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MZ중심 ‘노조 세대교체’ … 투쟁보다 ‘실리 추구’

최지영 기자 2024. 7. 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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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사가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등의 내용이 담긴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6년 연속 노사 교섭 무분규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며 '강경 투쟁'의 대명사로 꼽혀온 현대차 노조의 변화를 두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 급변기 속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의 의지, 노조 내 세대교체 등 복합적인 영향이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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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라진 현대차 노조… 왜?
잠정합의안 연봉 11%인상 효과
12일 투표 통과땐 6년째 무분규
전기차 ‘캐즘’ 위기속 상생 합심
반도체 회복기 삼성 파업과 대비
현대자동차 노사가 8일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한 가운데 현대차 직원들이 현대차 울산공장의 아이오닉5 생산 라인에서 완성차 상태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노사가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 등의 내용이 담긴 올해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면서 6년 연속 노사 교섭 무분규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며 ‘강경 투쟁’의 대명사로 꼽혀온 현대차 노조의 변화를 두고 글로벌 자동차 산업 급변기 속에서 위기 극복을 위한 노사 공동의 의지, 노조 내 세대교체 등 복합적인 영향이 미친 결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도체 업황 회복기에 발맞춰 성장 동력을 끌어올려야 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명분 없는 파업을 강행하는 삼성 노조와 대비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래픽 = 송재우 기자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8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11차 임금교섭에서 이동석 대표, 문용문 노조 지부장 등 노사 양측 대표가 참석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이번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인상 외에도 기본성과금과 특별성과금을 합한 성과급 500%(월 기본급 대비)+1800만 원 및 주식 25주 지급 등이 담겼다. 노조 측은 이에 따라 개인 평균 성과급이 4008만 원에서 5012만 원으로 오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에선 기본급, 성과급, 수당 등을 모두 합하면 연봉이 11% 정도 오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 정년 연장 개선 방안과 관련, 노사는 내년 상반기에 계속 논의하기로 하면서 우선 기술직(생산직) 촉탁계약 기한을 현재 1년에서 1년을 더 추가하기로 했다.

노조는 오는 12일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합의안이 통과되면, 현대차는 2019년 이후 6년 연속 ‘무분규’ 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1987년 결성된 현대차 노조는 거의 매년 파업을 반복하며 대립각을 세워 왔지만,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등 대외 경제 여건에 따라 변하기 시작했다. 2011년 이후 8년 만인 2019년에 파업 없이 무분규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타결한 것을 시작으로 상생의 노사 문화를 다져왔다. 현대차의 이 같은 합리적인 노사 문화는 최대 실적 달성으로 이어지는 근간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영업이익은 2021년 6조5270억 원, 2022년 9조8250억 원, 지난해 15조1270억 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최근에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을 맞고 있는 자동차 업계가 생존을 위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노사가 손을 맞잡고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면서도 물량 확대, 기술 개발 등에 매진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강해지고 있다.

아울러 기존의 노조를 주도하던 기성세대와 달리 소위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조합원들의 인식이 크게 다르다는 점도 무분규의 요인으로 분석된다. 상대적으로 젊은 조합원들이 강경 파업 대신 대화와 타협 등 실리 위주의 해결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연령별 인력 현황을 보면, 30세 미만 임직원은 2021년 2만3689명, 2022년 2만6249명, 지난해 2만6979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는 반면, 50세 이상 임직원은 같은 기간 각각 3만5805명, 3만4792명, 3만3950명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상생을 통해 브랜드 경쟁력을 키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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