서 많은 생각을 한다. 뭘 제대로 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에 대한 분석을 한다. 모든 걸 돌아보는 건 중요한 일이다. 다음 시즌에는 훨씬 더 강해질 것이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다. 뮌헨은 뱅상 콤파니 감독을 새로 선임한 가운데 이미 새로운 센터백을 영입했다. 바로 이토다. 여기에 타를 비롯해 새로운 후보를 주시하고 있다. 중앙 수비진에 대대적인 개편이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이어만 판매 불가 자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독일 '키커'는 지난달 말 "뮌헨은 이토 히로키를 영입했고, 조나단 타를 노리고 있다. 그 대신 기존 자원들 중에 누군가가 떠나야 한다. 이미 매각 후보로 꼽힌 마타이스 더 리흐트, 다요 우파메카노 외에도 뮌헨은 적절한 제안이 온다면 김민재를 보낼 준비가 되어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 매체는 "오직 다이어만 판매 불가다. 지난 1월 합류한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자원으로 자리매김했고, 리더십도 갖추고 있다. 또한 몸값도 높지 않고, 2025년 여름까지 계약된 다이어는 벤치에 앉아도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다 인터밀란 이적설이 발생했다. 인터밀란은 김민재가 주전 자리를 내준 뒤 줄곧 후보로 거론됐던 팀이다. 최근 이탈리아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7일 "김민재는 뮌헨 데뷔 시즌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뮌헨은 김민재가 아시안컵에 차출된 동안 다이어를 영입했다. 또한 이미 센터백 포지션을 강화하기 위해 이토 히로키를 데려왔다. 인터밀란은 2022년부터 김민재를 주시해 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매체는 "그러나 인터밀란이 현재 김민재를 영입할 수 있는 방법은 임대이적뿐이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2028년 여름까지 뮌헨과 계약되어 있고, 지난해 이적이 성사될 때 5,000만 유로의 바이아웃이 들었다. 인터밀란은 비싼 이적료를 감당할 만큼 재정적으로 넉넉하지 않다.
우선 김민재 역시 뮌헨 잔류를 목표로 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결정은 뮌헨과 콤파니 감독에게 달렸다. 김민재가 차기 시즌에도 뮌헨에서 뛰길 바란다고 하더라도 콤파니 감독의 계획에 없으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앞서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뮌헨은 적절한 제안을 받을 경우 6명의 선수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더 리흐트, 요슈아 키미히, 레온 고레츠카, 킹슬리 코망, 세르주 그나브리, 누사이르 마즈라위다. 아직 구체적인 제의를 받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민재의 이름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