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운전자 “사고도로 일방통행 몰랐다”

전수한 기자 2024. 7. 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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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차모(68) 씨가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기 전 이로 진입하는 '직진'이 금지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경찰은 버스 기사인 차 씨가 평소 몰던 버스의 브레이크 페달과 사고 당일 운전한 제네시스 G80 차량의 가속 페달이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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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시청역 참사’ 중간수사 브리핑
“피의자가 모는 버스 브레이크
사고 차 가속페달과 모양 유사”
‘순간적으로 혼동’가능성 시사
필요할 땐 거짓말 탐지기 조사

‘시청역 역주행 사고’ 운전자 차모(68) 씨가 일방통행 도로에서 역주행하기 전 이로 진입하는 ‘직진’이 금지된 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경찰은 버스 기사인 차 씨가 평소 몰던 버스의 브레이크 페달과 사고 당일 운전한 제네시스 G80 차량의 가속 페달이 구조적으로 유사하다고 밝혔다.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이날 중간 수사 브리핑을 열고 “차 씨가 사고 인근 지역에 지리감을 갖고 있다”면서도 “(일방통행 도로로 진입하는) 직진 또는 좌회전이 금지된 것은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밝혔다. 당시 차량 내비게이션은 우회전하라고 알린 것으로 확인됐다. 류 서장은 차 씨가 일방통행 도로에서 빠르게 빠져나가려다 사고가 났을 가능성에 대해 “배제하지 않고 사실관계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차 씨가 가속 페달을 브레이크 페달로 오인하고 밟았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차 씨가 평소 몰던 버스와 G80에서 구조적 유사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차 씨가 몰던 버스의 가속·브레이크 페달은 모두 긴 네모 모양의 ‘오르간’ 페달인데, G80은 가속 페달만 오르간 페달이다. 차 씨가 순간적으로 혼동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경찰은 차 씨의 거짓말 가능성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류 서장은 “필요하다면 차 씨에 대해 거짓말 탐지기를 쓰겠다”며 “모든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면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씨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와 배치되는 단서들도 나온 만큼 차 씨가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순간적으로 혼동했거나 ‘거짓 진술’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차 씨는 지난 4일 첫 진술 조사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딱딱했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그러나 차량 사고기록장치(EDR)에 차 씨가 가속 페달을 강하게 밟은 기록이 드러나고,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았을 때 도로 위에 나타나는 ‘스키드 마크’가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으면서 의문이 증폭됐다. 또 사고 인근 CCTV에 포착된 사고 차량에는 보조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사실도 드러났다. 브레이크등은 브레이크 페달을 밟으면 바로 점등되는 구조여서 급발진과 오조작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방법 중 하나로 꼽힌다.

경찰은 오는 10일 차 씨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주변 12개소 CCTV 영상과 차량 4대의 블랙박스 영상, 전문가 합동 현장조사 등을 통해 사고 당시 상황을 재구성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고 원인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차량 감식 결과 등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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